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시시비비] 선수선과(善樹善果)는 환상이다

시계아이콘01분 39초 소요
언어변환 뉴스듣기
[시시비비] 선수선과(善樹善果)는 환상이다 조영기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초빙교수·한선재단 선진통일연구회 회장
AD

법정에서 독이 있는 나무의 열매도 독이 있다는 독수독과(毒樹毒果) 이론도 민사소송의 경우에는 예외가 있는 것 같다. 반대로 선한 행동이 반드시 선한 결과를 가져오는 선수선과(善樹善果)로 끝나지 않은 경우도 많은 것 같다. 특히 선수선과의 원리가 남북관계에 적용될 공간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 남북협상의 역사에서 입증되었다. 오히려 선수선과의 원리가 잘못 적용되면 더 큰 화(禍)를 불러온 현실을 자주 봐 왔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에는 잠깐 동안 평화 무드가 조성되었다. 하지만 2019년 2월 북ㆍ미 간 하노이 노딜이 평화무드가 환상이라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주었다.


2018년 북한이 잠깐 동안 평화 모드에 동참한 것은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 모드 조성이 결코 아니다. 바로 핵실험과 장거리탄도미사일발사로 인한 국제사회의 제재 압박을 벗어나기 위한 것이다. 즉 북한은 '평화 무드'를 내세워 한국에 대해 민족공조를 앞세워 "핵 있는 상태에서의 경제지원"을, 국제사회에 대해 "핵 있는 상태에서 제재해제"가 속셈이었다. 하노이에서 이 속셈이 무너지자 북한은 바로 강경모드로 돌변했다. 북한의 돌변은 선수선과의 원리가 황당한 환상에 바탕하고 있다는 사실을 또다시 입증해주었다.


북한의 돌변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선수선과의 기조를 변함 없이 유지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우리 정부를 철저히 무시하고 도발과 막말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이후 13차례의 미사일 도발도, 문 대통령을 겨냥한 '오지랖 넓은 중재자'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仰天大笑)'와 같은 조롱과 폄훼도 의도된 무시전략이다. 이런 무시전략은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즉 3차례의 미사일 발사, 김여정의 악담, 김정은의 친서 후 긴장조성 등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실효적 대응은 고사하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청와대의 침묵이 국민의 자긍심과 자부심을 심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잘못된 대응이다. 오죽하면 시중에는 '청와대가 대응다운 대응을 하질 못하는 이유가 북한에 치명적 약점(?)을 잡힌 것이 아닌가?' 하는 소문이 자자하다. 이런 실상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대북정책의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북한이 선수선과의 원리에 적극 호응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과정을 되돌아보았을 때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을 역사가 입증했다. 지금 북한에는 다양한 위협 요인이 중첩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특히 2017년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 조치로 경제위기가 진척되는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감염원 유입 차단을 위한 국경봉쇄 조치로 경제위기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심화된 경제위기는 통치자금 고갈로 이어져 김정은의 리더십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런 북한의 총체적 위기가 우리 정부가 협상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기회다. 오히려 정부는 북한의 총체적 위기를 활용할 방안을 강구하기보다는 긴급수혈 방안을 찾는 모습이다. 2020년 통일부의 업무보고 중 대북정책은 '선제적 제재면제' '개별관광 추진' '교류협력의 다변화ㆍ다각화'가 골자이다.


이제라도 선수선과의 원리가 환상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 환상의 늪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우선 총체적 위기에 직면한 북한이 머리를 조아릴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도 필요하다. 협상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이는 순간 협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회담을 하지 않는 것도 회담을 하는 것보다 더 큰 효과를 얻은 많은 전례들이 있다. 따라서 지금은 플랜 B로의 방향전환을 대북협상에서 주도권을 가질 대안 마련에 집중할 시점이다. 그래야 북한 정상화와 북한 주민의 해방의 길을 찾을 수 있다.


AD

조영기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초빙교수·한선재단 선진통일연구회 회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2.2508:00
    음악 넘어 문학·음식으로 영토 넓혔다…150만 빅데이터가 증명한 한류의 진화
    음악 넘어 문학·음식으로 영토 넓혔다…150만 빅데이터가 증명한 한류의 진화

    K팝에 의존했던 한류 소비 지형이 문학과 영화, 음식으로 다변화했다. 지식재산권(IP)이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실질적인 관광 수요와 수출 수익까지 견인하는 핵심 산업 동력으로 진화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정보원은 25일 이 같은 현상을 입증하는 '2025 외신·소셜데이터로 보는 글로벌 한류 트렌드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서른 나라 매체와 누리소통망(SNS) 자료 150만 건을 샅샅이 분석해 한류의 확산 구조

