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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회전식 불교 경전, 국보 승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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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 용문사 윤장대, 예천 용문사 대장전과 함께 국보 제328호 지정
840년 넘게 한자리 지킨 불교 공예품 "동아시아에도 사례 없어"

국내 유일 회전식 불교 경전, 국보 승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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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 용문사 대장전과 윤장대(輪藏臺)가 국보로 승격됐다. 문화재청은 보물 제145호 ‘예천 용문사 대장전’과 보물 제684호 ‘예천 용문사 윤장대’를 ‘예천 용문사 대장전과 윤장대’라는 이름으로 묶어 국보 제328호로 지정했다고 2일 전했다.


용문사 대장전과 윤장대는 고려 명종 3년(1173) 조응대선사가 김보당의 난을 수습하기 위해 발원하고 조성했다. 중세 건축물로는 드물게 1185년 자료인 중수용문사기(重修龍門寺記)가 존재해 발원자와 건립 시기 및 목적이 알려졌다. 최근 동쪽 윤장대에서 1625년을 의미하는 ‘천계오년(天啓五年)’이라는 묵서명이 나타나 17세기에 수리돼 오늘날에 이르고 있음이 확인됐다.


윤장대는 840년 넘게 한자리를 지킨 불교 공예품이다. 불경을 넣고 손잡이를 돌리며 극락정토를 기원하는 회전식 경장(經藏)이다. 전륜장 또는 전륜경장이라고도 부른다. 한 번 돌리면 경전을 읽은 것으로 인식돼 불경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신앙 대상이 됐다. 충북 영동 영국사, 금강산 장안사 등지에도 설치 흔적과 기록이 있으나, 전통시대 국내 유물로는 용문사에 유일하게 현존한다.


국내 유일 회전식 불교 경전, 국보 승격


제작 방식은 중국 송나라 전륜장 형식을 수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장전 양쪽에 한 좌씩 팔각형 형태로 설치했다. 한가운데 목제 기둥이 회전축 역할을 한다. 팔각 면 창호 안쪽에는 경전을 넣을 공간이 있다. 음양오행과 천원지방 사상을 적용해 회전축에 원기둥과 각기둥을 사용했다. 창문 아래 공간을 막는 마름청판과 통풍을 위한 구멍인 풍혈은 양각과 음각으로 조각했다. 동쪽과 서쪽 창살을 달리해 간결함과 화려함을 대비시켰다.


대장전은 불교 경전을 보관하기 위해 세우는 건물. 하지만 용문사는 윤장대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 더 강하다. 규모는 정면 3칸, 측면 2칸이다. 공포(지붕 하중을 받치기 위해 만든 구조물)가 여러 개인 다포계 맞배지붕이다. 건물을 지은 뒤 여덟 차례 이상 중수했다. 대들보에 있는 항아리형 단면 등 일부 요소는 여말선초(麗末鮮初) 수법이 남았다고 평가된다.



국내 유일 회전식 불교 경전, 국보 승격


건축물이 국보로 승격되기는 2011년 ‘완주 화암사 극락전’ 뒤 8년 만이다. 예천 용문사는 신라 경문왕(재위 861∼875) 때 두운선사가 당나라에서 돌아온 뒤 정진한 곳으로 전해진다. 후삼국시대 뒤 사찰로서 면모를 갖췄다. 문화재청 측은 “국내 유일의 경장 건축이라는 점에서 독특한 가치가 있다. 한 쌍으로 된 윤장대는 동아시아에서도 사례가 없어 매우 중요하다”며 “희소성과 상징성 면에서 국보로 지정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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