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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80시간 '공부과로' vs '휴일학습권'도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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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문 닫으면 쉴 권리 보장 … "입시경쟁 완화 효과 있을 것"
학원은 특강 마케팅 편법 … 사교육 개인과외 팽창 우려

주 80시간 '공부과로' vs '휴일학습권'도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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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서울 강일동에 사는 최모(17ㆍ고2) 양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대치동 학원에서 수학과 논술 수업을 듣는다. 근처 분식집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 점심을 해결하며 주 2회, 하루 4~6시간 공부하고 저녁 늦게 귀가한다. 가족과 저녁식사를 하거나 담소를 나눌 시간도, 심적 여유도 없다. 최양은 "주말에 한 문제라도 더 풀어야 공부했다는 안도감도 들고 실제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최양은 주중에도 주 3회는 학교 인근으로 국어와 과학탐구 학원을 다닌다. 최양의 어머니 이모(52) 씨는 "강남 학원을 다니려면 휴일이 아니면 불가능한데, 강남으로 이사갈 형편이 안되는 집은 강남 학원 다니는 거 꿈도 꾸지 말라는 얘기냐"고 불평했다. 학원일요휴무제가 추진중이라느 뉴스를 보고 하는 말이다.


◆쉴 권리 VS 공부할 권리= 서울시교육청이 늘어나는 사교육 시장을 잡겠다며 다시 '학원일요휴무제'를 꺼내들었다. 일요일엔 학원 문을 닫도록 해 사교육을 억제하고 학생들에게 휴식을 보장해 주겠다는 취지다. 그렇다고 당장 시행하는 건 아니고, 학생과 학부모ㆍ교사ㆍ일반시민까지 참여하는 공론화를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 검토하고 논의해 실제 도입할지 말지 결정하게 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습 시간은 중학교 2학년이 주당 약 52시간, 고등학교 2학년의 경우 70시간, 특수목적고는 약 80시간 정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33.9시간이다. 서울교육연구정보원이 2016년 기준으로 조사한 연구에서 서울 지역 중학생의 33%, 일반고 학생 36%, 특수목적고ㆍ자율형사립고 학생 51%가 일요일에 학원을 다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원일요휴무제에 대한 조사도 있다. 중학생의 75.5%가 찬성, 고등학생은 51.9% 찬성, 학부모는 68.0%가 일요일 휴무에 찬성했다.


대치동 학원가 관계자는 "정작 중ㆍ고등학생과 학부모들은 휴일에도 학원을 원하고 있지 않느냐"며 "만약 제도가 시행되면 학원은 평일 학원비를 올리거나 특강 마케팅 등 편법을 쓸 것이며, 학생과 학부모들이 개인과외로 몰리는 현상도 불보듯 뻔하다"고 꼬집었다. 도곡동에 사는 학부모 김모(49) 씨는 "사교육을 억제하기 위해 학원을 제한하면 또다른 형태의 불법 사교육 시장만 커진다"고 했다.


하지만 심화되는 입시 경쟁을 조금이라도 완화하고 학생 인권을 보호하는 차원에서라도 이런 제도는 즉각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교사들의 모임인 좋은교사운동은 "성인들도 주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마당에 과로사 기준 60시간을 넘어 주당 70~80시간을 넘나드는 대한민국 학생들의 현실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현실성은 있을까…불필요한 논란 우려도= 학원일요휴무제를 적용하더라도 그 대상과 대상 과목, 위반시 제재 기준 등을 정하는 문제를 놓고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일례로 초등학생의 일요일 학원수업은 금지하되 중ㆍ고등학생 대상 학원은 허용한다는지, 예ㆍ체능이나 취미 활동 성격의 학원까지 금지해야 하느냐 하는 것들이다. 미대 진학을 준비하는 고1 학생 학부모는 "미대입시도 성적이 중요하기 때문에 주중엔 영어ㆍ국어 학원을, 주말엔 온전히 미술 수업에 시간을 쏟고 있다"며 "학원일요휴무제에 미술학원까지 포함된다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단속이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학원 관계자는 "서울에만 입시학원, 보습학원이 7000개가 넘는다. 툭하면 인력 부족을 탓하는 교육당국이 어떻게 일일이 단속하겠다는 말이냐"며 심야교습금지로 창문에 커튼 치고 밤늦도록 수업하는 학원처럼, 문을 걸어 잠그거나 장소를 옮겨 몰래 수업하는 학원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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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찬반이 첨예한 정책을 '공론화'라는 형식으로 추진하는 것 자체에도 불만이 많이 나온다. 형식적으론 여러 의견을 수렴하는 좋은 시도로 보이지만, 교육당국이 제도를 강행하면서 책임을 여론에 떠넘기고 비판을 모면하려는 '꼼수'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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