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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기후변화 선진국 책임, 피해는 빈곤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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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기후변화 선진국 책임, 피해는 빈곤층? 초강력 허리케인 '도리안'이 휩쓸고 간 지난달 초 바하마에서 교회로 대피한 이재민들의 모습. [사진=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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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3명은 빈곤 퇴치 연구자들입니다. 압히지트 바네르지, 에스더 뒤플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교수와 마이클 크레머 미 하버드대 교수 등 3명이 공동 수상했습니다.


이를 수상자들이 던지는 메시지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15년간 40곳이 넘는 나라에서 무작위로 사람을 골라 어떤 복지를 제공하고, 나머지에게 제공하지 않았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에 대해 연구한 뒤플로와 바네르지 교수는 "가난은 게으름 탓이 아니다, 오히려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라는 결론을 도출합니다.


가난할수록 재화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낭비를 피한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빈곤층에게 영향을 미치는 조건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이들이 주장한 '복지와 교육의 기회'일수도 있고, 태생적인 가난일수도 있고, 다른 사회적 조건일수도 있습니다.


그런 여러 조건 가운데 개인이나 국가, 사회가 쉽게 해결해줄 수 없는 난감한 조건이 바로 '기후 변화'입니다. 허리케인, 가뭄, 화재 등 극단적인 기후들의 빈도와 강도의 증가는 식량 공급을 위협하고,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게 하며, 가족을 헤어지게 하고, 삶을 황폐화 시킵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분쟁과 기아, 빈곤의 위험도 높아집니다.


기후 변화는 잘사는 나라와 못사는 나라, 빈부를 가리지 않고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나 기후 변화로 인한 재난에 대처할 수 있는 자원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의 빈곤층들에게 그 피해가 집중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과학을읽다]기후변화 선진국 책임, 피해는 빈곤층? 지난 4월 열대 저기압 사이클론 '케네스'가 강타한 아프리카 모잠비크 펨바 북부 이보 섬의 한 마을이 폐허로 변한 모습. 케네스의 영향으로 23만40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사진=AP/연합뉴스]

유엔(UN)이 발간한 '2017 기후변화와 사회적 불평등에 관한 보고서'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서 매년 발간하는 '식량 위기에 대한 국제 보고서' 등을 종합해보면, 기후 변화로 인한 홍수와 가뭄이 식량의 생산과 공급을 감소시켜 많은 사람들을 기아의 위협에 빠뜨렸습니다.


이로 인해 전세계에서 영양실조에 처한 사람들의 수가 2014년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2016년 8억1500만명의 인구가 영양실조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이들 대다수는 개발도상국에 살고 있는데 식량난이 심각해지면서 분쟁과 이주도 늘고 있습니다.


빈곤층의 4명 중 3명 정도는 생존을 위해 농업과 천연자원에 의존하고 있는데 기후 변화로 목초지와 물이 감소하면서 인근 부족이나 국가간의 경쟁이 심해졌기 때문입니다. 기후 변화가 환경적,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갈등을 표면화시키면서 천연자원에 대한 경쟁과 분쟁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지요.


2017년에 기후 변화에 기인한 분쟁은 51개국 1억2400만명이 기아에 처하게 했습니다. 가뭄으로만 3900만명 이상이 긴급 구호를 받아야 했고,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 23개국이 식량난을 겪어야 했습니다.


해수면 상승, 극단적 기상 현상, 장기화 되는 가뭄에다 산림 벌채, 과도한 방목으로 초목은 사막화 됐고, 분쟁은 농작물을 파괴하고 가축들을 죽여 농민들의 생계를 위협했습니다. 결국 이들은 식량과 물, 직장을 찾아 집을 버리고 고향을 떠나게 됩니다.


기후 변화는 2008년부터 강력한 허리케인 등의 재난을 발생시켜 매년 2170만명의 이재민을 만듭니다. 매일 5만9600명, 1분마다 41명 꼴로 이재민을 발생시키는 것이지요. 2016년 재난으로 인한 이재민 수는 2420만명에 달했습니다.

[과학을읽다]기후변화 선진국 책임, 피해는 빈곤층? 지난 5월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 외곽의 이재민 임시 수용소에 도착한 소말리아 주민들의 모습.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소말리아에서 심각한 가뭄이 계속되면서 220만명 이상이 기아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사진=AP/연합뉴스]

해수면 상승도 계속되면서 해안가에 거주하는 세계 인구 40%에 달하는 사람들도 내륙으로 이주해야만 합니다. 대부분이 기후 변화에 의한 갑작스러운 재난으로 강제 이주하게 되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런 급진적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대응력이 전혀 없는 빈민층이 많은 개발도상국의 현실입니다.


지난해 유엔기후변화협약 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금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를 불러 일으킨 책임은 선진국에 있습니다. 이들 국가는 산업혁명이 시작된 200여년 전부터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배출해 왔습니다. 그러나 기후 변화의 직격탄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지 50여 년도 안된 제3세계 개도국이 받고 있습니다.


실제 기후 변화로 개도국의 부채도 늘고 있습니다.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피지, 아이티 등 20개국은 기후 변화로 인해 각각 40억∼60억 달러의 빚을 졌는데 이도 모자라 이들 국가는 향후 10년간 1680억 달러의 추가 부채를 부담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기후 변화를 직접 감당하는 것도 이들 나라들이고, 기아와 고통을 겪는 것은 이 나라의 빈곤층들입니다.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즈 등의 보도를 보면, 도시슬럼가로 이주한 가족, 농업으로 직종을 바꾼 어부, 가뭄으로 생계를 포기할 수밖에 없어 생계를 위협받는 양치기 등 기후 변화를 이겨 내려는 빈곤층들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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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경제학상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수상자들이 주장한 이론을 실천하면 인류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기후 변화로 고통받는 빈곤층을 구제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중지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특히 잘사는 나라들은 기후 변화를 유발한 무거운 책임을 느껴야 하지 않을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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