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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분투기⑥-1] 인도네시아가 열광하는 그 앱, 고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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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개 서비스 제공하는 슈퍼앱 '고젝'
9년만에 기업가지 100억 달러 돌파 데카콘
오토바이 기사와 마사지사 등에게 일자리 주고
'사회적 가치' 강조한 창업자 나딤 마카림
혁신과 포용 문화로 아이디어 확장
국내 음식배달과 핀테크에 관심

[스타트업 분투기⑥-1] 인도네시아가 열광하는 그 앱, 고젝 고젝 본사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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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인도네시아)=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자카르타 소재 외국계 기업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아띠 아말리아(32)는 하루에 5번 넘게 고젝 애플리케이션을 켠다. 교통 체증이 심한 자카르타 시내를 지나가기 위해 출퇴근할 때는 고젝으로 오토바이를 호출한다. 직원 식당에서는 고젝의 간편결제 서비스 '고페이'로 결제한다. 집에서 저녁을 먹을 때는 '고푸드'로 음식을 주문한다. 일주일에 한 번 '고마사지'로 집에서 마사지도 받는다. 아띠는 "고젝이 없었을 땐 오토바이들이 큰길가에서 손님을 기다렸지만 이제는 그런 모습을 보기 어려워졌다. 작은 가게에서도 고푸드로 음식을 주문할 수 있어 편리하다"며 "고젝이 없던 시절을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젝은 인도네시아인들의 삶을 바꿔놓은 슈퍼 앱이다. 오토바이 기사와 작은 식당, 마사지사, 청소부 등 수많은 인도네시아인에게 일자리를 주고, 이용자에게는 편리함을 가져다줬다. 창업자 나딤 마카림은 소외 계층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돕고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를 희망하면서 사업을 이끌어왔다. 고젝이 인도네시아인들의 삶에 빠르게 파고들 수 있던 비결은 속도와 혁신 역량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추구한 덕분이다.


[스타트업 분투기⑥-1] 인도네시아가 열광하는 그 앱, 고젝 고젝 본사 직원들이 일하는 업무 공간에는 칸막이가 없다. 누구나 편하게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이 반영돼있다.

[스타트업 분투기⑥-1] 인도네시아가 열광하는 그 앱, 고젝 고젝 직원들의 휴게 공간


◆아침부터 저녁까지, 인도네시아인의 삶을 바꾼 고젝= 고젝 본사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남부의 파사라야몰에 자리하고 있다. 본사 입구는 고젝 서비스 파트너로 일하기 위해 면접을 기다리는 이들로 북적였다. 자카르타의 낡은 쇼핑몰 건물에서 1개층으로 시작했지만 사업이 확장되면서 현재는 4개층을 쓴다. 인도네시아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4000명, 해외 법인까지 합치면 5000명에 달한다. 직원이나 임원이 근무하는 공간 어디에서도 칸막이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사회 멤버들이 사용하는 7층에서는 직원들이 큰 테이블에서 회의를 하고 개인 사무공간도 모두 통유리로 구분돼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였다.


고젝 관계자는 "고젝은 '적게, 더 많이'라는 원칙을 가장 중시하며 비즈니스의 연료는 아이디어, 상상력, 문제 해결 능력"이라며 "위에서 내려오는 아이디어는 미흡한 경우가 많고, 좋은 아이디어는 문제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서 나온다. 이런 아이디어를 확장하기 위해 고젝은 혁신 중심적이면서도 포용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다. 회사의 모든 구조도 개방적으로 설계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분투기⑥-1] 인도네시아가 열광하는 그 앱, 고젝 앤드류 리 고젝 글로벌 총괄이 고젝의 창업자인 나딤 마카림 이 팟캐스트를 녹음하는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창업 9년 만에 데카콘으로 급성장= 고젝은 인도네시아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교통, 결제, 음식 배달, 물류, 마사지, 청소 대행 등 20개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0년 창업 당시 고젝은 오토바이 기사들과 제휴해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는 콜센터로 사업을 시작했다. 2015년부터 본격적인 모바일 서비스로 탈바꿈하면서 고젝은 성장가도를 달리기 시작, 2016년에 유니콘(기업 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벤처) 기업이 됐다. 교통 체증이 심한 인도네시아에서 모바일로 오토바이를 호출하는 '고라이드', 음식을 주문하는 고푸드 등이 성장한 덕분이다. 2015년 1월 고젝이 인도네시아에서 모바일 기반 승차 공유 서비스를 시작했을 당시 월 호출 건수는 500건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음식 배달과 각종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포함해 월 주문 건수가 3000만건에 이른다.


