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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보수 모두에 쓴소리…정두언, 당신이 그리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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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전 의원 세상 떠나자 정치권 침통, 애도의 목소리…합리적 보수의 상징, 정치평론 길 넓혀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정두언 의원! 영면하소서. 그곳은 모략도 없어 억울한 누명이 없을 겁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16일 정두언 전 의원이 서울 서대문구 아파트 인근 공원에서 세상을 떠난 소식이 전해지자 정치권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정 전 의원의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다. 17일 오전부터 조문을 받기 시작했는데 이재오 전 의원이 이명박 전 대통령(MB)의 조문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진보와 보수 양쪽 모두를 향해 비판의 칼날을 들이댄 인물이다.


"진보·보수 모두에 쓴소리…정두언, 당신이 그리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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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형 전 의원에 이어 새로운 '미스터 쓴소리'로 주목받은 인물이 정 전 의원이다.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여야 정당을 구분하지 않고 안타까워하는 이들이 이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남겼다. "한국의 자칭 '보수'가 이분 정도만 돼도 정치 발전이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불민(不敏)함에 종종 따끔한 비판을 하셨지만, 사실을 왜곡하는 중상이나 할퀴고 후벼 파는 식의 비방이 아니어서 성찰의 기회로 삼았다."


정치적으로 지향점이 유사했던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친형 같은 분이 세상을 떠났다"면서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정치적으로 지향점은 달랐지만 TV 토론의 상대로 자주 출연한 정청래 전 의원은 "정두언 형님의 비보를 접하고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고 전했다.


정 전 의원은 사건 당일까지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할 정도로 바쁘게 살았다. TV와 라디오 등 출연이 예정된 프로그램도 하나둘이 아니다. 그런 인물이 세상을 떠났으니 주변의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정 전 의원은 독특한 정치인이었다. 권력의 핵심부까지 올랐지만 스스로 내려온 인물이다. 경기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그는 국무총리실 공보비서관과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거치며 본격적인 정치 인생을 살았다.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 서울 서대문을 지역구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원내에 입성했다. 이후 18대 총선, 19대 총선까지 3선 고지를 밟았다.


보수 정당의 텃밭으로 보기 어려운 서울 강북에서 거둔 정치적 성과였다. 한나라당 최고위원과 여의도연구소장을 지냈고 국회 국방위원장도 역임했다. 정 전 의원의 뒤에 따라붙는 수식어는 '책사'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과 함께 여의도 정가에서 알아주는 정치 전략가다.


실제로 이 전 대통령 당선의 1등 공신으로 정 전 의원을 꼽는 이가 적지 않다. 이른바 'MB맨'으로 권력의 중심부에 이른 그는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비판에 앞장서다 눈 밖에 난 뒤 험난한 길을 걸었다. 눈물로 충정을 전하고자 했지만 한 번 틀어진 관계를 되돌리기는 어려웠다.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이후에는 사실상 정치 일선을 떠나 평론가(정치 해설가)의 길을 걸었다. 각종 TV와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 단골손님으로 초대됐다. 특히 굵직한 선거가 예정돼 있을 때는 '정두언의 분석'에 눈길이 쏠렸다. 하지만 합리적인 보수의 상징으로 평가받던 그의 삶은 끝을 맺었다. 상대도 수긍하게 하는 그의 따끔한 비판도 이제 들을 수 없게 됐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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