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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웨이브] 모빌리티 시작과 끝은 '주차의 스마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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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웨이브] 모빌리티 시작과 끝은 '주차의 스마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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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모빌리티에 대한 관심이 무척 뜨겁던 한 해였다. 지난해 말 구글 웨이모가 최초의 자율주행 택시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국내외 여러 기업과 정부도 이른 시일 내에 완성된 자율주행자동차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세계적으로 마이크로모빌리티 기반 공유 경제 열풍이 불었고 지난 5월에는 미국의 우버가 뉴욕 증시에 상장됐다. 국내에서는 택시와 승차 공유(카풀)의 상생을 위한 대타협이 진행됐으며,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의 운행을 둘러싼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관심 속에서 모빌리티를 구성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임에도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분야가 있다. 바로 이동의 시작과 끝을 담당하는 '주차'다.


대도시의 주차난은 만성화된 도시문제다. 2015년부터 3년간 서울시가 접수한 민원 369만건 중 39%로 가장 큰 비중이 큰 것이 바로 주차 문제였다. 불법 주차된 차 때문에 정작 내 차를 대지 못하는 경우가 수시로 발생한다. 불법 주차 차량이 소방차나 구급차 등 긴급차량의 통행에 장애가 되기도 한다. 주차 때문에 이웃 간에 싸움이 벌어지고, 심한 경우 형사 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수도권에서는 주차 공간 한 면을 새로 만드는 데 적게는 5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간다. 늘어나는 주차 수요를 모두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주차장을 새로 짓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바로 주차 공간의 '스마트화'와 이를 통한 '연결'과 '공유'에 있다.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아직 수많은 주차장이 오프라인 상태로 남아 있다. 사무실이 들어찬 건물, 아파트, 쇼핑센터, 학교, 교회가 각각 수많은 주차 면을 확보하고 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주차장이 서로 연결되지도, 공유되지도 못하고 있다. 그 결과 한낮에 오피스나 쇼핑센터 주차장은 매우 혼잡하지만 아파트 주차장은 비어 있는 현상이 발생한다. 주중에 학교 주차장은 가득 차 있지만 교회 주차장은 텅텅 비어 있다.


주차 공간을 서로 연결하고 공유하면 좁은 땅에 주차장을 더 짓지 않고도 훨씬 많은 자동차를 주차할 수 있다. 모빌리티 플랫폼을 통해 장소, 시간, 요일에 따라 서로 다른 주차의 수요와 공급을 중개하면 더 많은 사람이 더욱 편리하게 주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한편 주차장의 정보화를 통해 부가적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도 있다. 플랫폼이 지도상에 현시점에 주차할 수 있는 장소를 실시간으로 안내해주면 운전자가 주차장을 찾기 위해 도로를 배회하는 불편함이 줄어든다. 주차장을 찾지 못해 부득이 무단 주차를 하는 사례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전국의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연결과 공유를 위해 주차장 정보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차 공간의 문제를 스마트시티와 연계해 여러 청사진을 그리기도 한다. 다만 사업의 규모나 속도가 시민들이 체감할 만큼 빠르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투자되는 예산도 아직은 매우 한정적이다. 그러나 주차장 신규 건설에 필요한 비용과 그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수준의 정보화에 필요한 비용을 비교해보면 후자가 훨씬 경제적임은 자명하다. 연결과 공유를 통해 더 적은 비용으로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전기자동차가 보급되고 자율주행자동차가 상용화되고 모빌리티 서비스가 확대되는 그날, 주차장은 오늘날과는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할 것이다. 모빌리티의 시작과 끝을 담당하는 주차 공간이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의 주인공으로 우뚝 설 날을 기대해본다.



이재호 카카오모빌리티 디지털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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