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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견우성과 직녀성은 칠석에도 못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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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견우성과 직녀성은 칠석에도 못 만나? 우리나라의 여름철 별자리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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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오늘은 음력 7월7일, 칠월칠석(七夕)으로 설화 속의 견우와 직녀가 은하수 위 오작교(烏鵲橋)에서 만나는 날입니다. 그런데 견우와 직녀 이야기는 설화라기보다 잘 만들어진 한 편의 과학소설 같습니다.


실제 견우와 직녀를 상징하는 별자리도 존재합니다. 지금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별자리들은 '국제천문연맹(International Astronomical Union, IAU)'이 지정한 88개의 서양 별자리인데 어떻게 동양의 설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별자리가 있을까요?


견우와 직녀 이야기는 중국 주나라, 지역으로는 허베이(河北) 지방의 설화입니다. 예로부터 농경사회였던 동북아 지방의 경우 별자리도 농사에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칠석 당일 밤하늘을 올려다 보면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동서로 마주한 견우성(牽牛星)과 직녀성(織女星), 그리고 옥황상제인 북극성(北極星)을 볼 수 있습니다.


옥황상제의 손녀이면서 베짜기 기술자였던 직녀와 소 잘치던 목동 견우의 사랑이야기는 농경사회에서 게으름을 경계하기 위해 만들어진 한 편의 교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랑에 빠져 본업인 베짜기와 소치기를 소홀히 한 직녀와 견우에게 옥황상제는 벌을 내립니다.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동서로 헤어져 살면서 1년에 딱 한 번 칠석에만 만날 수 있게 합니다.


그러나 칠석이 와도 견우와 직녀는 은하수를 건너지 못해 만나지 못합니다. 슬픔에 빠진 견우와 직녀의 눈물은 추수를 앞둔 지상에 홍수를 내 농사를 망치게 하지요. 이에 옥황상제는 지상의 새 중 높이 날 수 있는 까치와 까마귀에게 다리를 만들도록 해 둘이 만날 수 있게 해줍니다.


칠석 때는 까마귀와 까치를 통 볼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고, 칠석이 지나면 까마귀와 까치의 머리가 다 벗겨져 돌아오는 것도 견우와 직녀에게 머리를 밟혀서 그렇다고 합니다. 또 칠석에 내리는 비는 견우와 직녀가 다시 만나 너무 기뻐서 흘리는 눈물이고, 다음날 아침에 오는 비는 다시금 이별을 앞둔 그들이 슬퍼서 흘리는 눈물이라고 전해집니다.


칠석 때 동북아에서는 거의 매년 비가 오는데 최근 수십년간 비가 오지 않은 해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라고 합니다. 한반도의 기후는 이 시기 무더위의 고비로 북서 태평양의 해양성 열대 공기가 남쪽으로 물러가고, 대륙에서 건조하고 서늘한 공기가 밀고 내려오면서 구름대가 형성되는 때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비가 내립니다.


동양의 별자리와 서양의 별자리는 바탕 설화 등은 다르지만 위치는 대부분 겹칩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중국의 소주천문도(1247년)와 한국의 천상열차분야지도(1395년), 일본의 천문분야지도(1677년) 등에는 북극성과 북두칠성(北斗七星), 그리고 사방의 28수 등이 표기돼 있습니다.


이 별자리 지도에는 바둑을 두며 인간의 생사를 관장하는 두 신선 북두칠성과 남두육성(南斗六星), 견우성과 직녀성, 서로의 영토를 노리는 대각성(大角星)과 심대성(心大星) 등 동양 신화를 중심으로 별자리가 표시돼 있습니다. 서양의 별자리가 그리스로마 신화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말이지요.


견우성과 직녀성은 찾기 어렵지 않습니다. 요즘은 밤하늘의 별자리를 찾기가 쉽지는 않지만 공해나 광해가 전혀없는 시골에서 밤하늘을 올려본다고 가정하면, 북쪽 지평선에서 올라온 은하수는 약간 동쪽으로 구부러지면서 관찰자의 머리를 지나 남쪽 지평선으로 흘러갑니다.

[과학을읽다]견우성과 직녀성은 칠석에도 못 만나? 견우성과 직녀성은 베가, 알타이르, 데네브로 이어지는 여름철 대삼각형의 두 꼭지점으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림=이진경 디자이너]

바로 찾을 수 있는 북극성은 옥황상제이고, 견우성은 은하수를 중심으로 동쪽, 직녀성은 서쪽에 위치합니다. 여름철의 별자리와 은하수를 찾을 때 가장 기본이 되는 '여름철 대삼각형'은 거문고자리의 '베가(Vega)'와 독수리자리의 '알타이르(Artair)', 백조자리의 '데네브(Deneb)'입니다.


거문고자리의 베가가 직녀성이고, 독수리자리의 알타이르가 견우성입니다. 은하수는 백조자리의 데네브를 살짝 스치면서 흐르지요. 그래서 데네브는 나루터성이라고도 합니다. 이 세별은 모두 1등성으로 밝아서 비가 오지않고 맑은 날이면 서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밤 10시경이면 직녀성인 베가는 관찰자의 머리 꼭대기에 위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설화에서는 견우와 직녀가 눈물로 시작해서 눈물로 끝나기는 하지만 서로 만납니다. 실제 별자리는 어떨까요? 두 별이 움직여서 만나지는 않습니다. 스쳐 지나가지도 않습니다. 마냥 그 자리에서 서로 바라볼뿐 입니다.


은하수만 건너면 서로 만날 수 있겠지만 은하수 사이로 서로 마주보고 있는 그 거리도 까마귀와 까치가 다리를 놓아 건널 수 있는 한계를 넘었다고 봐야 합니다. 견우성과 직녀성의 거리는 16광년 정도라고 합니다. 빛의 속도로 16년을 가야 서로 만날 수 있는 거리라는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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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석에 비가오는 것은 지정학적 이유도 있겠지만 비가 와야 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입니다. 비가 오지 않고 별들이 잘 보이면 뭇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한 행동을 보여주면서 시간을 낭비할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오늘은 견우와 직녀의 소중한 시간을 지켜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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