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절대주의 안돼" 英총리 마지막 연설, 트럼프·존슨 겨냥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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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다음 주 물러나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7일(현지시간) 사실상의 마지막 공식연설에서 포퓰리즘과 절대주의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승자와 패자로 나눠지는 '타협없는 절대주의'가 영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기후변화, 핵위기 등 국제적 과제에서 다자협력을 옹호하는 한편, 정치권에서 사용되는 악의적 언어들도 비판했다.

최근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도마위에 오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차기 총리 유력후보로 꼽히는 보리스 존슨 전 외무부 장관을 겨냥한 연설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채텀하우스에서 총리로서의 마지막 공식연설을 통해 "원칙과 실용주의를 결합하지 못하고 필요할 때 타협하지 못하는 무능이 우리의 모든 정치적 담론을 잘못된 길로 끌어내린다"며 이 같이 밝혔다.

특히 메이 총리는 포퓰리즘, 절대주의가 국제질서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거듭 지적했다. 그는 "절대주의는 영국 정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며 "전 세계에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우리는 유럽과 그 외 지역에서도 극우, 극좌 정당의 부상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관계가 점점 적대적이게 되고 있다"며 "절대주의는 다른 관점이 합리적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는 다른 견해를 보이는 사람들을 나쁜 동기를 가진 이들로 몰고간다"고 비판했다.

다만 메이 총리는 이 같은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 존슨 전 장관에 대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전 세계 정치를 통해 본 일반적 견해"라며 "좀 더 이성적인 영역에서 다른 견해들을 가진 사람들과 토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 서로 토론하고 논의하자"고 말했다.

그는 정치권의 언어가 점점 악의적으로 되고 있다는 점을 꼬집으면서 "어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을 비꼬지 않고서는 동의하는 방법을 모른다"고도 언급했다.

가디언은 "메이 총리가 존슨 전 장관과 같은 정치인들의 절대주의를 돌려서 후려쳤다"며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비판하지는 않았지만, 영국에 닥친 현재 곤경의 원인을 경직된 이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라고 꼽았다"고 전했다. 스카이뉴스는 "메이 총리가 포퓰리즘 확대에 대해 한탄할 수는 있지만, 먼저 거울부터 봐야할 것"이라며 "이 연설을 6개월 전 메이 총리가 봤어야 했다. 그녀가 타협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것은 블랙 코메디"라고 비판했다.

2016년 국민투표 직후 취임한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합의안 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임한다. 차기 영국 총리를 뽑는 집권 보수당의 당대표 선거는 다음 주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