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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대남병원 '백의의 전사'…"의료진들은 목숨을 걸었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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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대남병원 의료지원 간호사 오성훈 씨
신혼 5개월차·직원 5명 스타트업 대표
아내의 눈물·직원들 만류 뿌리치고
지난달 29일 청도행…의료지원 신청서에는
'가장 힘들고 치열한 곳 보내달라'
청도 대남병원 '백의의 전사'…"의료진들은 목숨을 걸었다"(종합) 청도 대남병원에서 의료지원을 하고 있는 간호사 오성훈씨(사진 맨 왼쪽)가 동료 의료진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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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청도 대남병원은 한치의 실수도 용납할 없는 현장이었어요. 제 인생에서 가장 치열했던 1주일이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망자 7명이 나온 청도 대남병원. 이곳에서 의료지원을 하는 간호사 오성훈(29)씨는 동료 의료진을 '백의의 전사'라고 불렀다. 오씨는 "감염 의료현장은 말그대로 전쟁터다. 주사 바늘 하나를 잘못 찌르거나 환자의 타액이 보호복 빈틈으로 들어오는 실수가 치명적인 결과를 낳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위험 속에서 의료진들은 목숨을 담보로 치료에 매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씨는 결혼 5개월차 신혼 생활 중이다. 간호사 커뮤니티 운영 스타트업 대표이기도 하다. 오씨는 아내의 눈물과 직원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지난달 29일 청도 대남병원에 도착했다. 그는 "2월말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며 "'간호사를 간호하는 사람'이 되고자 사업을 시작한 만큼 현장에 뛰어들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낸 의료지원 신청서에 '가장 치열하고 힘든 곳으로 보내달라'고 적었다.

청도 대남병원 '백의의 전사'…"의료진들은 목숨을 걸었다"(종합) 오성훈씨(@reading_nurse)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린 그림. 청도 대남병원 의료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동료 의료진들을 생각하며 그렸다고 한다.


도착했을땐 폐허같았던 청도 대남병원
환자 마음 열고자 '일상의 질문' 던져
마음 열지 않던 환자들도
"내 말 들어줘 참 고맙다"대답 돌아와
대남병원 환자 대부분 상태 호전

일주일 전 도착한 청도와 대남병원은 폐허 같았다. 사망자가 7명과 확진자 119명이 나온 대남병원은 공포와 혼란이 뒤엉킨 절망스러운 공간이었다.


그 와중에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는 정신 질환자들을 상대해야 했다. 그는 환자들의 활력징후(체온, 호흡, 맥박 등의 측정값)를 점검하고 주사와 약물을 투여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처음 얼마간은 폐쇄병동 내 확진자들을 대할 때 왠지 모를 걱정이 엄습하곤 했다. 그때마다 용기를 내 '일상의 질문'을 던졌다. '어떤 노래를 좋아하시냐', '평소에 어떤 취미가 있으시냐'. 환자들의 닫힌 마음을 열어야 치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청도 대남병원 '백의의 전사'…"의료진들은 목숨을 걸었다"(종합) 지난달 29일 의료지원을 위해 청도 대남병원에 도착한 직후 사진을 찍은 간호사 오성훈씨


처음에는 입을 다물었던 환자들도 하나 둘 마음을 열었다. "내 말을 들어줘서 참 고마웠다", "나훈아를 참 좋아하는데 남진이랑 라이벌이었지", "한용운의 시를 자주 읽는다" 등의 대답이 돌아왔다.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기 전엔 "고맙다"라는 말을 꼭 남겼다. 오씨는 "처음 두려움으로 환자들을 대했던 것이 미안해질 정도로, 제가 감동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며 "70대 환자는 '마음먹기에 따라서 삶은 달라진다'고 말했는데 저를 비롯해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 의료진들이 되새길만한 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신병동에서 일어난 감염이 일어났기 떄문에 공포와 혐오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며 "사회적 시선이 바뀌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청도 대남병원 환자들은 갈수록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 전날(4일) 처음으로 청도 대남병원 관련 확진자 중 완치 판정을 받은 사례가 나왔다. 현재 청도 대남병원에 남은 환자 29명도 치료 여건이 나은 타지역 병원으로 곧 이송된다. 오 씨는 "대남병원은 2~3일안에 환자 대부분이 이송되고 상태가 크게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며 "대남병원을 떠나 다른 병원으로 가겠지만 남은 2주간의 의료지원도 응원해주는 이들의 힘을 받아 무사히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씨는 간호사들 사이에서 유명한 인플루언서 '리딩널스(@reading_nurse)'다. 인스타그램에서 간호사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글과 그림을 그려 팔로워4만명이 따른다. 오씨는 "처음 코로나19가 확산세에 있을 때는 인스타그램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의료진들에게 글과 그림으로 응원을 보냈다"며 "하지만 이후 확진자가 급증하자 글과 그림으로 보내는 응원은 한가롭다는 생각이 들어 의료지원을 신천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대남병원 상황을 전하자, 간호사를 꿈꾸거나 간호사들이 응원하는 댓글과 메시지 수백개를 보냈다며 "이분들의 응원 덕분에 힘을 내 의료현장에서 뛸 수 있었다"고 전했다.


병원별 교육자료 공유 플랫폼 '널스노트' 운영
"간호사를 간호하는 사람되고파"
코로나 사태서 의료계 인력부족 문제 여실히 드러나
사회적 논의 계기 됐으면
청도 대남병원 '백의의 전사'…"의료진들은 목숨을 걸었다"(종합) 신혼 5개월차인 오성훈 널스노트 대표는 아내의 만류와 눈물을 뒤로 하고 청도 대남병원 현장에 뛰어들었다. 그는 청도까지 아내와 함께 찍은 웨딩사진과 회사 직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가져왔다.


그가 대표로 있는 스타트업 '널스노트'는 병원 부서별로 업무 내용이나 교육자료, 실무지침서와 같은 내용을 손쉽게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실제 간호사로 근무하던 오씨가 간호사 사이의 '태움' 문제의 원인이 인력부족·도제식 교육 등 교육 시스템에 있다고 보고 만든 커뮤니티 서비스다. 태움은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에서 나온 말로, 선배 간호사가 신임 간호사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괴롭힘 등으로 길들이는 규율 문화를 지칭한다.


오씨는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도 간호 등 의료 인력 부족 문제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간호사 문제의 뿌리는 인력부족"이라며 "병상이 모두 환자로 차고 환자상태가 안 좋아지면서 간호사 개개인이 바빠지면 예민해지고 '태움'이라는 악습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로 인해 교육의 부족함과 누락이 반복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타트업도 시작한 것"이라며 "간호사들이 간호를 잘 할 수 있는 환경, 그래서 결국에는 시민들이 좋은 의료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우리 회사의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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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코로나19 사태에 직접 뛰어든 것도 자신이 운영하는 기업의 비전과 목표인 '간호사를 간호하는 간호사'라는 구호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었다. 오씨는 의료지원으로 바쁜 와중에도 근무가 끝난후 주 2회씩 화상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잠은 4~5시간으로 줄였다. 그는 "믿고 응원해주는 아내와 직원들에게 고맙기도, 미안하기도 하다"며 "코로나19를 계기로 인력 부족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간호사와 병원 내 시스템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보다 활발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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