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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 주의보]②성묘·등산 중 말벌을 만났을 때 대처법은?
최종수정 2019.09.12 18:47기사입력 2019.09.12 18:00

국내 말벌전문가 최문보 경북대 교수가 알려주는 ‘말벌 대처법’
화려한색보다 어두운색 ‘선호’, 쏘였다면 재빨리 현장 벗어나야

[말벌 주의보]②성묘·등산 중 말벌을 만났을 때 대처법은? 최근 양봉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고 있는 외래종 등검은말벌의 집 모습. 한 군집이 1500~2000마리 가까이 되기 때문에 갈수록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 = 김현우PD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국내 대표적인 말벌연구자로 알려진 최문보 교수는 요즘 학교와 현장을 오가느라 정신이 없다. 말벌이 세력을 키워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9월엔 말벌집이 위치한 산을 찾는 벌초·성묘객과 등산객의 벌 쏘임 사고 또한 급증하고 있는 데다, 여기에 중국에서 유입된 외래종 등검은말벌로 인한 양봉 농가의 피해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 그렇다면 성묘 중 말벌을 마주했을 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또 말벌로 인한 양봉 농가 피해 예방에는 어떤 대책이 필요한 것일까? 말벌 박사 최문보 교수를 직접 만나 국내 대형말벌의 생태와 외래종 현황, 그리고 말벌로 인한 양봉 농가의 방제 대책을 짚어봤다.


- 추석을 전후해서 벌초와 성묘를 하러 무덤을 찾은 사람들의 말벌 쏘임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말벌의 위험성을 설명한다면?


▲ 말벌은 사회성 벌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집을 지키려는 행동이 굉장히 강하다. 특히 자기 집을 건드리거나 위협을 당하고 있다고 판단하면 집단으로 나와 공격하는 성향을 띤다. 그 때문에 벌초나 성묘를 하러 사람이 산 속, 무덤 근처로 다가가면서 땅을 쿵쿵거리거나 풀숲에 들어갈 경우 벌집과 맞닿아 있는 나뭇가지를 건드리거나 지나가면 진동이 일어나기 때문에, 자기 집을 공격한다고 생각한 말벌들이 집단으로 사람을 공격 하게 된다.


- 현재 국내에서 발견되는 말벌의 종류는 얼마나 되는가?

▲ 우리나라에서 관찰된 사회성 말벌은 총 30종이 기록되어 있고, 그중 사람에게 위험한 말벌들은 대형말벌에 속한다. 대형말벌은 국내에서 10종 정도가 확인되고 있는데, 가장 덩치가 크고 위험한 '장수말벌', 벽틈에 집을 짓는 '말벌', 풀숲에 집을 짓는 '좀말벌', 몸통이 아주 새까맣게 생긴 '검정말벌', 땅속에 주로 집을 짓는 '꼬마장수말벌', 중국에서 들어온 외래종 '등검은말벌', 말벌 중 특이하게 야행성인 ‘큰홑눈말벌’, 제주도에서만 발견되는 '황말벌', 유럽말벌의 아종인 ‘등무늬말벌’, 그리고 몸에 털이 나 있는 ‘털보말벌’이 국내에서 발견된 대형말벌들이다.


[말벌 주의보]②성묘·등산 중 말벌을 만났을 때 대처법은? 국내 말벌 전문가로 알려진 최문보 경북대 연구교수는 등검은말벌의 천적인 '은무늬줄명나방'을 발견해 연구 중에 있으나 아직 현실적인 대책으로 활용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사진 = 김현우PD

- 최근 외래종인 등검은말벌이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됐다. 이 종은 어떻게 유입됐고, 어떤 피해를 유발하는가?


