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위축에 가슴살 등 소비 줄어
부분육 시장 공급 불균형…'닭날개' 품절 사태
bhc 등 윙 메뉴 내놓으며 수급 불균형 당분간 지속될 듯
[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경기도 평택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지명(가명ㆍ33)씨는 배달앱을 통해 평소 즐겨 먹던 교촌치킨 허니콤보를 주문했지만 주문 취소가 돼 매장으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 연결음에서 '현재 국내산 닭날개 수급량 부족으로 인해 윙 메뉴 주문이 불가할 수 있다'는 공지가 흘러나오더니 매장 직원 역시 "윙 물량 부족으로 콤보 메뉴를 주문할 수 없다"고 양해를 구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교촌치킨을 비롯한 몇몇 치킨 브랜드들이 올 초부터 닭날개 수급 불안정으로 윙 메뉴 판매에 차질을 빚고 있다. 교촌치킨의 경우 아예 윙이나 콤보(윙+다리) 세트 주문이 불가하다고 미리 공지하는 매장까지 생겨나고 있다.
가맹점주 이현주(가명)씨는 "공급받을 수 있는 닭날개 물량이 적어 매일 조기 품절을 반복하고 있다"며 "매번 주문 취소를 반복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한숨 쉬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닭날개 수급 불안정의 가장 큰 원인은 지난해 가을부터 이어진 닭가슴살 및 정육살의 지속적인 소비 침체다. 이로 인해 부분육 해체 시장의 경영악화가 이어지고 있는 것. 육계업계 관계자는 "해체된 닭가슴살이나 정육살은 보통 가공품이나 닭갈비 등 시장으로 가는데 식품 외식업계 소비가 무너지며 부분육 해체 자체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닭날개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 침체 뿐 아니라 동절기 닭의 성장이 더뎌지고 출하가 늦어져 수급 불균형이 심화됐다.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 관계자는 "최근 치킨업계에서 사용하는 10~11호 큰 닭의 수요 부족으로 닭날개 수급에 차질이 생겼다"며 "시장 전반적으로 닭날개 수급을 맞추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닭날개 부분육 시세도 점차 상승세다. 한국육계협회 시세정보에 따르면 지난 1월2일 닭날개 부분육 시세는 4657원이었지만 지난 4일 6438원까지 38.2% 뛰어올랐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현재 부분육 해체 시장의 어려움으로 윙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이기에 일부 윙 메뉴의 조기 품절이 나오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당사의 경우 부분육 비중이 높아 수급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협력사의 날개 제품 단가 인상 및 적체부위 매입, 신규 협력사 증대 등을 통해 수급 불안정 해소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bhc 등 경쟁 브랜드가 윙 메뉴를 주력으로 선보이며 닭날개 수급 불안정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bhc치킨에 따르면 날개와 봉 부위로 만든 '윙스타 시리즈'는 출시 2개월 만에 60만개를 판매를 돌파했다. 특히 윙스타 시리즈 중 '골드킹 윙'은 32만개가 판매되며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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