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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 이병철 회장이 사랑한 만년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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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業스토리]펜촉 자체생산과 문양 각인으로 타 브랜드와 차별화한 몽블랑
동독·서독의 통일조약부터 한국의 IMF 서류 작성에도 쓰인 몽블랑 만년필
시계 산업에 혜성처럼 등장한 몽블랑, 기술력으로 매년 두자릿수 성장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 이병철 회장이 사랑한 만년필 ▲ 이미지=몽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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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세계적인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마이크로소프트를 설립한 빌 게이츠, 그리고 국내에서는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과 이건희 회장까지. 이들은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인물이란 공통점 외에도 한 가지 공통점이 더 있다. '몽블랑(Montblanc)' 만년필을 애용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미국 경제지 포춘지는 몽블랑 만년필을 '뉴욕 월스트리트 비즈니스맨들이 셔츠에 꽂고 다니는 하나의 아이템'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만큼 몽블랑 만년필은 성공한 이들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1906년 독일에 설립된 몽블랑은 만년필에 관심이 많았던 알프레드 네헤미아스(Alfred Nehemias)와 아우구스트 에버스타인(August Eberstein)이 설립한 만년필 제조사다. 처음에는 '심플로 필러펜 컴퍼니(Simplo Filler Pen)'란 이름으로 시작했다가 1909년 '고품질'을 강조하기 위해 알프스산맥에서 가장 높은 산인 '몽블랑'으로 제품 이름을 만들었다가 1934년부터 회사명도 '몽블랑'으로 변경했다. 몽블랑 정상의 만년설처럼 영원히 지속 가능한 고품질의 만년필을 만들겠다는 철학이 담긴 이름이다.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 이병철 회장이 사랑한 만년필 [출처 - 몽블랑 홈페이지]


몽블랑의 기반 '장인정신'

몽블랑 만년필은 보통 40만 원대에서 수백만 원대를 호가한다. 일명 '몽펠파(몽블랑, 펠리칸, 파카)'라 부르는 만년필 3대 브랜드 중에서도 가장 높은 가격대를 자랑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한 자루의 몽블랑 만년필은 최소 20년 이상의 경력을 지닌 장인이 150여 개 생산 공정을 거쳐 6주 만에 완성된다. 만년필의 필기감을 좌우하는 '닙(펜촉)'을 직접 생산하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참고로 전 세계 50여 개 만년필 제조사 중 닙을 자체 생산하는 브랜드는 10곳 내외다.


'닙'은 만년필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일반적으로 산성 잉크에 의한 부식을 최소화하기 위해 스테인리스 스틸이나 금을 사용한다. 몽블랑도 18k 금으로 닙을 만들지만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된 점은 닙의 끝부분에 백금속 합금인 이리듐을 용접한다는 것이다. 이리듐은 단단하기 때문에 필기에 의한 마모를 최소화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만년필 제조사 중 이리듐을 다루는 업체는 많지 않다. 연간 3t 정도만 생산돼 원가가 비싼 데다 장인들의 정교한 연마 기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장인들의 경력이 수십 년 이상 필요한 것도 이런 이유다.


또 몽블랑 만년필은 닙에 다양한 문양을 새기는 것도 특징이다. 몽블랑은 1900년 초반부터 몽블랑 정상 높이인 4810을 새겨 넣었으며, 제품별로 문양을 달리하고 있다. 특히 1900년대부터는 작가 시리즈를 내놓고 있는데, 1992년에는 어니스트 헤밍웨이 에디션이 출시됐고 2002년에는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인 스콧 피츠제랄드 에디션이 나온 적도 있다. 작가들의 서명과 대표작의 상징적인 그림을 새겨 넣는 방식이다. 알렉산더 뒤마(삼총사 저자) 등 일부 작가 에디션은 중고 시장에서 시세가 수배 뛰는 것들도 있다.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 이병철 회장이 사랑한 만년필 독일 통일조약 서명에 사용된 마이스터스튀크 149


역사와 함께 쓰인 몽블랑 만년필

몽블랑은 100년 이상의 역사만큼 전 세계에서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사건들과 함께했다. 지금까지도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문서들 상당수가 몽블랑 만년필로 쓰였다. 1990년 10월 3일, 서독의 헬무트 콜 총리와 동독의 오타어 데메지에르 총리가 독일 통일조약의 서명은 몽블랑의 '마이스터스튀크 149'로 작성됐다. 우리나라에서는 1997년 임창열 당시 경제부총리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신청 서류를 작성할 때 몽블랑 만년필이 등장했다.


이 외에 1963년 독일과 프랑스 우호조약을 맺을 당시에도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과 독일의 콘라트 아데나워 전 총리는 몽블랑 만년필로 서명을 했고, 2009년 NATO 정상회의에 참석한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또한 몽블랑 만년필을 사용해 서명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나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러시아 대통령 등 세계 각국의 유명인사들도 중요한 문서에 서명할 때마다 몽블랑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유명 문학가들도 작품을 쓸 때 몽블랑 만년필을 사용했다. 국내에서는 소설 '혼불'의 저자 최명희 선생과 소설 '토지'를 쓴 박경리 선생이 몽블랑을 즐겨 썼다. 특히 박경리 선생은 '마이스터스튁 149'으로 소설 토지를 완성했다고 언급한 적도 있다.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 이병철 회장이 사랑한 만년필


기록하는 모든 것 - 시계 산업 진출

몽블랑 하면 떠오르는 건 만년필뿐만이 아니다. 바로 시계다. 1988년 반 클리프 앤 아펠, 피아제, 까르띠에 등을 산하에 둔 리치몬트 그룹에 인수된 몽블랑은 1997년 처음으로 시계 산업에 진출했다. 만년필만큼이나 시계 역시 평생의 동반자가 될 수 있는 물건이라 생각한 몽블랑은 '짧은 역사'라는 단점을 기술력으로 포장했다. 장인들을 영입해 시계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동력장치와 헤어스프링을 자체 개발하기 시작했다. 2008년 선보인 '니콜라스 뤼섹'이 그 대표 모델이다.


몽블랑의 시계 산업 진출은 성공적이었다. 전문가들은 시계 왕국으로 불리는 스위스가 시계 산업을 꽉 잡고 있는 데다 수백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명품 시계 브랜드들 때문에 몽블랑의 시계 산업 진출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으나 몽블랑은 다른 명품 시계 브랜드들만큼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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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최근 쇠퇴기에 접어든 만년필 산업을 대신할 사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과거에는 몽블랑 전체 매출의 90%가 만년필로부터 나왔지만, 지금은 시계 부문이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며 전체적으로 고른 매출 분포를 보인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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