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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훈련하며 인간성 회복"…일본 야치마타 소년원 'G.M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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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갑 찬 소년 품어줄 사회는 없나]<2>청소년 범죄 '엄벌화 정책' 실패한 일본

일본 지바현 야치마타 소년원 르포
동물 매개 교정 프로그램 지마크(G.MACㆍGive me a chance)
소년은 유기견 키우며 사랑과 신뢰 배우고
유기견은 새 주인 만나 사랑받고
"개 훈련하며 인간성 회복"…일본 야치마타 소년원 'G.MAC' 지난 4일 시작된 올해 첫 지마크 프로그램에서 훈련견으로 선택된 론. 론은 소년들의 손에서 3개월의 훈련 과정을 거쳐 새 가족을 만나게 된다.(사진=송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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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바(일본)=송승윤 기자] 일본 지바현 야치마타 소년원은 도쿄에서 1시간 30분 거리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 있다. 높다란 담이나 빼곡한 철조망 등 삭막한 모습을 상상했지만 얼핏보면 관공서로 착각할 만큼 깔끔했다. 이곳 소년원에는 개(犬)가 산다. 수감자를 감시하기 위한 경비견이 아니라 주인을 잃거나 버림받은 유기견들이다. 이 유기견들은 소년원에 수감된 소년들의 손에서 자란다. 소년들은 개를 키우는 방법을 공부하고 직접 돌보면서 훈련까지 맡는다. 이렇게 길러진 개는 다시 바깥으로 나가 새 주인을 만난다. 바로 소년원의 동물 매개 교정 프로그램인 지마크(G.MACㆍGive me a chance)다.


일본에는 총 51곳의 소년원이 있다. 저마다 조금씩 다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동물을 매개로 교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은 야치마타 소년원이 유일하다. 이곳에는 현재 60명의 소년이 수감돼 있다. 평균 수감 기간은 1년2개월(지난해 기준)로 비교적 중한 범죄를 저지른 소년이 많은 편이다. 소년원 직원 1명당 담당 인원은 2~4명 수준이다. 여기서 직원은 '선생님'으로 불린다. 소년들을 관찰하고 선도하는 역할을 할 뿐 아니라 고민이나 불안을 들어주기도 하고 공부까지 직접 가르치기 때문이다.

"개 훈련하며 인간성 회복"…일본 야치마타 소년원 'G.MAC' 일본 지바현에 있는 야치마타 소년원. 이곳에는 현재 60명의 소년이 수감돼 있다. 소년원 직원들은 '선생님'으로 불린다. 소년들을 관찰하고 선도하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담당 소년들의 고민이나 불안을 들어주기도 하고 공부까지 직접 가르치기 때문이다.(사진=송승윤 기자)

2014년 시작된 지마크 프로그램은 한 번에 3개월씩 1년에 두 차례 진행된다. 과정은 12단원으로 구성되며 개의 감정을 읽는 법과 관찰하는 방법, 건강관리 등을 비롯해 사람의 지시를 이해하게 하는 고난도 훈련까지 포함돼 있다. 동물보호단체 '휴머닌재단'에서 나온 훈련사의 도움을 통해 소년들은 개가 새로운 환경에서 잘 지낼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것을 직접 가르치게 된다. 지금까지 이 과정을 거친 29마리의 개는 모두 분양을 원하는 새 가족의 품에 안겼다.


올해는 지난 3일부터 지마크 프로그램이 진행됐지만 기자가 방문한 날은 프로그램이 진행되기 이전이었던 탓에 아쉽게도 직접 개를 훈련시키는 소년들의 모습을 보진 못했다. 대신 올해 처음으로 소년들이 키우게 될 개를 소년들보다 먼저 만나볼 수 있었다.

"개 훈련하며 인간성 회복"…일본 야치마타 소년원 'G.MAC' 야치마타 소년원의 동물 매개 교정 프로그램인 지마크(G.MACㆍGive me a chance) 프로그램.(사진=송승윤 기자)

소년들에게 맡겨질 개의 이름은 '론'. 인근 동물보호센터에서 온 믹스견 론은 아무 훈련도 받지 않은 상태였다. 사람을 좋아하고 잘 따르는 온순한 성격이어서 훈련 대상견으로 선택됐다. 소년원에 올 수 있는 개는 공격성이 없어야 하고 적당한 크기여야 한다. 가능한 한 사람과 즐겁게 지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조건이다.


야치마타 소년원 응접실에서 만난 론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냄새를 맡다, 생전 처음 보는 기자를 향해서도 반갑다는 듯 꼬리를 흔들어댔다. 상대가 누구든 무조건적인 사랑과 믿음을 보여주는 개의 특성을 통해 소년들도 누군가에게 애정을 쏟거나 믿음을 주는 법을 배워 간다.

"개 훈련하며 인간성 회복"…일본 야치마타 소년원 'G.MAC' 지마크 프로그램의 교관이자 동물보호단체 휴머닌재단 직원인 나카무라 도루 훈련사가 소년원 앞에서 론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소년들은 프로그램 진행 기간에 나카무라 훈련사에게서 개를 돌보는 법과 훈련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사진=송승윤 기자)

지난해 10월부터 지마크 프로그램 교관을 맡은 나카무라 도루 훈련사는 "사람에게는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 소년들도 개에게는 금방 마음을 여는 경우가 많다"면서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엔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아이들도 프로그램이 끝날 때가 되면 변화한 모습을 보이곤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소년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마크 프로그램의 보조를 맡고 있는 나카지마 교사는 "생활태도가 좋거나 동물을 학대한 경험이 없는 소년 가운데 희망자의 신청을 받아 심사를 통해 3명 정도를 추린다"면서 "프로그램을 통해 교화가 될 가능성을 보이는 아이들에게 의사를 먼저 묻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개 훈련하며 인간성 회복"…일본 야치마타 소년원 'G.MAC' 소년원의 모든 일과는 교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일본에서도 소년원은 지내기 편한 곳이 아니다. 오히려 형무소보다 엄격한 곳이라는 의견도 많다.(사진=송승윤 기자)

이번에는 이런 과정을 통과한 고다(가명)와 오니쓰카(가명), 사토(가명) 등 소년범 3명이 프로그램 참가자로 선발됐다. 고다와 사토는 사람을 전혀 믿지 못한다. 부모와 인연을 끊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어른을 신뢰하지 않는다. 오니쓰카는 자극적인 일을 찾지 않으면 생활이 되지 않는다는 소년이다. 나카지마 교사는 "직전 프로그램에도 3명이 참가했는데 그중 한 명이 놀라운 변화를 보인 적이 있다"며 "사람을 통해 태도를 변화시키는 것은 어렵지만 동물을 매개로 마음을 여는 법을 배우는 것은 효과가 큰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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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은 지난 4일부터 3명의 소년에게 맡겨졌다. 소년들은 앞으로 3개월 동안 하루에 두 시간씩 일주일에 네 번 론을 키우고 훈련시키게 된다. 주인에게서 버려진 유기견이 같은 아픔을 또 겪지 않도록 새 가정에 적응하는 것을 돕기 위한 것이다. 그러는 동안 소년들은 누군가를 돌보면서 느끼는 즐거움 그리고 책임감, 상대를 믿고 마음을 여는 법을 배우게 된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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