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과학을읽다]달을 폭파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시계아이콘02분 08초 소요
언어변환 뉴스듣기
[과학을읽다]달을 폭파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지구와 달. 인류는 달을 폭파하려는 어리석은 계획을 수립하기도 했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AD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천체이자 유일한 위성인 '달'을 폭파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지구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인류의 삶과 이어져 있고, 묵묵히 자신의 궤도를 돌고 있는 달을 굳이 폭파할 이유가 있을까요?


이유를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달을 폭파하려던 어리석은 시도가 있었습니다. 2000년 미국의 물리학자인 레너드 레이펠 박사는 1958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미항공우주국(NASA)의 연구원으로 미국이 달 폭파 계획인 'A119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이후 공개된 비밀문서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에는 유명 천문학자였던 '코스모스'의 저자 칼 세이건 등 10여명의 과학자들이 미국 일리노이주 아모어 연구재단에 모여 달 폭파 계획을 논의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미국이 달을 폭파하려고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황당하지만 미국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세계 제2차대전이 끝난 이후 냉전이 시작되면서 미국과 구소련의 경쟁은 전 분야에서 본격화됩니다. 우주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957년 소련은 인류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 발사에 성공합니다.


이에 뒤질세라 미국은 같은 해 12월6일 인공위성 뱅가드 발사 현장을 전 세계에 생중계하면서 쏘아 올립니다. 그러나 뱅가드는 지상에서 겨우 1.2m 가량 떠올랐다가 불과 2초만에 폭발하고 맙니다. 예정했던 발사기간보다 1년이나 앞당겨 발사대에 세운 것이 발사실패의 원인이었지요.

[과학을읽다]달을 폭파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자빠진 스푸트니크'로 구 소련과 미국 언론의 비아냥을 받았던 '뱅가드호'가 발사 2초만에 폭발하는 장면.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인류 최초를 노리던 뱅가드 위성보다 먼저 소련이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데 성공한 것도 모자라 발사대를 벗어나지도 못하고 폭발해버린 것입니다. 게다가 당시 소련의 니키타 후르시초프 공산당 서기장은 미국에 조문을 보내 "뱅가드(Vanguard, 선봉)보다 리어가드(Rearguard, 후위)로 부르는 게 낫겠다"고 비꼬면서 백악관의 심기를 긁었고, 미국 언론들도 '플롭닉(Flopnik, 자빠진 스푸트니크)’ 등으로 부르며 조롱했습니다.


상황이 이쯤되자 미국은 이 모든 모멸감을 한방에 만회할 수 있는 이벤트로 달 폭파를 기획하게 됩니다. 당시 프로젝트팀의 목표는 지구에서 볼 수 있을 정도의 큰 버섯구름을 만드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원래 수소폭탄을 사용하려고 했으나 너무 무거워서 달까지 이동시킬 방법이 없어 일본 히로시마를 폭격한 규모의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로 계획을 바꾸게 됩니다.


결국 달을 폭파하기보단 달까지 핵미사일을 쏴 보낼 수 있는 기술을 과시함으로써 소련 영토 어디든 핵미사일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두려움을 적국에 주고자 했던 것이지요. 그래서 'A119 프로젝트'는 애초에 달 폭파 계획이 아닌 달에서의 핵실험 계획이라고 판단하는 학자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이 계획은 '달 식민지 프로젝트'가 새로 기획되면서 갑자기 취소됩니다. 일부에서는 방사능 낙진 등의 우려로 취소됐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이에 대한 진실 여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미국은 이런 사실이 공개된 이후 공식적으로 정부와 연관된 프로젝트가 아니었다고 부인했기 때문입니다. 민간 차원에서 추진했던 일이라는 것이지요.


어쨌든 미국이 당시에 달 폭파 계획을 실행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레이펠 박사의 주장에 따르면 "달에 아주 작은 흠집 정도를 내는데 그쳤을 것"이라고 합니다. 히로시마에 떨어뜨렸던 핵탄두 몇개 정도로는 달 표면에 고작 흠집밖에 낼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달을 폭파하기 위해서는 달에 수백km 깊이의 구멍 수천 개를 파서 그 안에 최대 규모의 핵폭탄 6천억 개를 묻은 후 터트려야 한다고 합니다. 엄청난 양의 핵폭탄이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달이 폭파됐다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요?

[과학을읽다]달을 폭파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달이 파괴되면 지구를 향해 쏟아지는 운석으로 지구는 멸망하게 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먼저 달 폭파로 인한 잔해, 즉 운석으로 인한 피해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달과 지구의 거리와 느린 궤도 속도 때문에 먼 곳에서 지구에 도달한 혜성에 비해 충돌로 인한 운동에너지는 적겠지만, 커다란 운석은 상상하기조차 힘든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작은 운석이라 할지라도 거의 핵탄두를 능가하는 위력을 발휘하겠지요.


또 운석의 숫자가 너무 많아 치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과학자들은 운석은 불타면서 그 운동에너지가 대기에 열로 흡수돼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불타서 사라질 때까지 대기를 데울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지구로 떨어지지 않고 우주 공간에 남은 운석은 행성의 고리로 퍼져 나가게 됩니다. 인류가 멸망한 지구에도 토성처럼 행성의 고리가 달리는 것입니다. 달의 조석력이 사라지면서 현재 지구의 자전축도 45도 이상 기울어질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그러면 지구의 반쪽은 계속해서 태양빛을 받게 되지만, 다른 반쪽은 영원히 암흑 속에 묻히게 된다고 합니다.


AD

달과 지구는 공생관계입니다. 달을 폭파시키려 했던 미국의 발상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지금 미국의 모습과 다른 것일까요? 지구에 살면서 달을 폭파하려는 냉전시대의 어리석음을 벗어나지 못한 국가가 적잖이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이 기사와 함께 보면 좋은 뉴스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