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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입찰 산 넘은 넥슨 매각의 '3가지 변수'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김정주 대표의 계산이 너무 복잡하다." 4일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은 우여곡절 끝에 본입찰을 마친 넥슨 인수전을 이렇게 평가했다. 높은 가격을 받고 싶지만 그럴 만한 인수 후보는 마땅치 않고, 인수 의지를 가지고 있는 곳에는 회사를 팔고 싶지 않은 데다가, 일정이 계속 지연되면서 회사를 꼭 팔아야 하나 하는 고민까지 할 법한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의 의중을 '복잡한 계산'이라는 말로 설명한 것이다.


이 때문에 넥슨 인수전은 올해 초부터 공개 매각 절차가 진행된 뒤 5개월이 지났지만 세 차례 연기만에 겨우 본입찰이 마감됐을 정도로 지지부진한 진행을 보였다. 게다가 본입찰을 마쳤지만 향방은 여전히 가늠하기 쉽지 않다. 업계에서는 올해 연말까지 장기전이 진행될 수 있다고 보고 있고 한편으로는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국 게임산업의 미래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지만 이처럼 여전히 안개가 걷히지 않는 데는 향후 판을 뒤흔들 수 있는 '가격', '일정', '텐센트'라는 세 가지 변수가 똬리를 틀고 있다.


◆15조원 이상? 가격 이견(異見)=가장 큰 변수로 꼽히는 것은 가격이다. 김 대표는 본인과 특수관계인 등이 보유한 NXC 지분 98.64%를 매각 대상으로 내놨다. 시장에서는 10조원 이상 거래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성사되면 국내 최대 규모의 기업 매각 사례가 된다. 10조원 규모라는 근거는 NXC가 보유한 넥슨 주식의 평가액에서 나왔다. NXC는 일본에 상장된 넥슨의 지분 47.98%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6~7조원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넥슨은 넥슨코리아의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NXC가 보유한 각 게임 자회사와 관계사들의 지분 평가액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1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김 대표는 여기서 한발 더 나갔다. 지난해 1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넥슨의 기업 가치에 더불어 NXC가 인수한 고급 유모차 브랜드 스토케,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 등 다른 기업의 가치도 높게 봤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15조원 이상을 원하고 있어 매수자들이 주저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본입찰에 참여한 넷마블, 카카오, MBK파트너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베인캐피털 등 인수 후보 모두 넥슨을 인수하는 데 15조원의 자금을 동원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앞으로 인수 후보 간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 후보 기업들 사이에서도 15조원은 너무 비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15조원이면 아시아나항공 인수대금의 10배에 달하는데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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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지는 일정과 피로감=가격 이견에 더해 일정이 계속 지연되고 있는 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본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은 모두 인수 의사를 밝히거나 인수 후보로 분류됐던 곳들이다. 그럼에도 본입찰은 처음에는 4월 중 진행될 예정이었다가 지난달 15일로 한 차례 미뤄졌고 이후 또 다시 24일로 연기된 후 다시 31일로 마감 시한이 늦춰졌다. 업계에서는 일정이 계속해서 지연된 것은 가격 문제와 더불어 김 대표가 원하는 인수 후보자 참여를 기다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인수전의 결정권을 쥐고 있는 김 대표는 지속적으로 글로벌 기업들에 인수 의사를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인수전 참여를 밝혔던 기업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진이 빠진다'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럼에도 결국 예상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 기업들만 본입찰에 참여했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향후 일정도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위 교수는 "예측대로 본입찰에 참여한 기업 명단에 변경이 없다는 것은 이 기업들 외에는 넥슨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라며 "이대로 가면 장기전으로 진행될 수 있고 불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텐센트 영향력=넥슨 인수전의 마지막 숨은 변수는 중국의 게임 기업 텐센트다. 본입찰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향후 열쇠는 텐센트가 쥐고 있다는 전망도 있다. 텐센트가 본입찰에 참여한 곳들과 손을 잡고 자금을 대면 김 대표가 원하는 가격과 절충점을 찾으면서 인수전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텐센트는 본입찰에 앞서 대부분의 예비후보들과 접촉하며 컨소시엄 구성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특히 텐센트는 넷마블의 3대 주주, 카카오의 2대 주주인만큼 이들과도 함께 할 가능성도 있다. 주주인 텐센트가 넷마블이나 카카오의 자금줄 역할을 하며 인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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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는 넥슨 매출의 절반에 달하는 '던전앤파이터'를 중국에 퍼블리싱하면서 매년 넥슨에 1조원을 지불하고 있다는 점도 이 게임의 지식재산권(IP)이 다른 기업에 넘어가는 것을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설득력을 더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 게임시장의 규제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텐센트가 대규모 투자를 집행할지는 미지수지만 던전앤파이터의 가치나 넷마블, 카카오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텐센트는 넥슨 인수전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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