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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과 투자 청구서 동시 내민 트럼프…고심 깊어지는 재계
최종수정 2019.07.01 11:09기사입력 2019.07.01 11:09
칭찬과 투자 청구서 동시 내민 트럼프…고심 깊어지는 재계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여기 계신 여러분은 모두 훌륭한 비즈니스 지니어스(사업 천재)입니다. 제가 기업인으로 산 시절로 돌아갈 수 없지만 그 시간과 경험을 토대로 우리(미국) 경제를 살리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국내 기업인과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특유의 사업가 기질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재계 총수를 모아놓고 '사업 천재'라고 치켜세우며 동질감을 유도하는가 하면 대미(對美) 투자 확대를 면전에서 요구하는 당돌함도 숨기지 않았다.


당초 미국의 반(反) 화웨이 움직임에 동참할 것을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셈에 밝은 사업가 출신의 대통령이 미국 경제를 어떻게 되살리고 있는지 '셀프 칭찬'을 곁들이면서 우리나라 기업인의 기를 살리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과 일일이 시선을 맞추면서 미국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데 거듭 감사를 표했다.

때문에 재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화법과 투자 청구서를 놓고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한 대기업 임원은 "전반적 분위기는 좋았지만 쌍방향 소통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메시지 전달 자리였다"면서 "미국에 대한 투자 재점검 외에도 남·북·미 간 비핵화 프로세스 재개 조짐에 재계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비무장지대(DMZ) 내 오울렛 초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개성공단'을 직접 언급한 것과 관련해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는 남북 경제 협력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대 현안 중 하나로 꼽힌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미국의 외국산 자동차 관세 부과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긍정적 신호를 감지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동맹을 주제로 이야기하면서 "경제적 관계에 있어서도 튼튼하고 굳건한 동맹을 강화해왔다"면서 "그 대목을 좋게 평가하는데 특히 자동차 기업에 관해서도 이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슬며시 흘렸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만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무역확장법 232조 최종 관세 조치를 앞두고 다자 간 당위성과 명분 싸움이 치열한 상황인 만큼 부정적 시그널로 비치진 않는다"고 풀이했다.


주요 그룹은 이미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했거나 진행 중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투자 요구를 외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롯데그룹의 경우 최근 미국 루이지애나주(州)에 준공한 롯데케미칼 에탄크래커 공장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찬사를 보낸 만큼 투자 확대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 이후 취재진과 만나 "(미국 투자 계획) 몇가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손경식 CJ그룹 회장도 앞으로 미국 식품 및 유통 사업에 추가로 (최소) 1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전했다. 국내 대기업이 화웨이 장비 사용을 놓고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에 휩쓸릴 우려가 컸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을 자제한 점에는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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