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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이웃을 돌아보지 않는 교회, 교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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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이웃을 돌아보지 않는 교회, 교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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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개신교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지난 1일 주일 예배를 온라인 방송으로 대거 대체했다. 국내 최대 신자를 둔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물론 온누리, 소망, 금란, 오륜, 영락, 충현 등 대형교회가 가정 영상예배로 전환한 것이다.


그러나 예배가 '교리상 책무', '신앙의 본질'이라며 예배당에서 예배를 고수한 교회도 있다. 예배가 개신교의 정체성ㆍ역사성과 밀접히 연관된 행위인데다 구약성서에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는 계명까지 있으니 이해 못하는 바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어떤 종교라도 믿을 수 있고 각자 원하는 방식으로 종교활동을 펼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선을 넘어 사회에 해가 되거나 공공의 안전까지 위협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무엇보다 우선돼야 하는 것은 같이 사는 사회의 보건과 국민의 건강이다. 여기에는 사회구성원간 상호 믿음이 전제된다. 교회도 이를 부정하진 않을 것이다.


전염병 퇴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투명성과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ㆍ협력이다. 다행히도 우리의 의료ㆍ보건 시스템은 외부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민영방송 TBS는 지난 2일 우리 당국의 코로나19 검사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HHS) 장관은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우리 정부의 퇴치 노력 및 투명성에 신뢰의 뜻을 전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역시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우리 당국의 방식과 투명성을 높이 평가했다.


무엇보다 절실한 것이 온국민의 적극적인 협력이다. 군은 물론 민간 자원봉사자들까지 팔을 걷어부치고 코로나19 퇴치에 여념이 없는 지금 여의도순복음교회, 사랑의교회, 광림교회가 수련원 등 자체 시설을 코로나19 경증환자 수용 시설로 개방하겠다고 4일 밝힌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것이 사회가 기대하는 교회의 참모습이다.


교회가 '교리상 책무', '신앙의 본질'만 고집하며 집단예배를 고수한다면 이는 사회의 보건과 국민의 건강에 등 돌리는 행위다. 가정에서 영상예배를 드리는 것은 오프라인 예배의 온라인 전환일 뿐이다. 예배당에서 진행하던 주일 예배를 당분간 가정 영상예배로 전환한들 안식일을 지키지 않았다고 말할 순 없다.


일본에서는 홋카이도 삿포로의 눈축제가 끝난 뒤인 지난달 13일부터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관광객들의 밀접 접촉으로 감염이 확산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환기조차 잘 되지 않는 밀폐된 환경에서 1명이 최다 12명까지 집단 감염시킨 사례도 확인됐다. 홋카이도대학의 니시우라 히로시 교수는 "환기가 된다 해도 공기 흐름이 정체된 실내의 좁은 공간에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요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코로나19 확산의 주범으로 지목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과 관련된 삼행시가 떠돌고 있다. "신: 신나게 예배드리고 눈을 떠보니, 천: 천국인가?, 지: XX하네~. 병원이다." 이는 우리 사회가 이웃을 돌아보지 않는 집단 일반에 던지는 차가운 시선이다. 이웃을 돌아보지 않는 교회는 교회가 아니다.


신약 고린도전서는 우리 몸이 거룩한 성전이라고 가르친다. "너희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 누구든지 하나님의 성전을 더럽히면 하나님이 그 사람을 멸하시리라. 하나님의 성전은 거룩하니 너희도 그러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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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도 머잖아 종식될 것이다. 그러나 개별 교회가 산발적 집단 감염의 진원지로 남는다면 우리 사회는 회복불능의 깊은 상처를 안은 채 서로 불신하게 될 것이다.




이진수 선임기자 commu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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