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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금리 누가 먼저 내리나…시중은행 눈치싸움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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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금리 누가 먼저 내리나…시중은행 눈치싸움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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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혜원 기자, 권해영 기자] 시중은행들이 예ㆍ적금 금리 인하 눈치전에 돌입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므로 한시가 급하지만 소비자들의 '눈총' 때문에 먼저 나서 금리를 내리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각 은행들은 구체적인 시점과 인하 폭에 대한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각 은행들은 이르면 다음주부터 예ㆍ적금 금리 인하에 나설 예정이다. 한은이 전날 기준금리를 1.75%에서 1.5%로 0.25%포인트 인하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한 시중은행 개인고객 담당 임원은 "한은이 예상을 깨고 이달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준비 중인 특판 상품 등의 금리까지 조정하기로 했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기준금리 인하분을 수신금리에 반영하려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누가 먼저 금리를 내리느냐다. 예ㆍ적금 금리에 기준금리 인하분을 반영하기 전에 예금 수요가 몰릴 수 있으므로 하루라도 빨리 수신금리를 내리고 싶은 게 은행들의 속내다. 하지만 수신 금리를 처음으로 내린 은행은 그만큼 따가운 시선을 받을 수 있다.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얌체 이자 장사' 비판을 조금이라도 덜 받고 싶은 것이다.


대출금리의 경우 코픽스(COFIXㆍ국내 8개 은행의 수신상품 금리를 가중평균한 값)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은행들은 다음달 인하에 나설 예정이다.


수신금리 인하 폭은 0.2%포인트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부의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비율) 규제 강화 때문에 상대적으로 예금을 더 많이 조달해야 하는 은행들은 인하 폭을 최소화할 가능성도 있다.


은행들의 수익성은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하는 수신금리에 더 빨리 반영돼 단기적으로는 이익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대출금리 인하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축소의 영향이 더 크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은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이익이 5000억원가량 늘어날 정도로 금리 변화에 민감하다"며 "한은이 기습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리고 향후 추가 인하까지 예상돼 은행들의 수익성은 갈수록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NIM은 올해 1분기 1.62%를 기록해 전년 동기(1.65%) 대비 하락했다.


은행들은 이 같은 영업환경 악화가 최근 지지부진한 주가에 더욱 찬물을 부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기 둔화, 가계대출 규제로 가뜩이나 은행주 흐름이 부진한데 금리 인하로 주가가 더 나빠질 것"이라며 "은행의 영업환경이 악화돼 수익성과 주가에 모두 부담을 주니 속만 태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중은행은 금리가 0.25%포인트 내릴 때 연간 이자이익이 평균 800억원 내외 감소할 것"이라며 "하반기 NIM 축소가 불가피하며 예대금리차 축소압력은 2020년 1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이 주가에 부담"이라며 "NIM 하락으로 빠진 주가 모멘텀은 올해 4분기 이후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시장 포화, 수수료 인하 등으로 영업환경이 악화된 카드사들은 중장기적으로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회사채 시장금리가 내려가면 카드사의 조달금리도 낮아져 대출금리 인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조달금리는 카드론과 현금서비스의 원가 요소 중 하나로 현재 국내 카드사들의 조달금리는 2% 안팎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가 시장 금리 하향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면 카드사들의 조달금리가 떨어져 카드론 등 대출금리의 인하 여력이 생긴다"며 "정상적이라면 카드사들의 부실 가능성을 줄여주니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는 연체율이 늘어 리스크 비용이 커지면서 오히려 카드론 금리가 오르는 변수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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