고젝은 모바일에 익숙한 젊은 인구가 많은 인도네시아를 장악하면서 2019년 '데카콘(기업 가치가 10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벤처)' 기업이 됐다. 지금까지 구글, 텐센트, JD, 비자, AXA 등 80여개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인구의 45%를 차지하며 인구의 65%가 35세 미만인 젊은 나라다. 고젝의 월 거래액은 약 15억달러다. 현재 고젝의 드라이버는 200만명 이상, 음식 배달 서비스에 등록된 업체는 50만개, 그 외 서비스 제공업체 수는 6만개 이상이다. 고젝은 인도네시아 정부 다음으로 많은 고용을 창출했고 2018년 30억달러의 부가가치를 만들어냈다.


[스타트업 분투기⑥-1] 인도네시아가 열광하는 그 앱, 고젝


◆소외계층의 삶 개선에 방점…지역사회와 함께 성장= 창업자인 나딤은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의 교육부 장관에 올랐다. 그는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고 매킨지에서 근무하다 인도네시아로 돌아와 MBA 당시 프로젝트로 만든 '고젝'을 사업으로 구현해냈다. 앤드류 리 고젝 글로벌 총괄 이사는 "창업자 나딤이 가장 열정을 가지고 있던 분야가 바로 '사회의 변화'였는데 궁극적으로 구조적인 변화를 추구했다. 사기업이지만 고젝은 사회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았다"며 "동남아에서 빈곤에 노출된 소외 계층의 삶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것을 꿈꿨다"고 말했다. 허유진 KOTRA 자카르타무역관은 "고젝은 지역사회의 경제 규모를 키우고 사회 환경을 개선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특히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고용 창출과 이들에게 안정적 직장을 제공하는 사회환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젝은 인도네시아인들이 겪는 불편함을 서비스로 해소한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고페이다. 계좌나 카드가 없어도 현금입출금기(ATM)에서 현금으로 고페이에 금액을 충전하면 서비스 요금부터 각종 세금, 휴대폰 요금 등을 지불할 수 있다. 슈퍼 앱의 힘은 데이터에서 나온다. 고젝은 신용평가 서비스가 없는 인도네시아에서 소상공인들이 얼마나 매출을 올리고 얼마나 쓰는지에 대한 데이터까지 가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소상공인을 위한 포스(POS)와 대출, 후불 서비스 등도 제공한다. 리 총괄 이사는 "인도네시아인 절반가량은 은행 계좌가 없어서 세금을 내려면 직접 가야 한다. 이런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기술로 해결하다 보니 그게 사업이 됐다"며 "고젝 없이는 인도네시아를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사회에 녹아든 기업"이라고 했다.


[스타트업 분투기⑥-1] 인도네시아가 열광하는 그 앱, 고젝 인도네시아는 출퇴근 시간대에 극심한 교통체증 때문에 오토바이 택시를 타는 사람들이 많다. 오토바이와 차량을 포함해 고젝에 등록된 드라이버 수는 약 200만명에 달한다. 고젝은 1위 사업자인 블루버드 택시와 제휴를 맺고 고젝 앱에서 호출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 핀테크ㆍ음식배달시장에 진출 고려"= 고젝은 인도네시아 외에도 베트남(2018년 9월), 싱가포르(2018년 11월), 태국(2019년 2월) 등에서 사업을 확장했다. 현재 베트남에서의 누적 이용 건수는 1억건, 태국에서는 1000만건을 넘어섰다.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진출도 타진하고 있다. 동남아를 무대로 성장한 데카콘 기업 '그랩'과 경쟁한다.


리 총괄 이사는 "그랩은 택시, 고젝은 오토바이로 시작했고 그랩은 멀리,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면 우리는 확신이 있을 때 사업 모델을 수출하자는 주의"라며 "해외 사업은 어디에서 가장 투자수익률이 좋은지를 따져본 후 결정해야 한다. 어느 나라에서나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고젝은 음식 배달 또는 핀테크(금융+기술)와 관련해 한국 진출 가능성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그는 "한국은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단기적인 진출 계획은 없다"면서도 "한국은 음식 배달 분야에서 손꼽히게 큰 시장이고 핀테크 분야에서는 동남아와는 다른 사업 기회가 있어서 좀 더 자신이 붙는다면 사업 진출 기회를 고려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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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젝은 장기적으로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두고 있다. 사업 다각화 전략을 이어가는 동시에 인도네시아처럼 급격한 도시화가 이뤄지는 지역으로 서비스를 종횡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리 총괄 이사는 "적절한 시기에 IPO를 하려고 한다"며 "동남아처럼 급진적인 도시화로 문제점이 나타나는 지역이 생길 것이고 아프리카나 중동, 남미 등 여러 지역에서도 고젝의 모델이 먹혀들 수 있다"며 "횡으로 재연 가능한 성공 모델을 꾸준히 늘리고 종으로 사업 모델을 고도화하는 계획을 가지고 세계를 장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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