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ECB 빨리 움직이는 데, Fed는 앉아만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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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ㆍ채권 매입 등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자 미 연방준비제도(Fed)를 향한 비판을 또 쏟아 냈다. ECB는 발빠르게 움직여 미국 수출에 타격을 주는 데 Fed는 가만히 앉아 있다며 기준금리 대폭 인하를 또 다시 촉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ECB는 매우 빨리 움직였다. 금리 10bp(1bp=0.01%포인트)를 내렸다"면서 "그들은 매우 강한 달러화에 대해 유로화 가치를 떨어 뜨리려 노력했고 성공해 왔으며, 미국의 수출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리고 Fed는 앉아 있기만 한다"면서 "Fed는 우리가 이자를 지불하는 동안 돈을 빌려주면서 돈을 벌고 있다"고 지적했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경기 하강에 대응하기 위해 예금 금리를 현행 -0.4%에서 -0.5%로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또 11월부터 월 200억 유로 수준의 순자산 매입을 재개하고 이를 통해 상환되는 자금을 재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Fed를 향해 대규모 금리 인하를 촉구해왔다. 전날엔 마이너스금리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Fed는 금리를 제로(0)나 그보다 더 낮춰야 한다"며 "그런 다음에 우리의 부채(국채)를 차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채권 만기와 맞물려 이자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 뒤 "우리는 훌륭한 통화와 힘, 대차대조표를 갖고 있다"며 "미국은 항상 가장 낮은 이자율을 지급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은 없다. 제롬 파월 의장과 Fed가 순진해서 다른 나라들이 이미 하는 일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일생에 한 번뿐인 기회를 '멍청이들' 때문에 놓치고 있다"고 연준을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 일본 등이 금리를 마이너스로 유지하고 있다며 미국 경제의 활력을 더하기 위해 큰 폭의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지속적이고 노골적으로 연준을 압박해 왔다.

한편 Fed는 오는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금리 조정 여부 등 통화 정책을 결정한다. 시장은 Fed가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보고 있다. Fed는 지난 7월31일에도 글로벌경기둔화 조짐, 미ㆍ중 무역갈등 격화, 낮은 인플레이션율 지속, 기업 투자 감소 등 '불확실성'이 강화됐다며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