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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암컷? 수컷? 성(性) 바꾸는 해양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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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암컷? 수컷? 성(性) 바꾸는 해양생물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의 주인공 흰동가리는 성전환을 할 수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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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바다는 무한한 생명력을 잉태하고 있습니다. 반면, 상상할 수 없는 위험이 도사린 곳이기도 합니다. 일부 해양생물들은 이런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독특한 선택을 하게 됩니다.


해양생물들이 무리를 지키기 위해, 나쁜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성(性)을 바꾸는 것입니다. 암컷이 수컷이 되고, 수컷은 암컷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특징은 물고기들이 많이 보여줍니다.


대표적인 물고기가 '흰동가리'입니다. 우리에게는 '니모를 찾아서'라는 영화에서 '니모'로 잘 알려진 물고기지요. 이 흰동가리는 무리생활을 하는데 암컷이 주도권을 지닌 모계사회입니다. 암컷이 수컷보다 몸집이 2~3배 더 큰 것도 그래서입니다. 난자를 생산하는데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두머리인 암컷이 죽거나 사라질 경우 그 다음 서열인 수컷이 암컷으로 성을 바꾸고 무리를 이어가게 됩니다. 넓고 넓은 바다에서 다른 힘센 암컷을 찾는 것보다 두 번째로 힘이 센 수컷이 암컷으로 성을 바꾸는 것이 가족(무리)를 지키는데 더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흰동가리는 성을 한 번 바꾸지만 '리본장어'는 일생동안 성을 여러 번이나 바꿉니다. 리본장어는 하나의 개체 속에 암수의 생식소를 모두 가진 자웅동체 생물로 태어날 때는 수컷으로 태어납니다. 삶의 시작은 수컷이지만 어린 물고기 시절에 암컷으로 변합니다.

[과학을읽다]암컷? 수컷? 성(性) 바꾸는 해양생물

그러다가 몸 길이가 65㎝ 정도로 커지면 다시 수컷으로 변하고, 90~120㎝로 더 커지면 암컷으로 다시 변합니다. 성체가 됐을 때 암컷으로 변해 생을 마감합니다. 수컷일 때는 자신의 몸을 보호하고 성장하는데 힘쓰고, 암컷이 됐을 때는 산란에 집중해 종족을 보전하는 것이지요.


성이 바뀔 때마다 몸의 색깔이 변하는 것도 특징입니다. 생의 초반 수컷일 때는 검정색, 중간 성장기~절정기 때는 파란색, 절정기~종결기에는 노란색으로 몸의 색깔이 변한다고 합니다.


낚시꾼들이 최종 도전하는 어종은 '감성돔'입니다. 물고기의 맛은 다른 돔에 비해 뛰어난 편이 아니지만 손맛이 좋아 누구나 노립니다. 그러나 채비도 만만치 않고, 낚기도 어려워 감성돔을 낚을 수 있어야 진정한 '꾼'으로 인정받습니다. 그런데 이 감성돔도 성을 바꾼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감성돔은 태어날 때는 모두 수컷인데 1~2년이 지나면 난소와 정소를 동시에 지닌 자웅동체가 되고, 4~5년이 지나 30㎝ 이상으로 커져 성어가 되면 암컷으로 변합니다. 자웅동체가 자웅이체로 변신하는 것이지요. 더 많은 난자를 가지기 위해서는 덩치가 클 때 암컷으로 변신하는 것이 종족 보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과학을읽다]암컷? 수컷? 성(性) 바꾸는 해양생물 낚시꾼의 뜰채에 담긴 감성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물고기는 아니지만 우리가 즐겨 찾는 수산물 가운데 하나인 '굴'도 성을 바꾸는 해양생물입니다. 굴은 첫해 대부분 수컷이지만 2~3년이 되면 일부 개체가 암컷으로 성을 바꿉니다. 우리가 먹는 굴은 대부분 2~3년 정도 자란 암컷입니다.


그런데 주변 환경이 열악해지면 암컷에서 다시 수컷으로 성전환을 하기도 합니다. 나쁜 환경에서는 암컷일 때보다 수컷일 때 에너지 소비가 덜 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해양생물들이 성을 쉽게 바꾸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물속에서는 생식세포가 건조해질 위험이 없어 생식기관이 단순한 형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다른 성으로 변하기가 쉽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해양생물이 성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흰동가리나 리본장어처럼 무리에서 선택받은 한 마리의 수컷만이 성을 바꿀 수 있지만, 감성돔과 굴은 대부분이 성을 바꿉니다. 그 외에도 '세발치', '청줄 청소놀래기', '꼬막' 등도 암수가 바뀌는 해양생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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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암수 변화는 해구 등 극한 환경에 처한 해양생물 등에서 많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성을 바꾸는 것은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는 대변화여서 하등생물에서는 가능하지만 고등생물일수록 불가능합니다. 열악한 환경에 처한 하등생물의 생존과 종 보전을 위한 노력이 눈물겹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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