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미국의 전기ㆍ전력업체 제너럴일렉트릭(GE)가 '엔론 사태'에 버금가는 대규모 회계 부정을 저질렀다는 주장이 제기돼 월가가 발칵 뒤집어졌다.
15일(현지시간) 미 CNBC방송ㆍ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의 보도에 따르면 회계 전문가 해리 마코폴로스는 이날 언론 인터뷰를 갖고 GE가 부정확하고 결과적으로 사기인 회계 서류들을 감독 당국에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170페이지가 넘는 관련 보고서를 인터넷에 게시하고 감독 당국에도 제출했다.
마코폴로스는 GE의 보험 부문이 인구 고령화 등에 따른 손실 증가로 185억달러의 현금을 보충해야 하는 상황이며, 오일ㆍ가스 부문 사업체인 베이커 휴의 회계에서도 문제를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GE의 전체 회계 부정 규모가 약 380억달러(약 46조1700억원)으로, 이는 GE 시가 총액의 약 40%에 달한다고 말했다. 마코폴로스는 그러면서 현재까지 밝혀낸 규모는 '빙산의 일각'으로, 2001년 분식회계로 파산한 에너지 기업 '엔론'과 비견된다고 밝혔다.
마코폴로스는 미국 희대의 금융사기범 버나드 메이도프의 금융사기를 적발해 금융당국에 제보했던 인물로 유명하다. 그의 제보는 무시됐지만 결국 2008년 12월 이 메이도프는 500억달러 규모의 다단계 금융 사기(폰지) 혐의로 체포됐다. GE 주가는 마코폴로스의 폭로 후 이날 11% 급락하며 11년래 최저 수준인 8.01달러를 기록했다.
GE 측은 마코폴로스의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며 부인했다. CNBC에 따르면 로런스 컬프 GE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내고 "마코폴로스의 보고서에는 잘못된 사실과 주장이 담겨져 있다. 발표 전에 우리와 함께 살펴봤다면 (보고서를) 수정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GE 측은 마코폴로스가 자사의 주가를 떨어 뜨리기 위해 이같은 주장을 퍼뜨렸다고 덧붙였다. 실제 마코포로스도 자신이 GE의 주가 하락에 베팅한 헤지펀드와 함께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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