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 "작년 기업실적 저하...금융위기때보다 심각"

[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금융위기 때보다 급격히 저하됐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기업평가는 9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2020년 주요 산업 전망 및 신용등급 방향성 점검'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송태준 한기평 평가기준실장은 "작년 신용등급 하락 우위의 강도가 심해졌다"며 "그 배경은 무엇보다도 예상을 뛰어넘는 기업 실적 저하"라고 진단했다.

송 실장은 "작년 상장 기업들의 매출이 정체된 가운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며 "금융위기 때도 기업 실적이 이 정도까지 나빠지지는 않았으며 매우 이례적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작년 한기평이 신용등급을 높인 기업은 12곳에 그쳤다. 반면 낮춘 기업은 21곳에 이르렀다.

등급 상승 기업 수를 하락 기업 수로 나눈 '신용등급 상하향 배율'은 0.57배를 기록해 1을 밑돌았다. 한기평의 신용등급 상하향 배율은 2015년 0.16배 기록 후 2016년 0.45배, 2017년 0.63배, 2018년 0.88배 등이었다.

송 실장은 올해 신용등급과 관련한 주요 요소로 "개별 기업들의 실적 회복 정도와 재무 부담 통제, 미·중 무역 분쟁 재발 여부, 국내 총선과 미국 대선, 중동 불안 등이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