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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난 아메리카노" 갑질 손님에 멍드는 알바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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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커밸' 중시하지만 '고객 갑질' 여전
알바생 10명 중 9명 "고객의 비매너 행동으로 상처 받았다"
감정노동자 보호법, 실효성 의문
전문가 "범사회적 노력 기울여야 해"

"아가씨, 난 아메리카노" 갑질 손님에 멍드는 알바생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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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아가씨, 난 아메리카노로", "단골손님 메뉴 취향도 몰라?"


서울 마포구에서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김모(25)씨는 최근 불쾌한 경험을 했다. 한 손님이 김씨에게 다짜고짜 반말을 하면서 커피 주문을 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손님들이 반말하는 건 기본이다"면서 "기분이 나빠도 내색할 수 없다. 화를 내면 되레 큰소리칠 것 같기 때문"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알바생은 여전히 '을'이다. 내가 무시당하는 것도 알바생이란 이유 때문 아니겠냐"라며 "서로 기본적인 예의는 지켰으면 좋겠다"고 했다.


블랙컨슈머(악성 소비자)의 갑질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매너소비'를 지향하는 고객이 늘었다. '매너소비'란 노동자에게 무조건적인 친절을 요구하기보다는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소비하는 행동을 뜻한다. 그러나 현장에선 여전히 많은 감정 노동자들이 이른바 '갑질 고객'으로부터 고통받고 있다. 전문가는 아르바이트생(알바생)들의 인권 향상을 위해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손님이 왕'이었던 과거와는 달리 직원과 고객이 서로 배려하며 존중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도 '트렌드코리아 2019'를 통해 지난해 10대 소비 트렌드 중 하나로 '워커밸(worker-customer-balance)'을 꼽았다. '워커밸'은 직원과 손님의 균형을 뜻하는 단어로, 직원이 손님에게 친절해야 할 뿐만 아니라 손님도 직원에게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뜻이다.


이 같은 추세에도 불구하고 알바생들은 여전히 고객의 무례한 언행에 시달리고 있다.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이 지난해 알바생 95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알바 근무 중 고객의 비매너 행동으로 인해 상처를 받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전체의 90.2%에 달했다.


이들은 알바 도중 상처받았던 순간으로 △반말하는 고객을 대할 때(51.5%) △'깎아달라', '서비스 달라' 등 알바생 권한 밖의 일을 요구할 때(27.5%) △돈이나 카드를 던지거나 뿌리듯이 줄 때(26.9%) △고객이 실수해놓고 알바생에게 무조건 사과를 요구할 때(24.8%) △'맛없다', '서비스가 엉망이다' 등 트집 잡아 화풀이할 때(16.3%) 등을 꼽았다.


이 밖에도 △알바생들의 인사에 대꾸도 안 해줄 때(12.1%) △셀프서비스부터 아주 사소한 문제까지 알바생들을 계속 부를 때(9.3%) △무조건 사장 나오라고 할 때(7.7%) 등이 비매너 행동으로 꼽혔다.


"아가씨, 난 아메리카노" 갑질 손님에 멍드는 알바생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앞서 지난 2018년 10월 근로자들이 고객의 폭언·폭행 등에 시달리지 않도록 하는 '감정노동자 보호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그러나 강제성이 없어 노동자들을 보호하기엔 사실상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사업주는 고객 응대 업무 매뉴얼을 마련해야 하며, 고객의 폭언 예방을 위한 문구 등을 사업장에 게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지키지 않아도 사업주를 처벌할 규정은 없다. 사업주 처벌은 오로지 고객 응대 피해로 '업무 중단' 요청을 한 노동자에게 부당한 인사조처를 했을 경우에만 가능하다.


이렇다 보니 법 개정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감정노동전국네트워크가 지난해 감정노동자 276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70%는 '감정노동자 보호법에 의해 보호받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응답자 중 여성 62%, 남성 42%가 감정노동으로 인한 고통으로 심리적 치유가 필요한 상태였다.


"아가씨, 난 아메리카노" 갑질 손님에 멍드는 알바생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이미지출처=연합뉴스]


6개월째 편의점에서 알바 중인 이모(25)씨 또한 고객의 폭언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씨는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는데 손님이 계산대 앞에 서서 술을 가져오라고 시키더라. 물건은 본인이 가져오면 된다는 식으로 말했더니 노발대발하더라"며 "일을 크게 만들기 싫어서 내가 갖다 줬긴 했지만, 내가 이런 일까지 해야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신고를 한다고 해도 달라질 건 없다. 진상 손님은 어디를 가나 있는데 한두 명 신고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알바생들의 인권 향상을 위해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전보건공단은 직업 건강 가이드라인 '감정노동 종사자'에서 "과도한 고객 제일주의, 고객의 불합리한 요구와 비상식적 행위는 감정노동종사자의 불건강을 초래할 수 있음을 전 국민이 인식하고, 감정노동종사자의 건강관리를 위하여 범사회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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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소비자 의식을 고양하는 캠페인을 전개하거나 홍보 책자를 발행하는 등의 운동을 통해 바람직한 소비자-근로자의 관계를 정립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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