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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0조 예산 중 장애인예산은 6.6조원…"갈길 먼 장애인 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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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관련 산재와 보훈에 편중
최근 장애인예산 급증했지만
OECD 장애인 예산의 절반 수준에 그쳐
장애인 관련 예산 그동안 별도 집계되지 않아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정부 전체 예산에서 장애인 관련 예산 규모가 처음으로 집계됐다. 보건복지부 예산 이외에 전체 국가 예산 가운데 복지 관련 예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처음으로 추계된 것이다. 집계 결과 장애인 관련 예산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선진국과는 여전히 간극이 컸다. 보편적 장애인 복지보다는 산업재해나 보훈 차원 예산 규모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20일 나라살림연구소가 장애인의 날에 맞춰 공개한 중앙정부 전체 부처의 장애인 지출 현황을 분석에 따르면 올해 장애인 관련 예산은 6조6000억원으로 분석됐다. 최근 5년 사이에 장애인 예산이 4조4000억원에서 50% 늘어났지만 장애인 관련 예산은 보편적 권리로서 집행됐다기보다는 노동시장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나 군 복무 등 공무상 발생한 피해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집행된 예산이 집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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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분석이 눈길을 끄는 것은 장애인 관련 예산이 중앙부처 차원에서 집계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집행된 예산은 복지부 소관 장애인 관련 예산 정도만 공개됐다. 이 때문에 고용노동부, 교육부 등의 장애인 관련 예산은 함께 분석되지 않았다. 그동안 장애인 관련 예산은 2조원 규모로 알려졌지만 복지부 이외 부서의 장애인 예산을 고려했을 때 실제 예산은 3배 정도다.


정부 예산 증가 속도보다 장애인 관련 예산은 빠르게 늘었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보다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더욱이 구체적 사업 예산을 살펴보면 국내 장애인 관련 예산이 일부 부분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산재와 보훈 관련 장애인 예산이 각각 2조3000억원과 1조원이다. 산업재해보험기금이라는 한정된 사회보험 가입자와 고엽제 수당 등 특수목적 수당을 받는 장애인을 위한 지출이 보편적 목적 지출보다 더 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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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장애인 관련 지출이 장애인들이 보편적으로 누려야 할 기초적인 생활을 보장해주기 위한 권리로 인식되기보다는 산업 및 공무상 현장에서 발생한 장애를 보상해 주는 차원으로 이해되고 집행되고 있음을 뜻하기도 한다.


물론 보편적인 장애인을 위한 예산도 있다. 가령 복지부 예산 가운데는 장애인활동지원과 같은 예산이 있다. 이 예산은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이 어려운 장애인에게 활동지원급여를 제공하여 가족의 돌봄 부담을 낮추고 자립생활을 지원하는 예산사업이다. 이 사업은 올해 1조원 가량의 예산이 편성됐다. 중증장애인의 경제적 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장애인 연금도 9000억원 편성됐다. 최근에는 ‘독거노인 중증장애인 응급안전알림서비스’ 예산사업과 ’장애인구강진료센터‘ 등의 경우 예산이 크게 늘었다.


나라살림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정부에 따라 장애인 관련 예산 증가 폭에 차이가 있다. 예산 추이를 살펴봤을 때 박근혜정부 시절이었단 2014년부터 2017년 사이에는 장애인 관련 예산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증가 추이를 보였던 분야는 국방 분야 전력 유지 부분이었다. 반면 문재인정부의 경우에는 고용부문에서 지출이 증가 폭이 컸다.


나라살림연구소는 국가의 장애인 관련 지출은 산업이나 공무상의 장해를 보상하거나 배상하는 차원으로 접근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산이 보다 보편적인 복지 차원에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장애인활동사업 예산이 늘어난 것 등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며, 관련 예산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아울러 시설 중심에서 재가 장애인 중심으로 사업 예산 구조가 바뀐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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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장애인 관련 예산 항목을 집계하는 것이 장애인 정책의 출발점"이라며 "종전과 같이 중앙정부 전 부처에 산재되어 있는 장애인 관련 지출의 현황이 제대로 집계되지 못한 채로 장애인 정책을 논의한다면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 부처의 장애인 관련 지출을 통합적으로 파악하고 분석하는 노력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 "추후 지방정부 장애인 지출 현황도 분석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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