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도·평해도 간척, 올해 50㎢ 면적 확보
"사나운 바다와 싸우며 조국 넓혀나가자"
文대통령 '한반도 신경제지도' 연계 주목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북한이 서해안 간척사업으로 약 5000정보(약 50㎢)의 땅을 새로 얻었다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이는 여의도(2.9㎢)의 약 17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신문은 이날 '바다를 막아 조국의 대지를 넓혀나간다'는 기사에서 "각지 간석지 건설자들이 굴함없는 공격정신으로 사나운 날바다와 싸우며 조국의 대지를 넓혀나가고 있다"면서 이 같이 전했다.
신문은 "황해남도 간석지 건설종합기업소의 일꾼들과 건설자들은 지난 3월 170여만㎥의 방대한 토량을 처리하고 수만㎡의 장석공사를 진행하여 룡매도간석지 4구역과 3구역 1차 물막이공사를 결속하였다"면서 "짧은 기간에 3600여정보의 새 땅을 얻어낼 수 있었다"고 했다. 3600정보는 약 36㎢로 여의도의 12배 정도 수준이다.
평안남도에서도 약 1400정보의 땅을 새로 얻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평안남도 간석지건설종합기업소 일꾼들과 건설자들도 안석 간석지건설에서 애국적 헌신성을 남김없이 발휘하고 있다"면서 "지난 1차 물막이 공사를 결속하고 1400여정보(약 13.9㎢)의 새 땅을 얻게 되였다"고 했다.
신문은 "올해에만도 수천정보의 새땅을 얻어내여 조국의 지도가 달라졌다"며 "이 성과는 우리 당의 웅대한 대자연개조구상을 실천으로 받들어나가는 간석지건설자들의 불굴의 정신력이 안아온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은 1981년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6기 제4차 전원회의를 통해 30만 정보 간석지 개간을 포함한 4대 자연개조사업을 결의한 바 있다. 주요 목적은 농지확보다.
북한은 1988년 발간된 '조선지리전서'에서 서해안 간석지 개간을 통해 약 30만~50만 정보(약 2975.2~4958.6㎢) 규모의 농경지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1985년 북한의 경지면적(214만ha, 통계청 기준)의 14~23%에 해당하는 규모이며, 새만금 간척사업의 약 7~12배에 이른다.
그러나 농지확보를 위한 북한의 간석지 개간사업은 실제로 큰 효용을 거두기 어렵다는 평가다.
한국교통연구원 동북아북한연구센터는 2017년 발간한 '북한 간석지 개간사업의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농업부문에서의 개혁과 현대화가 더딘 북한 농업의 현실을 감안할 때, 많은 인력과 자금이 소요되는 간석지 개간보다는 농업정책의 대대적인 전환을 통한 농업생산량 증대가 더욱 시급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북한의 간석지 개간사업은 서해안에 집중돼 있고,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의 서해안축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최성원 연구원은 "현재 북한에서 건설을 진행 중인 주요 간석지 개간사업 대상은 북한이 설치한 신의주국제경제지대(대계도 간석지),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서해평화협력지대(룡매도 간석지) 등 주요 구역에 포함되어 있다"면서 "북한은 급격한 체제변화를 경계하면서도 외부 자본의 유입을 통한 경제성장을 끊임없이 도모하고 있는 바, 기존 거주민이 전무하며 바다와 접하고 있는 간석지는 좋은 경제협력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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