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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총선 강원 민심은 "먹고사는 문제에 정당 무의미…지역경제 살릴 후보 뽑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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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진영 텃밭 입지 흔들려

[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너무 먹고살기 힘들어서 어느 당 뽑을지 생각할 여유도 없어요."


지난 24일 오후 찾은 강원도 원주. 나름 번화했다는 시내 구도심에는 곳곳에 빈 가게들이 보였다. 건물 하나 건너 하나에 '임대 딱지'가 붙어있었고, 그나마 가게가 연 곳도 '코로나 때문에 휴업한다'는 내용의 쪽지를 붙여놓고 운영하지 않았다.


시장골목엔 발길이 뚝 끊겼고, 젊은 예술인들과 청년 창업가 거리인 미로예술시장 등은 아예 문을 닫아놨다. 이곳에 놀러 온 대학생들이 닫힌 가게 문 앞에서 발길을 돌리는 모습도 보였다.

[르포] 총선 강원 민심은 "먹고사는 문제에 정당 무의미…지역경제 살릴 후보 뽑겠다" 24일 오후에 찾은 원주 미로예술시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대부분의 가게들이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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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바꿔놓은 풍경이다.


역대 총선에서 강원은 보수진영의 대표적인 텃밭으로 여겨져 왔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강원지역 8개 의석 가운데 7석을 보수진영이 가져갔고, 19대 총선에선 9석 의석 모두를 새누리당(미래통합당의 전신)이 가져갔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로 바뀐 강원도민들의 생활상은 총선 민심마저 요동치게 만들었다.


중앙시장에서 꽈배기집을 운영하는 박모(58)씨는 "너무 힘들어서 누구를 뽑을지 고민조차 못해봤다. 하지만 경제 살리겠다고 나오는 사람에겐 표를 주고 싶다"며 "코로나 때문에 매출이 줄어서 그동안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후보를 뽑아왔는데 바꿔준게 뭐가 있었나. 한 게 뭐가 있었나. 뭐가 바뀐건지 체감이 안 된다"라며 "당장 우리를 살려줄 수 있는 당에게 표를 주고 싶다"고 했다.


휴대전화 악세사리점을 운영하는 허모(45)씨는 "여기 매장만 해도 월세가 700만원이다. 하루종일 일해야 된다. 코로나 영향보다 그냥 경제가 나빠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경제문제로 좀 여당을 심판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예전보다 더 안 좋게 만들었으니까, 더 나빠지게 만들었으니까"라고 말했다.


먹고사는 문제 앞에선 정당의 색깔, 이념은 소용이 없었다. 결국 지역 민심을 잘 읽고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후보를 뽑겠다는 게 취재진이 만나본 원주 시민들의 대체적인 의견이었다.


총선에 출마한 인물들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더불어민주당은 그동안 열세 지역이었던 강원에 이광재 전 강원지사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전 지사는 이 곳 '원주갑'에 출사표를 던졌다. 미래통합당의 박정하 후보와 맞붙는다.


한 중앙시장 상인은 "이광재 지사가 안 그래도 얼마 전에 왔다 가셨다. 인지도는 확실히 있는 후보긴 하지만 불미스러운 일도 있고 해서 여론이 썩 좋지 않다"라며 "민주당은 경제에 대한 책임을 좀 져야한다"고 했다.


그는 박 후보에 대해서도 "저번에 미래통합당은 김기선이 당선된 거 같은데 여기서 뭘 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 이번엔 또 누가 대신해서 나온다고 하던데 믿음이 안 간다"라고 했다.


50대 택시기사 이모씨는 “이 전 지사는 사면되자마자 총선에 나오지 않았느냐”면서 “비례연합정당을 비판했다 다시 참여하기로 하는 등 여당에게 실망했다. 박 후보에게 표를 주겠다”고 했다.


그는 “중앙시장이 작년에 불이 나서 80군데가 불에 탔었다. 대구 서문시장에서 불이 났을 때 복구했던 것처럼 확실한 대처를 약속했는데 시청에서 돈 조금 주고 끝냈다”며 “다른 데는 다 밀어줘도 강원은 안 밀어준다. 강원은 항상 소외됐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반면 젊은 인구의 유입이 많은 신도심에서는 이 전 지사에 대한 기대가 드러났다. 무실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40)씨는 “강원도지사를 맡았던 분이니 지역 현안에 밝을 거라는 기대가 있다”며 “코로나 대처를 잘한 여당에 플러스를 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 대처가 확실히 전 정부랑 달랐다”고 말했다.


'강원도 정치 1번지'라는 춘천으로 자리를 옮겼다. 춘천은 이번에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철원, 화천, 양구 등과 묶여 복합선거구가 됐다.


선거구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석사동 주민 김모(44)씨는 "아니, 춘천에 도청도 있고 사람도 많고 얼마나 큰 도시인데, 이렇게 다른 지역구랑 묶어놓는게 말이 되느냐"며 "강원도를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이런식으로 갈라쳐놨을까. 국회의원들이 서울에서 제 몫을 못한 것밖에 더 되느냐"라고 일갈했다.


춘천철원화천양구갑에서는 허영 민주당 후보, 김진태 미래통합당 의원, 엄재철 정의당 후보가 맞붙고, 춘천철원화천양구을은 정만호 민주당 후보, 한기호 미래통합당 후보의 양자대결 양상이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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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은 크게 다르지 않다. 퇴계동에서 닭갈비집을 운영하는 이모(50)씨도 "일단은 경제 정책이 괜찮은 곳에 표를 줄 것이지만, 선심성 공약을 가진 내는 곳엔 투표 안 할 것"이라며 "그래도 지금 소상공인한테 필요한건 월세, 세금, 부가세를 낮춰주는 것이란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난 현 정권에 불만 없는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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