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외고→일반고로 전환돼도 선호현상 지속될 듯"

입시업계, "고교유형 사라질 뿐 일반고간 격차 유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7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 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을 담은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역량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장희국 광주시교육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유 부총리,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정부가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지만 당분간 이들 학교로의 쏠림 현상은 계속되고, 이른바 명문학군으로 유지될 가능성도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7일 교육부의 자사고·외고·국제고 일괄 폐지 방침에 대해 입시업계에서는 "자사고·외고라는 학교 유형이 사라질 뿐 학생과 학부모들의 선호도는 계속돼 지역 내 명문학교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우선 2025년 이들 학교가 일반고로 전환되기 전까지는 오히려 학생들이 자사고·외고에 몰리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지난 5일 정부의 학생부종합전형 실태 조사 결과 등 학종과 정시모집 모두에서 자사고·특목고가 유리한 것으로 판단되는 결과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정시 확대 등 정부가 추진중인 대입제도 개편 방안의 결과에 더 큰 영향을 받겠지만, 일단 현재 중학교 3학년부터 중 1학년까지는 자사고·외고·국제고에 어떠한 변화도 없기 때문에 선호현상은 더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자사고·외고가 일반고로 전환된 이후 일반고 학생 배정 방식을 따르게 되는 만큼 은평구의 하나고나 광진구 대원외고, 강동구 한영외고, 강서구 명덕외고, 성북구 대일외고 등을 배정받을 수 있는 학군으로의 쏠림현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반면 명문 일반고가 없는 지역에서는 학부모들이 명문학교 인근으로 이사를 하려는 수요가 발생하면서 결국 기존 고교유형간 격차가 일반고간 격차로 모양만 바뀔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그동안 전국 단위로 학생을 선발하던 전북 상산고, 용인 외대부고 등 평준화 지역에 위치한 자사고들은 학생 모집 등에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만기 유웨이 입시연구소장은 "예를 들어 외대부고의 경우 일반고로 전환되면 반경 7㎞ 이내에 중학교가 단 하나 밖에 없다"며 "자사고에서 전환된 일부 학교의 경우 학생 충원 자체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고교 입학을 앞둔 현 중학교 3학년 뿐 아니라 일반고 일괄 전환을 첫 적용받는 현재 초등학교 4학년까지 전 학년에 걸쳐 수년간 학생과 학부모들의 혼란도 우려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현재 중3에서 중1까지는 고교체제에 어떤 변화도 없기 때문에 자사고·외고 선호현상이 더 높아질 수 있고, 향후 대입제도 개편 방향에 따라 초등학교 4학년 이하의 학생들이 진학하는 시점에서는 명문학군으로의 이동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