▲ 등검은말벌은 2003년 부산항 인근 영도에서 최초 발견됐는데, 유입 경로는 중국 남부지역 저장성에서 수입한 목재에 월동하고 있던 여왕벌이 타고 들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최초 발견 이래 매해 세력을 확장한 등검은말벌은 현재 제주도를 제외한 한반도 전역에서 발견되고 있다. 등검은말벌은 본래 아열대종이라 대한민국의 겨울 기후에 월동하지 못하고 죽을 것으로 예측했으나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으로 겨울을 난 등검은말벌은 한반도에서 빠르게 그 세력을 확장한 사례다. 현재 등검은말벌로 인한 피해는 종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먼저 사람에 대한 공격성으로 인해 벌 쏘임 사고 급증의 주범이 되고 있으며, 특히 양봉장에 침입해 꿀벌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성향으로 농가 피해를 더욱 키우고 있다. 양봉 농가 추산 연간 피해액이 약 1,750억 원에 달한다고 하는데, 5년 뒤엔 피해액이 1조 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아울러 다른 토종 말벌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 토종말벌 개체 수가 감소하는 한편 최근에는 등검은말벌과 토종말벌의 교잡종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 그렇다면 등검은말벌을 퇴치하는 방법은 없는지?


▲ 벌집을 직접 제거하는 방법은 당장은 피해를 줄일 수 있지만, 전체 개체 수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양봉 농가에서는 말벌 유인용 트랩을 이용하고는 있지만, 이 또한 효과는 일시적인 상황이다. 최근 등검은말벌의 천적인 ‘은무늬줄명나방’의 활동을 연구 중에 있는데, 이 나방이 등검은말벌의 벌집을 갉아먹고 유충과 번데기를 공격해 개체 수 조절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그 직접적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말벌 주의보]②성묘·등산 중 말벌을 만났을 때 대처법은? 주로 땅 속이나 나무 밑에 집을 짓는 장수말벌과 꼬마장수말벌은 추석 성묘객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 중 하나다. 영상 = 이경도PD

- 말벌의 공격성을 두고 ‘말벌은 화려한 색을 좋아한다’ ‘아니다 어두운색에 더 잘 반응한다’ 등 의견이 분분하다. 실제 말벌은 어떤 색과 대상을 좋아하는가?


▲ 원색은 꽃의 색과 유사하기 때문에 말벌을 잘 유인하지만, 실제 공격하는 색은 대부분 짙은 색이다. 그 이유는 말벌의 전통적 천적이 대형 포유류인 곰, 오소리, 족제비 등인데 이런 동물의 털 색깔이 검은색 또는 짙은 갈색인 데서 기인한다. 때문에 짙으면 짙을수록 대상에 대한 말벌의 공격성은 높아지고 특히 털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사람이 말벌에 가장 많이 쏘이는 부위가 머리로 나타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 말벌 전문가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 말벌은 해충인가? 아님 익충인가?


▲ 통상 말벌이라고 하면 독침으로 사람을 쏘고, 양봉가에 피해를 주는 해충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실제 말벌은 곤충 생태계에서 최종 소비자로서 인간에게 피해를 주는 해충의 개체 수를 조절하는 등의 생태계 조절자의 역할이 굉장히 큰 종이다. 최근 외래종인 등검은말벌로 인한 양봉가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으나, 기존의 토종 말벌이 있었을 땐 적정 수준에서 공생이 가능했다. 양봉 업계를 위한 효과적인 등검은말벌 방제 책만 찾는다면 피해 문제는 자연히 해결된다. 자연 생태계에 말벌은 당연히 필요한 곤충이다.


- 명절을 앞두고 말벌에 노출이 잦은 시기다. 성묘객을 위한 말벌 대비책과 물렸을 경우 대처방법을 알려준다면?


▲ 성묘하기 전 무덤가 주변을 10분 정도 관찰할 것을 권한다. 성묘 철은 벌의 활동이 왕성한 시기기 때문에 벌이 보이기 마련이다. 무덤가에 벌이 감지됐다면 주변에 100% 벌집이 있는 것이니 제거하는 것이 시급하다. 또 주변에 벌이 날아다니는데 아직 쏘이지 않았다면, 다른 큰 행동을 하거나 빨리 도망갈 경우 벌이 위협을 느껴 사람을 쏘게 되므로, 천천히 뒤로 고개를 숙이면서 해당 장소를 빠져나오는 것이 좋다. 만약 벌에게 쏘였다면 공격이 시작됐기 때문에 천천히 빠지면 더 많이 쏘이게 되므로 무조건 쏘인 장소에서 멀리 벗어나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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