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책임준비금 대비 잉여금 2017년의 절반 '뚝'...계약이전 등 필요"

[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최근 시장금리가 빠른 속도로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생명보험산업의 책임준비금 대비 잉여금 비율이 2017년말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보험연구원의 '부채적정성평가(LAT) 부담 증가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생보사들의 책임준비금 대비 잉여금 비율은 2017년 말 16.6%에서 올 6월 말 8.4%로 하락했다. 이 기간 책임준비금 대비 잉여금 비율이 1% 이하인 회사는 0개에서 3개로, 1∼5%인 회사는 1개에서 6개로 늘었다.

보험연구원은 LAT의 산출 방법 변화로 인해 금리에 대한 민감도가 증가하던 중 금리가 급격히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AT는 결산 시점의 할인율로 산출한 보험사의 부채값이 현행 부채보다 크면 책임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하도록 하는 제도다.

연구원은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예상된다"며 "책임준비금 대비 잉여금 비율이 낮은 보험사는 제도변화와 함께 금리하락으로 인해 LAT 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연구원은 "LAT 부담 증가에 대한 대응으로 LAT 산출기준을 유예하거나 완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지만 단기적인 방편에 불과하다"며 금리하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보험사의 노력과 금융당국의 제도적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보험상품의 신계약들은 예정이율 인하, 금리에 덜 민감한 상품 판매와 같은 상품 개선 노력이 요구된다. 또 보유계약에 대해서는 계약 이전, 계약 재매입 등 금융당국의 제도지원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원은 "대만 알리안츠가 4%의 고금리계약을 대만 중국생명으로 계약 이전했고, 벨기에는 고금리 종신보증계약에 대해 10~25%의 프리미엄을 계약자에게 지급하고 계약을 다시 구매하는 등의 사례가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비슷한 제도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