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김태규 부산지법 부장판사가 4·15 총선 출마에 나선 판사들을 비판했다.
2일 김 부장판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건국 이후 최악의 사법파동과 그 일부 주역들의 향후 거취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부장판사는 "누군가 의혹을 제기하고 언론이 받아 여론을 확장시키면 확장된 여론의 분위기를 되받아 의혹을 제기했던 자들이나 거기에 동조했던 자들이 조사를 요구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사법파동의 몸집을 불렸다"면서 "원세훈 국정원장 사건, 급기야는 법원이 상고법원 설치를 위해 재판거래를 했다는 것으로 의혹의 몸집이 커져갔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사법부의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히고, 그 행위의 부정적인 측면을 확대·과장해 대중의 비난을 극대화하며 나아가 검찰의 수사를 유도했다"면서 "이는 아무런 목적이나 지향 없이 우연히 흘러가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이뤄지고 있으며 단계에 따라 사태의 강도를 심화하는 건 목적으로 가기 위한 명분을 쌓는 과정으로 보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법원이 건국 이래로 가장 혹독한 사법파동을 겪었는데, 그 당시 그 무대 한가운데 섰던 법관들 중에서 일부가 선거철이 오니 정치를 하러 가셨다"면서 "그 분들 몸에 투영된 법관의 이미지가 채 가시기도 전에 서둘러 정치로 입문하셨다"고 비판했다. 최근 이수진 전 수원지법 부장판사와 이탄희 변호사는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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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국회에 입성하게 되면 비위 법관 탄핵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한 이탄희 변호사를 향해 "어떤 분은 정치인으로의 길을 선언하고도 여전히 '법관탄핵'을 말씀하시면서 안에 남은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면서 "이제 법원에 대해 간섭하시는 건 오히려 사법부의 독이 되실 수 있다는 걸 살펴봐달라"고 말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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