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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인터뷰]연제광 감독 "봉준호·다르덴 형제 감독처럼 내 스타일 만들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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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프랑스)=이이슬 연예기자]

[칸 인터뷰]연제광 감독 "봉준호·다르덴 형제 감독처럼 내 스타일 만들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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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감독일 거라고 생각했다. 한없이 섬세하고 디테일한 그의 15분 영화 세계. '령희'(ALIEN)에 담긴 연제광 감독의 특별한 시선 때문이었다. '령희'는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학생 단편)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칸 현지에서 만난 그와 다소 특별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칸 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팔레 드 시즈에서 그를 만났다. 내리쬐는 태양을 피해 찾은 곳은 건물이 한눈에 보이는 중앙계단이었다. 갑자기 진행된 할리우드 스타일의 인터뷰에도 그는 아무렇지 않게 털썩 주저앉아 이내 작품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싱그러운 청춘의 매력에 눈꼬리가 내려갈 때쯤 의외의 담담함도 보였다. 그렇게 연 감독은 29살에 단편영화로 칸에 입성한 패기와 여유를 뿜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지난 13일 프랑스에 도착한 연제광 감독은 '령희' 팀 배우, 스태프들과 파리 여행을 즐기며 칸에 대한 긴장을 날렸다고 했다. 칸에 도착해 19일부터 현지 취재 중인 국내 언론과 인터뷰 중인 그는 기사를 본 지인들의 반응을 전하며 수줍어했다.


"저는 기사를 못 봤는데, 축하를 많이 받았어요. '잘 있다 오라'는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졌어요. 힘이 납니다."


연제광 감독은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칸행 항공권을 지원받았고, 칸에서 머무를 숙소 비용은 칸 영화제 측에서 지원해줬다. 공식일정을 앞둔 그는 다소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무너지지 않으려 자신을 애써 다잡는 그에게서 스물아홉 감독답지 않은 여유가 읽혔다.


"자신감을 만끽하기보다 현실을 직시하는 게 중요하죠. 우선 관객의 반응을 보고 판단하고 싶어요. 기분이 좋지만,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체크하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고민 중입니다."


처음 발표가 나던 순간을 떠올리며 연제광 감독은 입가에 번지는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시계를 처음 발표되던 순간으로 되돌렸다.


"밥을 먹고 있었는데, 초청 메일을 본 순간 아무런 맛도 안 느껴졌어요. 멍하게 됐죠. '이제 됐다' 이야기했어요. 주변에서 축하한다는 인사를 많이 해줬고, 그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조금 놓이는 기분이 들었어요. 가족들은 축하하고, 잘 다녀오라는 이야기를 해줬어요."


칸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르던 순간은 어땠을까. "잘 즐기고 오자고 했어요. 여기가 끝이 아니니까 좋은 기운을 받아서 앞으로 더 나아가자는 다짐을 했달까요. 여기 온 것만으로 감사해요. 저를 믿고 함께 작업해준 배우, 스태프들한테 은혜를 갚았다는 생각에 후련하기도 해요."


[칸 인터뷰]연제광 감독 "봉준호·다르덴 형제 감독처럼 내 스타일 만들고파"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 과정 졸업작품인 '령희'는 칸 국제영화제의 선택을 받았다. 영화를 꿈꾸는 수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작품을 만들고 칸의 문을 두드린다. 가늠 못 할 엄청난 경쟁률을 뚫은 연제광 감독이다.


"작품을 촬영할 때 가장 중요한 게 카메라의 시선이라고 생각했죠. 어떻게 하면 최대한 윤리적 시선 안에서 주제를 펼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그게 통하지 않았을까요."


연제광 감독은 시나리오, 촬영, 편집 등 '령희'를 작업하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사회적 약자를 다루는 영화인데, 자칫 대상화시킨다면 제 의도와는 다르게 좋지 않은 영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윤리적 시선을 지키고자 했어요."


'령희'는 오는 23일 오전 11시(현지시각) 칸에서 공식 상영된다. 기대하는 반응을 묻자 그는 잠시 숨을 고르며 이내 신중하게 답변을 이어갔다.


"제 의도를 관객들이 잘 이해해주시길 바라요. 최소한의 인간성이 지켜지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고 관객들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령희'는 4회차 촬영을 진행했다. 애초 더 짧은 일정을 계획했지만, 새벽 장면 촬영에 공을 들이느라 일정이 추가됐다.


"매일 새벽 촬영을 진행하느라 총 4회차로 촬영했어요. 사전에 리딩과 리허설을 충분히 진행한 후 진행했고요. 안전장치 등을 충분히 알아본 후 진행했기에 큰 문제는 없었어요."


졸업작품 촬영은 지원이 마땅치 않다. '령희' 역시 쉽지 않았을 터다. "제작비는 제가 전부 조달한 건 아니었어요. 지원을 받았는데, 외가 쪽 어른들이 많이 도와주셨고, 현재 장편영화를 준비 중인 제작사 테이크에서 도움을 주시기도 했어요."


연제광 감독은 장편 영화를 준비 중이다. 올해 졸업해 이제 본격적으로 영화계로 뛰어든 그에게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냐고 물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제 스타일로 최선을 다해 만들고 싶어요. 영화제나 흥행에 목메다 보면 제일 중요한 작품에는 집중할 수 없잖아요. 제 스타일대로 최선을 다하면 관객이 좋게 봐주시지 않을까요?"


[칸 인터뷰]연제광 감독 "봉준호·다르덴 형제 감독처럼 내 스타일 만들고파"


연제광 감독은 2014년 'AMNESIA'로 제12회 아세아 태평양 대학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이후 2017년 '종합보험'은 제16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2018년 '표류'는 제20회 대전독립영화제 일반 대학 경쟁 섹션, 제16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국내 경쟁 부문,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 경쟁 부문 단편, '홍어'는 제3회 서울 국제음식영화제 오감 만족 세계 단편선, 제34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 한국 경쟁, 제42회 서울독립영화제 경쟁 부문 단편 등의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섬세한 연출, 사회적 시각을 갖춘 연 감독의 작품이 봉준호 감독의 초창기를 연상케 한다는 반응도 있다.


"과찬이에요. 제가 하고 싶은 영화를 했을 뿐인데 감사하죠. 봉준호 감독과 다르덴 형제(장 피에르 다르덴·뤽 다르덴) 감독을 좋아해요. 봉준호 감독님은 자신이 하고픈 이야기를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만들며 작품성과 예술성을 모두 가져가시는 좋은 감독님이라고 생각해요. 다르덴 형제 역시 자신만의 스타일로 사실주의 장르를 개척한 분들이죠. 저도 그런 부분을 닮고 싶어요."


칸(프랑스)=이이슬 연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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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제광 제공, '령희'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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