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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덮치는 넷플릭스]150만이 넷플릭싱, 韓안방 점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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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유럽 삼킨 영상블랙홀, 국내 시장 지배 총공습 시작

[한류 덮치는 넷플릭스]150만이 넷플릭싱, 韓안방 점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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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1."예전엔 무한도전이나 개콘(개그콘서트)을 안 보면 대화에 못 꼈지만 이제는 넷플릭스를 안보면 핵인싸(어떤 무리의 중심을 이루는 사람)가 아니예요." 직장인 안승훈 씨(35세)는 넷플릭스 마니아다. 액션어드벤처(1365), 어덜트애니메이션(11881), B급호러영화(8195) 등 넷플릭스 장르별 고유 코드번호까지 외울 정도다. 한국에서는 접하기 어려웠던 동성애ㆍ페미니즘ㆍ스탠드업 코미디 등 소재ㆍ주제ㆍ장르가 다양해 볼거리가 무궁무진하다. 친구들과 나누는 대화도 넷플릭스에서 뭘 봤더니 어떻다는 품평이 대부분이다.


#2."#넷플릭싱 #꿀잼 #인생드라마 #띵작(명작)" 박가연(24세)씨는 인스타그램에 넷플릭싱 태그를 올리는 게 유일한 낙이다. 하루종일 넷플릭스로 콘텐츠를 몰아보는 일상을 뜻하는 '넷플릭싱(netflixing)'이란 말은 소셜미디어에서 유행이 된 지 오래다. 넷플릭스에 가입한 첫달은 최저가격인 베이직(월 9500원)으로 결제했지만 언니와 남동생, 엄마와 함께 즐기기 위해 최고구간인 프리미엄(월 1만4500원)으로 바꿨다. 프리미엄은 UHD화질로 TV에서 시청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가족들이 각자 방에서 태블릿, 노트북,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콘텐츠를 볼 수도 있다. 박 씨는 "한달 1만4500원이면 치킨 한 마리 가격인데 그 값에 고품질의 영화 10편은 넘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돈이 아깝지 않다"며 만족스러워했다.


[한류 덮치는 넷플릭스]150만이 넷플릭싱, 韓안방 점령한다


◆ 유럽과 한국서 넷플릭싱족 급증 =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OTT) 서비스 넷플릭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검색=구글링'이란 말처럼 '콘텐츠 시청=넷플릭싱'이란 용어가 고유명사로 통용될 정도다. 전 세계 넷플릭스 가입자는 2016년 9300만명에서 2017년 1억1700만명, 2018년 1억4800만명으로 급증하고 있다. 국내 이용자 수도 가파르다. 시장조사업체 애플리케이션(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3월 넷플릭스 유료 이용자 수는 153만명, 유료 결제금액은 200억원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12월 90만명이던 가입자는 올해 1월 107만명을 기록하며 100만 고지를 넘어선데 이어 2월 114만명으로 매달 꾸준히 늘고 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국내 넷플릭스 웹ㆍ앱 순 방문자는 240만2000명으로 1년 전(79만9000명)보다 3배 넘게 늘어났다. 이달 초 넷플릭스가 월 9500원(베이직)의 저렴한 요금제를 앞세운 새로운 요금개편안을 내놓은 것을 고려하면 가입자는 더욱 빨리 증가할 가능성이 커졌다. 황유선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부연구위원은 "넷플릭스의 인기는 국내 소비자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고 국내 콘텐츠 제작물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존재한다"면서도 "한류 콘텐츠가 넷플릭스에 종속되면서 국내 콘텐츠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넷플릭스의 방송시장 독과점이 콘텐츠 업계의 넷플릭스 종속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한류 덮치는 넷플릭스]150만이 넷플릭싱, 韓안방 점령한다


◆ 콘텐츠 제작 하청기지로 전락 우려 = 넷플릭스 종속화는 이미 유럽에서 현실이 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로이모건리서치에 따르면 영국에서 넷플릭스의 동영상 시장 점유율은 무려 83%에 달한다. 스웨덴과 핀란드 등 비영어권 유럽 국가에서도 76%로 높은 편이다. 반면에 자체 콘텐츠 제작 경쟁력은 약화되고 있다. BBC에 따르면 넷플릭스 진출로 인해서 10년간 영국 기업의 콘텐츠 제작 투자비용은 7170억원이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토니 홀 BBC 사장은 지난해 리버풀에서 열린 행사에서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고 의존하는 영국 콘텐츠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우려를 강하게 표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EU집행위원회는 넷플릭스를 대상으로 전체 콘텐츠 중 최소 30%를 EU에서 제작한 지역 콘텐츠로 채울 것을 강제로 규정하는 등 콘텐츠 문화 산업 보호에 사활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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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당장 공정거래위원회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산업의 경쟁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이 넷플릭스와 공정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 등을 살피는 것이다. 국회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자칫 우리나라의 콘텐츠 제작 생태계가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하청기지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면서 "우리나라 콘텐츠를 일정 비율 서비스하는 콘텐츠 쿼터제 도입을 비롯해 다양한 대책을 모색해나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최진응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해외의 경우 넷플릭스에 대응해 방송사간 연합플랫폼 구축, 콘텐츠 공동제작, 인수합병 등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면서 "국내도 이같은 공동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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