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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먹이사슬 꼭대기 '어룡' 멸종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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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먹이사슬 꼭대기 '어룡' 멸종 이유는? 중생대 바다의 포식자로 군림했던 '모사사우루스' [사진=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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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영화 '쥬라기 월드:폴른 킹덤'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 중 하나는 어룡인 '모사사우루스'가 초대형 수조에서 수면 위로 튀어나와 줄에 매달린 백상아리를 삼키는 장면이었습니다.


모사사우루스는 중생대 백악기 후기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초대형 해양파충류입니다. 해양파충류들은 물에 사는 공룡이라는 의미로 흔히 '어룡'이라고 불립니다. 이 어룡들은 대부분 초대형 몸집과 강력한 이빨을 가져 먹이사슬의 정점을 차지한 최상위 포식자였습니다.


중생대 초 거대한 땅덩어리였던 판게아(초대륙)가 여러 대륙으로 나뉘기 시작하면서 흩어진 대륙 주변의 바다는 해양파충류의 천국이었지요. 어룡과 노토사우루스류, 수장룡을 비롯한 모사사우루스 등이 크게 번성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백악기 이후 이들의 모습은 지구상에서 사라졌습니다. 어떻게 멸종한 것일까요?


과학자들은 백악기 이후 최상위 포식자였던 해양파충류들이 육상 공룡처럼 급격히 사라진 이유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는데 프랑스 연구팀이 그 원인을 밝혀냅니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과 리옹 고등사범학교(ENS), 리옹 1대학(클로드베르나르대) 공동연구팀이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생기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던 해양파충류들이 멸종한 이유는 먹이가 부족한 상황에서 서로 경쟁하다 공멸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공동연구팀은 중생대 화석과 현재 바다에 사는 해양 동물의 이빨에 포함된 칼슘 안정동위원소를 분석해 당시 이들이 공룡이 멸종하기 직전 해양 먹이사슬의 최정점에 올라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동위원소란 원자번호는 같지만 질량수가 다른 원소를 뜻하고, 안정동위원소는 방사성 붕괴를 하지 않고 자연상태에 일정한 비율을 유지하는 동위원소를 말합니다.


칼슘은 동물의 뼈와 이빨을 이루는 주요 성분이고, 자연상태에서 6종의 동위원소가 발견됩니다. 이 중 질량수가 48인 동위원소만 방사성 붕괴를 하고 나머지는 영원히 존재하거나 10만년 이상 천천히 붕괴합니다.


연구팀은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발견된 6500만 년 전에 살던 어류의 이빨과 거북이 등껍데기, 상어와 해양 파충류 화석을 대상으로 안정동위원소 비율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화석에 포함된 안정동위원소 비율이 오늘날 살고 있는 어류와 거북이, 상어와 같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과학을읽다]먹이사슬 꼭대기 '어룡' 멸종 이유는? 영화 '쥬라기 월드:폴른 킹덤'의 한 장면. 당시 해양 먹이사슬의 최정점에서 군림하던 어룡들도 서로 경쟁하다 멸종하게 됩니다. [사진='쥬라기 월드:폴른 킹덤' 스크린샷]

당시 바다에 살던 대표적 해양파충류인 엘라스모사우루스와 모사사우루스는 오늘날 가장 강력한 포식자인 대형 백상아리와 비슷한 동위원소 비율을 보였습니다. 이를 근거로 중생대 해양파충류들이 당시 먹이사슬에서 최정점에 존재했음을 입증합니다.


연구팀은 "공유해야 할 먹이가 부족해지고 먹이사슬이 취약해지면서 서로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끝내 멸종에 이르렀다"면서 "지금까지 고생물학자들은 해양 파충류가 서로 다른 먹이를 먹었기 때문에 공존할 수 있다고 추정했지만 실제로는 서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먹이가 부족해 서로를 잡아먹어야 하는 극한 상황으로 내몰리면서 멸종에 이르고 만 것입니다.


다른 연구팀은 같은 분석 방법으로 사람이 어렸을 때 식습관을 추적했습니다. 엄마의 모유에 포함된 칼슘 동위원소들은 일정한 비율로 존재하는데, 아이의 젖니 성분을 분석하면 모유를 많이 먹은 사람의 치아에는 칼슘 동위원소 함량이 늘어나 어렸을 때의 식습관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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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시간이 흘러도 붕괴하지 않는 안정동위원소를 포함한 화석을 분석하면 멸종된 종의 식습관을 재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 방법으로 치아가 성장하는 속도를 파악하면 인류 조상의 식습관을 추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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