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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내 신상도?" 'n번방' 피해 협박 개인정보 "누구나 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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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박사방' 용의자 조주빈, 사회복무요원 공조로 피해자 신상얻어 '협박'
공공기관뿐 아니라 대학가에서도 신상정보 유출 피해 호소
전문가 "'신상 털기'로 고통받는 피해자 위해 지원 확대해야"

"설마 내 신상도?" 'n번방' 피해 협박 개인정보 "누구나 털릴 수 있다" 25일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탄 차량이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와 검찰 유치장으로 향하자 시민들이 조주빈의 강력처벌을 촉구하며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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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김연주 인턴기자] "마음만 먹으면 가족 신상까지 알아낼 수 있다는데 너무 무서워요", "누구나 손쉽게 내 개인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는 게 말이 되나요."


여성들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이를 텔레그램에서 돈을 받고 판매한 '박사방' 조주빈(25·구속) 일당은 사회복무요원을 통해 개인 정보를 입수한 뒤, 이를 협박 도구로 활용했다. 가학적 영상 촬영 지시를 거부하면, 피해자 개인정보 등을 이용해 가족이나 지인에게 알리겠다며 협박하는 식이다.


문제는 이름, 나이, 주소, 주민번호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이를 다루는 관계자가 마음만 먹으면 'n번방' 사건과 같이 범행에 쉽게 사용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사회복무요원이 근무하는 구청 등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최근 대학가에서는 행정업무 담당자가 학생들의 개인정보를 입수해, 대화를 나눴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렇다 보니 언제 어디서 개인정보가 범행 도구로 쓰일지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일단 정부는 구청과 주민센터에서 일하는 사회복무요원들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종합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전문가는 개인 정보가 유출된 피해 여성들의 신상정보 변경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박사방' 용의자 조주빈 일당, 사회복무요원 포섭해 피해자 개인정보 빼내


사회복무요원 A씨는 지난 2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구청이나 주민센터에서 일하는 사회복무요원이 행정 보조 업무를 할 때 마음만 먹으면 개인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그런 구조"라면서 "주민등록번호, 핸드폰 번호, 주소까지는 기본적이고, 가족의 신상 정보까지도 알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무 규정상 금전 취급, 개인 정보 취급 등 비리 발생 소지 또는 민원이 발생할 수 있는 분야에 복무하게 될 때는 담당 직원과 합동으로 근무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 A 씨 주장이다.


A씨는 "원칙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프로그램인데 민원을 처리하는 사회복무요원 아이디, 비밀번호가 따로 있다"며 "언제 누가 접근했는지 기록도 남지 않아 많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설마 내 신상도?" 'n번방' 피해 협박 개인정보 "누구나 털릴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 대학가에서도 신상 노출 위험 커…출신학교·소득분위까지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내 정보


공공기관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학에서 행정업무를 보는 국가 근로장학생, 조교 등 일반 학생들도 손쉽게 학생들의 개인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대학교 익명 커뮤니티에는 학내에서 신상 공개가 만연하다는 한 학생의 폭로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학부 조교로 일하는 동기가 다른 동기의 학점과 토익점수를 언급하면서 뒷말을 했다"며 "학생들의 개인정보를 교직원도 아닌 일개 학생이 확인할 수 있다는 게 말이 되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학생의 소득분위를 들먹이기도 했다"며 "신상을 유출하는 것에 대해 아무 책임을 느끼지 못하는데 어떻게 조치를 취할 수 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모 대학에서 1년간 조교로 근무했던 B(28)씨는 "강사임용, 학생 장학금 관련 등 행정 업무를 위해 개인정보 관련 서류를 학교 공용 이메일로 주고받는 경우가 많다"며 "서류에는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는 물론 성적, 출신 학교까지도 포함돼있다"고 했다.


B씨는 "등본을 제출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관리를 소홀히 하면 사실상 모든 개인정보가 노출될 우려가 있다"며 "악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터질 게 터진 것"이라고 꼬집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성들은 언제나 범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공포심을 떠안게 됐다.


대학생 C(24)씨는 "n번방 사건에 연루된 가해자들이 피해자들의 신상정보를 알아내는 방법에 기함을 질렀다"며 "주민센터에서 일하는 사회복무요원의 범행이라면 나 또한 언제든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C씨는 "협박을 당하는 사람이 나였다고 생각만 해도 너무 끔찍하다"며 "가족의 신상까지 갖고 협박을 하는데 어떻게 가해자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을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직장인 D(26)씨는 "혹여 누군가 악의를 품고 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들어와 정보를 캐낼까 봐 무섭다. 그래서 전부 비공개로 전환했다"며 "아직 n번방 이용자들의 신상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는 n번방 사건으로 신상정보가 공개된 피해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범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복주 정의당 소수자인권특별위원장(전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대표)은 "신상정보 공개에 따른 피해는 법률적인 조력이 필요하다.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주민등록번호변경, 영상물 삭제지원, 심리상담 등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주민등록번호 등 신원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절차의 간소화, 철저한 비밀보장을 약속해야 한다"고 했다.


배 위원장은 "무엇보다도 피해자가 지원 시스템을 믿고 피해사실을 밝혀도 된다는 강력한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행정안전부(행안부)는 사회복무요원들에 의한 개인정보 유출이 재발되지 않도록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29일 밝혔다. 행안부는 공무원과 사회복무요원들을 대상으로 '사회복무요원 복무관리규정'을 준수하도록 교육하기로 했다.


현장 실태점검을 벌여 '민원처리에 관한 법률'과 복무관리규정 등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엄정 조치하기로 했다.


또 사회복무요원들에 의한 개인정보 유출이 재발되지 않도록 관리·감독 강화를 포함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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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나 영상의 불법촬영·유포, 이를 빌미로 한 협박, 사이버 공간에서의 성적 괴롭힘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여성긴급전화1366,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02-735-8994)에서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김연주 인턴기자 yeonju185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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