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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부품 팔다 '벤츠·볼보' 삼킨 中 지리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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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業스토리]창업자 리슈푸 '자동차' 향한 집념
신의 한수가 된 '볼보'...합작품 '링크앤코' 출시
벤츠까지 사들인 리슈푸의 과감한 투자

냉장고부품 팔다 '벤츠·볼보' 삼킨 中 지리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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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토종 자동차 브랜드 '지리자동차(吉利·Geely)'가 전 세계 자동차업계를 선두하고 있다. 스웨덴 볼보(Volvo), 영국 스포츠카 로터스(Lotus), 미국 비행자동차 테라푸지아를 차례로 인수, 지난해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최대주주로 등극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그야말로 독식하고 있다.


지리자동차 창업자이자 회장인 리슈푸(李?福)는 원래 냉장고 부품 공장을 운영했었다. 하지만 1989년 당시 중국 정부가 냉장고 지정 생산제를 실시하면서 오토바이 사업을 시작했다. 1996년 운수대통을 뜻하는 ‘다지다리(大吉大利)’에서 이름을 따 ‘지리그룹’을 설립했고, 한 해에 43만 대의 오토바이를 판매해 15억 위안(약 257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는 등 순항을 거듭했다.


리슈푸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1999년 자동차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중국 자동차 시장은 국유기업이 독점하고 있었고, 정부가 자동차를 만들어본 적도 없는 작은 민간기업에게 자동차 생산 허가증을 쉽게 내줄 리도 없었다. 결국 리슈푸는 파산 직전의 소형차 생산 국유 자동차기업을 인수해 겨우 자동차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대신 승용차는 만들 수 없었기 때문에 리슈푸는 3년 동안 중국 정부에 ‘승용차를 만들게 해 달라’ 호소한 끝에 2002년 승용차 생산 허가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지리자동차는 저가 자동차를 만드는데 올인했다. 중국 내에서 국산차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고급화 전략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게다가 당시에는 저가형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을 갖춘 지리자동차는 내수 시장점유율을 이끌어냈다.

냉장고부품 팔다 '벤츠·볼보' 삼킨 中 지리자동차 지리자동차와 볼보의 합작품 링크앤코 [출처- Lynk&Co 공식홈페이지]

신의 한수가 된 '볼보'

지리자동차를 두고 지금까지 회자가 되는 사건은 2010년 볼보를 인수한 것이다. 2007년 미국 금융위기로 포드는 산하 브랜드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는데, 여기에는 볼보도 포함돼 있었다. 처음 리슈푸가 볼보 인수 의사를 밝혔을 때 포드는 무시했었다. 지리자동차 외에도 여러 자동차 제조사들이 인수 의사를 보인 데다 지리자동차는 업계에서 무명 수준이었기 때문.


집념의 리슈푸는 포드사에 볼보 인수의 정당성, 볼보 발전 계획, 브랜드 가치 향상 등을 약속하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기존의 스웨덴, 벨기에 생산라인에서 지속 자동차를 생산할 것과 볼보 자체 브랜드를 존중하겠다는 약속까지 더해졌다. 결국 2010년 지리자동차는 볼보 지분 100%를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는 볼보 인수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중국 기업에 대한 편견 때문에 업계 전문가들은 지리자동차가 볼보의 기술을 제멋대로 사용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업계 예상과 달리 리슈푸는 "볼보의 기술과 지적재산권은 볼보에 있다. 지리는 지리, 볼보는 볼보다. 우리는 볼보의 주주권만 소유했을 뿐이다"고 단언했다.


리슈푸의 전략은 현명했다. 사실 지리자동차는 프리미엄 브랜드인 볼보와 달리 10만 위안(약 1700만원)대 저가형 모델을 가진 브랜드다. 만약 지리자동차 기존 모델에 볼보의 엔진이나 부품 등을 합치면 가격은 기존보다 30% 이상 비싸져야 하는데, 이는 주요 소비자층이 바뀌는데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볼보의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은 덕분에 지리자동차의 브랜드 이미지도 상당히 개선됐다. 기존 중국 토종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가진 지리자동차가 볼보가 가진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로 인해 그 후광을 나눠가지게 된 것이다. 게다가 90년 넘게 축적된 볼보의 노하우를 접목한 별도의 럭셔리 브랜드 '링크앤코(Lynk&Co)'를 출시하면서 프리미엄 시장에도 진출했다.

냉장고부품 팔다 '벤츠·볼보' 삼킨 中 지리자동차

벤츠까지 사들인 리슈푸의 과감한 투자

볼보를 인수한 이후 지리자동차는 말레이시아 자동차 제조사 '프로톤' 지분 49.9%를 인수했고, 뒤이어 영국 스포츠카 제조사 '로터스'를 인수했다. 차세대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미국 비행자동차 스타트업 '테라푸지아'까지 사들이며 거침없는 인수합병(M&A)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해 2월에는 볼보 인수보다 더 큰 사건이 일어났다. 지리자동차가 메르세데스-벤츠의 최대주주로 등극한 것이다. 지리자동차가 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 지분 9.69%를 인수한 것이다. 기관 투자자들이 70%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을 가지게 된 것은 아니었으나 중국 토종 기업이 세계 1위 자동차 제조사의 1대주주가 된 것은 자동차 업계에 한 획을 그은 일이라는 것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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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를 산하에 두고 벤츠의 최대주주가 된 리슈푸에게 충분한 성공이란 없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1세기 자동차 시장 경쟁자는 동종 업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한다. 업계가 그의 앞으로의 행보에 더욱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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