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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고발의 세계]탄핵부터 의료과실까지 세상 바꾼 '용감한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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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직의 청정기 내부고발자

신생아 사망사고 은폐 사건
익명 고발로 경찰 내사 착수

탄핵 끌어낸 최순실 게이트
적십자 감염혈액 유통 사건
군납비리 폭로도 내부고발

건강한 사회로 가는 발걸음
작년 공익신고 56% 늘어

[내부고발의 세계]탄핵부터 의료과실까지 세상 바꾼 '용감한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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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유병돈 기자] 3년 만에 전모가 드러난 분당차병원의 '신생아 사망사고 은폐 사건'은 익명의 내부고발이 시작이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해 병원 내부로부터 고발을 접수하고, 의료과실을 숨기기 위해 병원 측이 사망진단서를 조작한 것으로 보고 내사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병원이 수술 중 아이를 떨어뜨린 사실을 부모에게 숨긴 채 사망진단서에 '병사'로 기재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증거인멸 의혹을 받는 의사 2명에 대해선 17일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병원 측은 상황을 인지하고도 보고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부원장을 직위해제했다. "부모에게 사고를 알리지 않은 것은 분명히 잘못된 판단"이라는 공식 입장도 내놨다. 부모조차 그 이유를 모른 채 묻힐 뻔한 한 아이의 억울한 죽음이 내부고발로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이다.


내부고발자는 세상을 바꾼다. 그들의 용기와 어렵게 내뱉은 한 마디는 때론 만 명의 외침보다 강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끌어낸 '최순실 게이트' 조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비단 정치권뿐 아니라 공공기관ㆍ기업ㆍ의료ㆍ군 등 폐쇄성과 보안을 중시하는 곳은 일반인이나 수사기관이 쉽게 접근하기 힘든 특징이 있다.


2003년 한국적십자사(한적)의 감염 혈액 유통 사건이 대표적이다. 에이즈ㆍ간염ㆍ말라리아 등의 원인 바이러스ㆍ균에 감염된 혈액이 유통되고 있는 것을 직원 4명이 세상에 알렸다. 이들은 내부 전산관리시스템으로 이 사실을 알게 된 후 양심의 가책을 느낀 끝에 고발을 결심했다. 한적은 감사를 진행해 책임자 10여명을 중징계하고, 혈액 관리시스템을 개선해 재발방지에 나섰다. 당시 한적은 신원이 확인된 내부고발자들에게 징계를 내렸으나 시민사회 반발에 이를 곧 철회했다. 자신의 직을 걸고 양심의 명령에 따른 내부고발자 덕에 우리는 지금 신뢰할 수 있는 혈액 유통 구조망을 보유하게 됐다.


[내부고발의 세계]탄핵부터 의료과실까지 세상 바꾼 '용감한 고발' '최순실 게이트'를 폭로한 내부고발자 중 한 명인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 박 전 과장은 현재 내부고발자들을 지원하는 시민단체 '내부제보실천운동'에서 활동 중이다./사진=아시아경제DB


2009년 김영수 전 해군 소령의 군납 비리 폭로도 빠질 수 없는 주요 내부고발 사건이다. 계룡대 근무지원단에서 납품비리가 일어나고 있음을 알아차린 김 전 소령은 내부절차에 따라 여섯 차례에 걸쳐 이 사실을 고발했다. 근무지원단 관계자들이 금품을 받고 고가의 물품을 수의계약이 가능한 소액으로 분할해 특정 업체와 계약을 맺었고, 대금 일부를 현금과 상품권으로 돌려받는 식으로 9억원을 빼돌렸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군당국의 수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 사실이 외부로 공개된 후에야 국방부가 재수사에 나서 31명이 저지른 비위행위를 적발했다. 이후 국방부는 재발방지를 위해 재산등록 대상자를 확대하는 등 규정을 강화했다. 김 전 소령의 폭로가 없었다면 폐쇄적인 군대 내 비리는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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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고발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바뀌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공익신고 건수는 3923건으로 전년(2521건)보다 55.6% 늘었다. 비상식의 상식화를 바라는 내부고발자들이 많아질수록 기관ㆍ기업, 더 나아가 사회 전체가 건강해질 수 있다. 박헌영 내부제보실천운동 상임대표는 "내부고발의 동기가 '영웅이 되기 위해서'인 경우는 하나도 없다"며 "고발자들은 '상식'에 반하는 일을 목격한 뒤 '이야기하면 고쳐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고발에 나서는 것"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이어 "누구든 공익제보를 할 수 있고, 제보를 하면 더 나은 사회가 되고, 제보자는 그에 응당한 포상과 대우를 받는 게 옳은 사회"라고 강조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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