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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같은 내 딸아 너무 보고 싶구나" 인천 여중생 성폭력 사건, 그 이후 [단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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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인천 여중생 성폭력 피해로 극단적 선택
10대 가해 학생들 최고 징역 6년
재판부 "피해자 낙심해 결국 삶 포기해"
유족 "딸 너무 보고 싶어…그리워"

"꽃 같은 내 딸아 너무 보고 싶구나" 인천 여중생 성폭력 사건, 그 이후 [단독 인터뷰] 피해 여중생 아버지는 사건 이후 단 한번도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사진=유족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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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넌 아빠와 엄마를 만나러 이 세상에 잠시 다녀온 별이라 생각할 테니, 아빠가 죽어 하늘의 별이 되어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


또래 남학생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그 사실이 페이스북 등 SNS에 알려져 끔찍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다, 스스로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진 '인천 여중생 성폭력 사건'의 가해 학생들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법의 심판이 내려질 때까지 피해 여중생 부모는 정상적인 생활을 이어갈 수 없었다. 특히 부모는 딸이 당한 피해가 너무 억울해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했었다.


딸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지옥 같은 하루하루를 지내다, 가해 학생들에게 법의 심판이 내려지면서 이제 조금이나마 딸의 넋이 위로되길 바란다고 밝힌 유족을 아시아경제가 인터뷰했다. 이 사건은 본지가 2018년 11월 단독 보도하면서 파장이 일었다. 법의 엄중한 심판이 내려질 때까지 최초 사건 발생(2016년)으로부터 4년의 세월이 걸렸다.


◆ 성폭행하고 소문내고…가해 10대들, 최고 징역 6년


인천지법 제14형사부(재판장 임정택)는 14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A군(17)에게 징역 장기 6년에 단기 4년을 선고했다.


또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위계 등 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B군(19)에게 징역 장기 5년에 단기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또 A군과 B군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의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복지시설에 취업제한을 명했다.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C군(18)은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꽃 같은 내 딸아 너무 보고 싶구나" 인천 여중생 성폭력 사건, 그 이후 [단독 인터뷰] 숨진 피해 여중생 빈소. 사진=유족제공


◆ "재미없는 농담에도 웃어주던 딸 모습은 영원히 남아있을 겁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궁금합니다.


=십몇 년을 같이 살아온 딸이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며칠간은 꼭 방문을 열면 침대나 책상에 있을 것 같은 느낌, 그러나 현실을 자각하는 순간 큰 상실감을 극복하지 못해 많이 힘들고 우울했으며 한때 극단적인 생각까지… 참 힘든 나날을 지내왔습니다.


-1심 선고 결과를 들었을 때 어떤 심정이셨는지요.


=1심 판결을 들으면서 여태까지 일관된 거짓말로 고인이 된 딸 아이를 욕보이던 피고인들의 민낯이 공개되었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진실이 조금이나마 밝혀짐에 안도와 함께 또 딸을 잃은 상실감이 더 크게 다가와 한숨이 나왔습니다.


-가해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있으실까요.


=가해자들은 분명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었고 순간적인 욕망을 억제하지 못해 한 사람을 나락으로 떨어뜨렸습니다. 삶을 박살 낸 대가를 받기 바랍니다.


또 그 부모에게도 말을 하고 싶습니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임을 잊지 말라고. 그리고 죄를 지은 자식이라도 당신들의 애들은 살아있고, 제 딸은 죽었으니 형평성에 어긋나지만, 당신들 부모가 각자 자식들의 죄를 반성하고 뉘우치도록 도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소송 등 진행하면서 뭐가 가장 힘드셨는지요.


=첫째, 시간이 지나면서 증언을 해주거나 해 줄 수 있는 딸 친구들이 다른 보복의 위협 등으로 하나 둘 씩 지쳐가고 시간이 지체되면서 피로감으로 인해 도움을 주지 않으면서 이렇게 딸 아이의 진실을 밝히지도 못하고 묻힐까 봐 걱정이었습니다.


둘째, 자신들에게 불똥이 튈까 몸 사리고, 아이가 죽었음에도 자신들의 학생 관리가 힘들어진다는 이유로 정보 공개를 여러 차례 거부한 이기적이며 비협조적인 교육 공무원들의 작태와의 뻔뻔한 모습에 너무 실망했습니다.


모든 걸 버리고 딸 아이한테 갈 생각을 들게까지 했으니 얼마나 참혹한 상처를 받았는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학교 측에 하고 싶은 말 있으실까요.


대단히 많습니다. 학교뿐만이 아니라 지역 교육청의 이중성에도 너무 분통이 터졌습니다. 우선 세 학교 학교폭력 처리 과정에서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제대로 인정하고 사과한 학교는 없었습니다.


학교에서는 학교폭력 실무 최고위자들에게 잘못에 대한 인정과 사과라는 단어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은 듯 보였습니다. 단지 직급이 낮거나 힘없는 없는 선생님들에게 사과를 대신 하게 했는데, 이마저 받지도 못한 학교들도 있었습니다.