  • 26.02.2508:00
    화면 뚫고 나온 IP…넷플릭스 1위 애니가 실물 경제를 집어삼켰다
    화면 뚫고 나온 IP…넷플릭스 1위 애니가 실물 경제를 집어삼켰다

    영상 콘텐츠의 흥행이 온라인 화면을 뚫고 나와 실물 경제를 견인한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입증한 지식재산권(IP)의 힘이다. 단순한 영상 소비를 넘어 관광, 식음료, 정보통신기술(IT) 등 산업 전반을 집어삼키며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판도를 바꾼다. 이 작품은 시청 수 3억2510만 회를 기록하며 역대 넷플릭스 영화 시청 1위라는 대기록을 썼다. 15주 연속 시청 순위 10위권에 진입하며 영

  • 26.02.2508:00
    '레몬' 대신 '감귤'…치밀한 현지화가 K드라마 장르 한계 깼다
    '레몬' 대신 '감귤'…치밀한 현지화가 K드라마 장르 한계 깼다

    피 튀기는 장르물에 집중했던 한국 드라마의 성공 공식이 진화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다각적 현지화 전략의 실효성을 입증했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이 로맨스물은 자극적인 소재 없이 세계적인 흥행을 달성했다. 비한류권인 멕시코에서조차 9주 연속 넷플릭스 시청 수 10위권에 진입하며 지식재산권(IP)의 장르적 스펙트럼과 소비 영토를 동시에 넓혔다. 압도적 성과의 이면에는 각국의 문화적 맥락을 파고든

  • 26.02.2508:00
    장벽 깬 거대 IP의 명암…'오징어 게임' 평점 6.7점 추락이 남긴 경고
    장벽 깬 거대 IP의 명암…'오징어 게임' 평점 6.7점 추락이 남긴 경고

    한국 영상 콘텐츠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주류로 안착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리즈가 지식재산권(IP)의 폭발력을 명확히 증명했다. 이 작품은 넷플릭스 역대 비영어권 TV 부문에서 시즌 1, 2, 3이 나란히 시청 수 1, 2, 3위를 싹쓸이하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썼다. 흥행은 화면을 넘어 실물 경제와 문화 산업 전반으로 파급력을 넓혔다. 글로벌 식음료 및 패션 브랜드와의 연이은 협업이 이를 증명한다. KF

  • 26.02.2508:00
    5·18 비극이 홀로코스트 위로했다…세계 상처 어루만진 K문학
    5·18 비극이 홀로코스트 위로했다…세계 상처 어루만진 K문학

    한국 문학이 변방의 언어라는 태생적 굴레를 벗고 세계 문학의 중심부로 진입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결정적 전환점으로 작용했다. 일회성 호기심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의 지적 독서로 번졌다. 한국문화정보원의 빅데이터 분석은 이를 객관적 수치로 입증한다. 노벨문학상 수상 직후 한국 문학 관련 외신 보도 비중은 전 분기 1.2%에서 32.4%로 30%포인트 이상 뛰었다. 유력 매체들은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

  • 26.02.2715:30
    '이재명 신세력' '뉴이재명'은 누구인가
    '이재명 신세력' '뉴이재명'은 누구인가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대표적인 팬클럽이라고 할 수 있는 '재명이네 마을'이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이성윤 최고위원, 두 사람을 강제로 퇴출했다. 현재의 흐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사건의 기폭제가 된

  • 26.02.2615:31
    성치훈 "송영길, 계양을 김남준에 양보해야"
    성치훈 "송영길, 계양을 김남준에 양보해야"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성치훈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2월 2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성치훈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과 함께 오늘 생생토

  • 26.02.2514:37
    박원석 "김어준 선 넘어, 이언주 자중해야",이태규 "공취모, 비민주·반민주적"
    박원석 "김어준 선 넘어, 이언주 자중해야",이태규 "공취모, 비민주·반민주적"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박원석 전 의원, 이태규 전 의원(2월 23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이태규 전 국민의힘 의원 그리고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 두 분 모시고 핫이슈 생생토크 하겠습니

  • 26.02.2310:59
    정성장 "김여정 VS 김주애 권력투쟁 가능성 희박"
    정성장 "김여정 VS 김주애 권력투쟁 가능성 희박"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 출연 :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2월 20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북한의 9차 당대회가 19일 개막했습니다.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딸 김주애의 세습과 관련해서 9차 당대회에서

  • 26.02.2015:42
    김윤형 "송영길 100% 전대 출마", 하헌기 "전략공천 해야"
    김윤형 "송영길 100% 전대 출마", 하헌기 "전략공천 해야"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하헌기 더불어민주당 전 부대변인과 김윤형 전 국민의힘 부대변인 모시고 핫이슈 관련해서 얘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소종섭 :민주당 얘기 좀 해볼까요? 송영길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