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최근 국내에서 10년 만에 A형 간염이 대유행하면서 간염 질환 예방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A형 바이러스를 비롯해 바이러스성 간염을 일으킬 수 있는 바이러스는 다양하다.
감염 후 만성으로 진행될 수 있는 B형, C형 간염이 대표적이다. B형 간염은 백신으로 예방 가능하고 1995년부터 국가예방접종사업이 실시되고 있어 환자 수도 꾸준히 줄고 있다. 그러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C형 간염 환자 수는 2013년 4만3500명에서 2017년 4만7976명으로 최근 4년새 10% 증가했다. 특히 40대 이상이 전체 환자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C형 간염은 국내 암 사망률 2위인 간암, 간경변증의 주 원인 질환으로, 국내 간경변증 및 간암 환자의 10~15%는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발생한다. C형 간염은 만성화 위험이 높다. C형 간염 바이러스에 한 번 감염되면 10명 중 약 8명에서 만성 간염으로 진행되고 이중 30~40%는 간경변증, 간암으로 발전한다. C형 간염 단계에서는 병을 인지하지 못하다가 20~30년 지나 간경변증, 간암 등으로 진행한 후에야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C형 간염 환자들은 대다수 감염 사실을 잘 모르는데 무증상 특성 때문이다.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돼 만성화되더라도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검진 기회도 적어 C형 간염 감염 여부도 모른 채 일상생활을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시킬 수 있다. C형 간염은 혈액 매개 질환으로 손톱깎이, 면도기 등 혈액이 닿을 수 있는 도구들을 공동사용하는 경우 감염 위험성이 크다. 출혈이 동반될 수 있는 치과 치료, 한의원 부황, 침 치료 등 의료기관을 이용하면서 혈액 매개 전파가 이뤄져 의료기관이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 전파의 경로가 될 수도 있다.
C형 간염은 지난 20여년간 치료가 어려운 질환에 속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C형 간염 바이러스 유전자형에 따라 6~12개월의 긴 치료 기간에, 치료 성공률은 50%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치료약이 발전하면서 치료기간이 최소 8주(통상 12주), 치료 성공률이 90% 이상까지 올라갔다. 지난해 9월에는 C형 간염 바이러스 유전자형에 관계없이 최소 8주까지 단축된 치료 기간 동안 하루에 한 번 약을 먹어 99% 완치할 수 있는 약(마비렛)도 나왔다.
이처럼 C형 간염 치료 성공률은 높아졌지만 아직 진단받지 못한 숨은 환자는 전체 환자의 80%에 달한다. B형 간염은 국가검진 대상이나 C형 간염은 아직 포함돼 있지 않다. 만성화 위험 또한 백신이 있는 B형 간염 대비 C형 간염이 더 높다. 개인이 직접 의료기관을 찾아 항체검사를 받으면 진단 가능하나 질병에 대한 인식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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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필수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WHO는 2030년까지 C형 간염 퇴치를 위한 국가 차원의 계획 및 적극적 시행을 촉구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40대 이상 연령에서 특정 한 두 연령을 정해 매년 1회 C형 간염 항체검사를 시행한다면 비용 효과적으로 C형 간염을 발견, 치료해 완치는 물론 바이러스 감염 차단을 통한 예방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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