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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사태에 전쟁터 된 美 정치권…트럼프-펠로시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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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사태에 전쟁터 된 美 정치권…트럼프-펠로시 '충돌'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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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사태에 전쟁터 된 美 정치권…트럼프-펠로시 '충돌'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시리아 사태를 둘러싸고 미국 정치권에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미 의회가 여야 구분없이 시리아 철군 결정을 번복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를 거부하며 갈등이 격화하는 분위기다. 터키는 제재와 비난에 굴복하지 않겠다면서 쿠르드족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우리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터키가 시리아로 들어간다면 그것은 터키와 시리아 사이의 일"이라면서 "두 나라가 땅을 놓고 싸우는 사이, 우리의 장병들이 피해를 보지 않고 있으며 그래서도 안 된다"고 미군 철수의 정당성을 거듭 주장했다.


지난 7일 시리아 내 미군 철군 결정이 쿠르드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음에도 이를 '미국과 관련 없는 일'이라며 거리두기를 한 것이다. 특히 "쿠르드족은 천사가 아니다"면서 쿠르드노동자당(PKK)이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보다 더 위협적이며 함께 싸운 쿠르드족에 미국이 많은 돈을 지급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쿠르드를 동맹이 아닌 용병 수준으로 격하한 셈이다.


수 시간 뒤 미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결정을 비난하는 결의안을 찬성 354표, 반대 60표 등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켰다.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의원들까지 대거 찬성표를 던지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반기를 든 것이다.


이날 의회 양당 지도부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의 시리아 철수 이후 터키의 공격에 따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백악관에서 만났지만 오히려 갈등만 커졌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측은 격분해 회의장을 떠났다. 펠로시 의장은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스테니 호이어 하원 원내대표와 함께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우리가 대통령 측에서 목격한 것은 '멘털 붕괴(meltdown)'"였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제력을 잃은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 직후 트위터에 펠로시 의장이 회의장에서 일어서 있는 사진과 함께 "불안한 낸시(Nervous Nancy)의 혼란스러운 멘털 붕괴!"라고 적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은 이날 터키 이스탄불로 향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만나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서다. 폼페이오 장관은 출국에 앞서 폭스비즈니스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터키의 공격 중지를 촉구하면서 "함께 이를 되돌릴 수 있는 시점에 휴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바보가 되지 말라"면서 압박, 쿠르드족을 공격하지 말라고 한 지난 9일자 편지를 외신을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터키는 시리아 사태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내비쳤다. 터키 대통령실 대변인은 최근 미국의 제재를 의식한 듯 "그 어떤 제재 위협이나 비난도 정당한 이유가 있는 우리를 그만두게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오는 22일 나루히토 일왕 즉위 행사 참석을 취소, 같은 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시리아 사태에 대해 논의한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번 사태로 대외적으로는 어려움에 직면한 것처럼 보이지만 국내에서는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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