또 다른 아이들을 보호한다는 명목하에 담임을 맡은 선생님들이 얘기가 나오면 말을 끊고 다시 하지 못하도록 한 카톡 등 이것이 축소가 아니라는 말과 함께, 피해자 가족이 되레 증거를 수집하거나 증인을 확보조차 하지 못하는 건 물론 애틋한 딸 아이가 생활하던 교실과 그 친구들에게 마지막 인사할 수 있는 자리조차 마련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하물며 고인을 깎아내리고 명예훼손까지 서슴지 않는 발언으로 피해자 가족인 저에게 가슴에 못을 박았습니다.


학교마다 실무자들의 온도 차가 존재합니다. 제발 일관된 학교폭력 사건 처리를 요구합니다. 또 문제는 학교폭력 처리 과정에서 전문적이지 못한 지식을 갖춘 교원이나 교육 공무원들의 실수가 있습니다.


의도하든 하지 않든 실수는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에게 신뢰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게 합니다. 부디 이점을 교육관계자들은 스스로 인지하길 바랍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현재 진행 중인 형사소송이 마무리될 때까지 신경 쓸 것입니다. 그 후 학교폭력 발생 시 학교 교원의 주도하에 처리하는 방법에서 벗어나 좀 더 효과적인 방법이 있는지 여러 방면으로 알아볼 계획입니다. 그리고 학교와 일부 몰지각한 교원으로부터 저희 딸의 명예 회복을 위해 모든 힘을 쏟을 것입니다.


"꽃 같은 내 딸아 너무 보고 싶구나" 인천 여중생 성폭력 사건, 그 이후 [단독 인터뷰] 생전 딸이 가장 좋아하던 인형. 곰돌이 인형은 5살 때 선물 받았다. 유족은 많은 인형중에서 이 두 인형을 제일 좋아했다고 전했다.사진=유족 제공


-마지막으로 딸 OO이에게 하고 싶은 말 있으신지요.


=딸 OO아.


선고 공판이 있기 이틀 전에 겨울비가 내렸네. 너 태어날 때도 아침부터 그렇게 비가 오더만…. 아빠 울지 말라고 하늘에서 비를 내려주는 거니?


아빠의 기억 속에 아직도 생생하단다. 네가 태어나고, 머리를 가누고, 아장아장 아빠한테 걸어올 때 그리고 최근까지 아빠의 재미없는 농담에도 웃어주던 딸의 모습은 영원히 남아있을 거야.


부디 하늘나라에서는 싫어하는 일은 꼭 거절해 그리고 네가 좋아하는 일만 하고, 여행 많이 다니렴. 아빠가 같이 해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꽃 같은 내 딸아 너무 보고 싶구나" 인천 여중생 성폭력 사건, 그 이후 [단독 인터뷰] 피해 여중생 방. 유족은 딸의 방을 앞으로도 정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유족제공


◆ 재판부 "피해자 낙심해 결국 삶 포기하게 됐다"


C 군을 제외한 A 군과 B 군은 재판 내내 범행을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신빙성이 없는 점 △이들이 범행과 관련해 주고받은 휴대전화 메시지 △목격자 진술 등을 근거로 이들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범죄 사실에 대해 "목격자 진술이 일관되고 꾸며낸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피고인 A와 B는 휴대전화로 범행 사실을 주고받으면서 비밀을 공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 A는 (B가 추행한 사실로) 피해자를 협박해 항거불능 상태로 만든 뒤 억지로 성관계를 하고, 남자친구인 피고인 C에게 이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고 밝혔다.


피해 여중생의 극단적 선택 과정에 대해서는 "피고인 C는 해당 사실을 접한 뒤 피해자와 헤어지고, SNS상에 전 여자친구인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을 받을 글을 남겨 소문을 퍼뜨렸고, 피해자는 낙심해 결국 삶을 포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A는 자신보다 어린 피해자를 협박해 성폭행하고, 남자친구인 C에게 폭로하고, 피고인 B는 자신보다 어린 피해자를 추행했으며, C는 SNS상에 소문을 퍼뜨렸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 모두 그 죄질이 가볍지 않고 피해자는 이들로 인해 정신적 고통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이고 피해회복도 이뤄지지 않았으나, 이들 모두 소년이고 판단능력이 미숙한 상태에서 범행한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2016년부터 알고 지내던 피해 여중생 D양이 B 군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고민을 듣고 이를 알리겠다고 협박해 범행을 저지를 것으로 조사됐다.


B군은 2016년 9월 D양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C군은 페이스북에 여자친구였던 D양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글을 올려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유족은 딸이 2018년 7월19일 오후 8시께 인천의 한 아파트 자신의 방에서 투신하자, 딸의 휴대전화 등을 통해 피해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이들을 고소했다.


이후 피해 여학생의 아버지는 지난 2018년 11월28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성폭행과 학교 폭력으로 숨진 딸의 한을 풀어주세요'라는 글을 올려 가해자들의 엄벌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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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장기 6년에 단기 4년을 선고받은 A군 측은 이날 선고 결과에 대해 항소 의사를 밝힌 상태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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