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금융회사가 내부에 연구조직을 만들어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연구ㆍ개발할 수 있게 됐다. 모바일 플랫폼에서 해외 상장주식에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도 시행된다.
금융위원회는 1일 정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한 9건의 혁신금융서비스를 지정했다. 이로써 지난해 4월1일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 시행 이후 1년 만에 총 102건의 혁신금융서비스가 지정됐다.
금융당국은 망분리의 예외를 인정해 금융회사가 금융업무 수행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내부망과 독립적으로 구성ㆍ운영되는 내부 금융기술연구소를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현행 전자금융법 등은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금융회사가 망분리 환경을 기초로 보안 인프라를 구축하도록 정한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는 내부통신망과 연결된 내부 업무용시스템은 인터넷 등 외부통신망과 분리ㆍ차단해야 한다.
이번 특례에 따라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은 기업부설연구소인 금융기술연구소를 설립할 방침이다. 핀테크(금융기술) 및 IT 기업과 협업해 신기술에 기반한 금융서비스를 연구ㆍ개발하는 목적이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ㆍ생체인증ㆍ보안 등 디지털 신기술 연구ㆍ개발을 폭넓게 수행함으로써 새로운 금융 혁신 서비스 창출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금융당국은 기대한다. 카카오뱅크의 금융기술연구소는 내년 중 출범할 전망이다.
콰라소프트와 미래에셋대우증권은 투자자가 모바일 플랫폼에서 해외 상장주식에 소수점 단위의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를 오는 7월 선보일 계획이다. 비대면 신탁계약 및 신탁재산간 거래를 금지하는 자본시장법 규정에 대한 예외를 인정한 결과다.
스코리인슈어런스 한국지점은 재보험사가 금융위에 신고한 다음 건강증진 서비스 플랫폼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에 따라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지원 플랫폼 서비스를 오는 6월 출시한다.
재보험사가 건강증진 서비스 업체와 업무제휴를 통해 해당 건강증진 서비스가 탑재된 플랫폼을 운영하고, 이를 건강증진형 보험상품을 판매하려는 개별 보험회사와 연계하는 내용이다.
신용보증기금은 상거래 매출채권을 매입하면서 판매기업에 자금을 제공하고 매출채권 만기일에 구매기업으로부터 대금을 회수하는, 상환청구권 없는 팩토링 금융서비스를 올해 4분기 중에 선보인다. 신보는 신용보증기금법이 규정하는 업무만을 수행해야 하는데 팩토링 업무도 수행할 수 있도록 특례를 부여했다.
신보가 판매기업을 대신해 구매기업의 신용위험을 부담함으로써 판매기업이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재무건전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인환전기기(키오스크)를 이용한 소액해외송금 서비스도 나온다. 벨소프트가 오는 10월에 출시한다. 고객이 호텔ㆍ지하철역 등에 설치된 무인환전기기를 이용해 국내에서 해외로 대금을 송금하거나, 해외에서 송금한 대금을 국내에서 수령할 수 있는 서비스다. 소액해외송금업자는 계좌를 통해서만 고객에게 대금을 지급하거나 수령하도록 정한 규정에 대해 특례를 부여받았다.
레이니스트는 소비자의 실시간 수입ㆍ지출, 자산 데이터를 분석해 예산관리,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등 소비ㆍ투자ㆍ저축에 관한 맞춤형 관리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내년 3월에 내놓는다.
금융주치의 서비스 제공 목적으로 신청인에게 금융거래정보를 제공하는 금융회사들이 소비자에게 포괄동의를 받고 포괄통보를 할 수 있도록 금융실명법상의 특례를 부여한 결과다.
현대해상화재보험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모바일 보험 쿠폰 서비스를 오는 8월에 출시할 계획이다. 두나무ㆍ피에스엑스는 온라인상에서 비상장주식을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는 원스톱 거래 플랫폼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각각 오는 9월과 내년 2월에 출시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금융규제 샌드박스 시행 1주년을 맞아 "지금까지 키워온 금융혁신의 싹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핀테크기업ㆍ정부ㆍ시장이 함께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또 "코로나19는 비대면 거래 확대 등 4차 산업혁명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포스트 코로나19'에 대비한 금융혁신을 함께 고민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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