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매체 38노스, 北 방사능 오염물질 배출 우려
"北예성강-한강 만나는 지점, 오염 정도 조사를"
통일부 "NLL 부근서 해수 채취…결과 2주 소요"
위성사진에 포착된 북한의 평산 우라늄 공장으로 예성강 지류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공장과 지류 남쪽에 있는 저수지를 연결하는 폐수 처리 파이프가 보인다. 저수지에는 공장에서 방출된 폐기물로 추정되는 검은 물질이 있다. 미국의 민간 북한 분석가인 제이콥 보글은 공장에서 나온 방사성 폐수와 폐기물이 저수지 대신 지류에 누출됐다고 주장했다. <사진=38노스 캡쳐>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북한의 평산 우라늄 공장에서 나온 방사성 폐기물이 서해로 흘러 들어갔을 수 있다는 주장과 관련해 통일부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부근에서 해수를 채취해 분석 중에 있다고 28일 밝혔다.
최근 미국 언론을 중심으로 북한 황해북도 평산 지역 우라늄 광산·제련공장에서 나오는 방사능 물질이 예성강을 따라 서해로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8월 23일 금요일 오전경에 NLL 부근에서 해수를 채취해서 분석 중에 있다"면서 "분석 결과는 2주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이 대변인은 "평산에는 우라늄 광산과 정련시설만 존재하는 것으로 현재까지 파악하고 있다"면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이 경우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사능 오염물질 또는 방사능 수치가 높게 나오는 물질이 존재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석 결과가 나오면 필요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설명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27일(현지시간) 그간 촬영한 상업 위성사진들의 판독 결과를 토대로, 2017년부터 올해 사이에 북한 황해북도에 있는 평산 우라늄 광산과 농축공장에서 방사능 관련 폐기물 누출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우라늄을 추출하고 난 뒤 분리된 석탄성분의 검은 찌꺼기가 공장 인근 저수지에 버려져 쌓이는데 이곳에서 방사능을 비롯한 각종 독성물질이 주변을 오염시킬 수 있다고 38노스는 지적했다.
이 매체는 "평산 우라늄 공장에서 나와 예성강 지류를 가로 지르는 파이프를 통해 버려지는 액체 상태의 폐기물 찌꺼기는 환경적으로 안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저수지에 쌓여 있는 우라늄 광석 폐기물 찌꺼기로부터 유해 방사성 분자인 라돈(radon)이 뿜어져 나오고 방사선의 일종인 감마선(gamma-radiation)과 함께 역시 방사성 물질인 라듐과 독성 물질인 비소가 먼지 형태로 공기 중에 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방사능 및 중금속 등 독성물질을 함유한 폐기물 찌꺼기 침출수가 지하로 흘러 들어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저수지 둑이 침식이나, 홍수, 지진, 폭우 등으로 무너지거나 파손, 또는 범람으로 인한 오염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미국의 민간 북한 분석가인 제이콥 보글은 평산 우라늄 광산을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하고, 공장에서 나온 방사성 폐기물이 예성강을 통해 서해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공장이 예성강 지류를 가로지르는 파이프를 통해 폐수와 폐기물을 지류 남쪽 저수지에 방출한다면서 일부 폐기물이 지류에 바로 유입됐고 예성강은 서해로 흐르기 때문에 결국 서해까지 오염시킬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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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노스는 "현재로서는 평산 우라늄 공장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이 얼마나 많은 지역을 오염시킬지 알 수 없다"면서도 "한국 측이 한강과 예성강이 만나는 지역의 오염정도를 조사해 봐야 인체에 미치는 영향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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