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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정만기 "환경·안전 규제 지나치게 많아, 전면 재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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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도직입-아시아초대석]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출신 정책통
국내 車산업 생산 경쟁력 7위까지 추락…4차 산업혁명 시대 정책도 변해야
평균임금 9072만원, 日보다 높아…고임금 저생산성 고착화
환경 및 안전 규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아…"일시적 해결책 기업엔 비용 부담, 세계 표준 맞춰 전수 조사 시정해야"
미래 모빌리티 결국 R&D 싸움…"대기업 세액공제율 너무 낮다"

[아시아초대석]정만기 "환경·안전 규제 지나치게 많아, 전면 재검토해야"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 /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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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조영신 아시아경제 산업부장, 정리=김혜원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자동차 회사도 자동차 정책도 변해야 합니다. 우선 1대 1 맞춤형 생산 대응이 가능하도록 노동 유연성을 반드시 제고해야 합니다. 또 산업 경쟁력과 글로벌 공정 경쟁을 고려한 환경 규제,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안전과 소비자 보호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정책이 시급합니다."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 집무실에서 만난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는 작금의 현실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을 역임한 정 회장은 오랜 관료 생활을 하며 자동차뿐 아니라 국내 산업 전반에 걸쳐 이해의 폭이 넓은 정책통(通)이다.


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팰리세이드 사례처럼 신차를 개발하고 생산할 때 노조 동의를 구하고 파업 시 대체근로도 허용하지 않는 나라는 극히 드물다"면서 "노동 유연성을 높여 맞춤형 생산 체계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지 않으면 경쟁력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회장은 자동차 산업의 위기를 초래한 원인으로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고비용 저생산 구조 외에도 환경 및 안전 규준을 글로벌 스탠더드 관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데 인터뷰의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주요국에서 환경 및 안전 규제를 일관성 없이 선별적으로 도입하다 보니 세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어 경쟁사 대비 추가 부담이 불가피하다"면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취임하자마자 '2019 서울모터쇼'를 성공리에 마쳤다. 신기술·신제품 공개의 장으로 바꾼 시도가 신선했다. 미진한 점도 엿보였는데.

▲몇 가지 가능성을 확인했다. CES나 MWC에 버금가는 아시아 대표 모빌리티 전시회로 육성해야 한다. 완성차 비중이 크지만 부품사나 소프트웨어, 전장, 에너지 등 유관 분야의 강소기업도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모터쇼 기간 매일 오전 11시 이들의 신기술 발표회가 가장 좋았다는 평이 많았다. 현재는 B2C(기업·소비자 거래) 성격이 강하지만 B2B(기업간 거래)를 아우르는 전시회로 끌고 갈 생각이다. 이번에 역대 최다인 227개사가 참여했는데 여전히 부족하다. 삼성전자와 SKT, KT, 한국전력공사 등을 직접 다니면서 섭외도 했다. 2년 뒤 서울모터쇼에는 500개사 이상 유치할 계획이다. 그 전에 내년에는 '수소'를 매개로 한 모빌리티쇼를 기획하고 있다. 수소 산업과 이동수단을 총망라한 전시회로 생산, 이동, 저장은 물론 자동차, 충전소, 선박, 항공기, 기차, 드론 등을 포괄할 예정이다. 수소 모빌리티쇼가 국내외 기업의 신기술과 신제품을 최초로 공표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


-국내 자동차 산업이 안팎으로 위기다. 한때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이었는데.

▲2000년 5위 생산국에서 지난해 7위까지 떨어졌다. 중국에 이어 인도, 멕시코 등 신흥국이 우리를 제치는 상황이다. 1차 부품 협력사의 수도 확 줄고 매출액과 수출액은 급감 추세다. 완성차와 부품사 고용은 1년 만에 1만명 줄었다. 올해 1분기 국내 완성차의 총생산량은 95만5000대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도 적었다. 현대차는 44년 만에 처음으로 국내 실적이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 직접 고용 39만명, 직간접 고용 170만명의 일자리가 흔들리고 있다.


-귀에 인이 박힌 고비용 저생산성이 또 원인인가. 더욱 자세히 분석해보자.

▲단기적으로 보면 생산 코스트(비용)가 진짜 높다. 국내 완성차 5개사 1인당 평균 임금은 9072만원으로 일본 도요타(8390만원), 독일 폭스바겐(8303만원) 대비 많다. 매출액 대비 임금 비중도 12.3%로, 도요타(5.9%), 폭스바겐(10%) 대비 높은 수준이다. 인건비뿐 아니라 경쟁사보다 생산성도 떨어진다. 자동차 1대를 생산할 때 투입해야 하는 시간이 도요타나 포드보다 10~20% 더 많이 필요하다. 고부가가치 차량은 가격 경쟁력이 뒤처지고 중소형차시장에서는 생산 비용이 오르니 표면상 산업의 위축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노동 경직성을 빼놓고 얘기할 수는 없는데.

▲만성화돼 피부로 와 닿지 않는 것 같은데 조항 하나하나 따지면 문제가 심각하다. 임금 구조 자체가 생산성을 지향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연봉제와 성과급제를 채택하고 있으나 다른 모든 나라는 직무급제와 성과급제다. 노동 분야로 들어가면 주당 근로 52시간 내 탄력근로가 어렵고 임금 교섭 주기(1년)가 일부 외국 3~4년에 비해 짧아 매년 노조 리스크가 불거지는 점, 신차 투입이나 공장 라인 조정에 노조 동의가 필요한 점 등은 유연 생산 관점에서 매우 문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1대 1 맞춤형 생산도 하나의 경쟁력인데 노조나 제도적 불합리성이 저해해서는 모두가 어려워진다.

[아시아초대석]정만기 "환경·안전 규제 지나치게 많아, 전면 재검토해야" "2년에 한 번 열리는 서울모터쇼는 '한국판 CES'로 키우고 내년에는 수소를 매개로 한 새로운 모빌리티쇼를 추진하겠다." 취임 넉 달째인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이 그린 밑그림. '수소 전도사' 정 회장 바람대로 가장 가볍고 풍부한 원소 'H'는 이전에 없던 신(新)생태계와 경제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까.


-우리가 놓치고 있는 또 다른 문제는 없나.

▲색다른 이야기인데 환경이나 안전 규제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 유일하게 1개 주에서 실시하는 규제를 찾아 우리나라에 적용한다거나 사회주의 국가에서나 가능한 판매 의무제 같은 규제를 도입하려고 하는 등 지나친 부분이 있다. 안전 규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숫자가 많은데 들여다 보면 우리의 것이 아닌 미국이나 일본 등 국제 기준의 일부를 합쳐 놓은 것이다. 기존 규제는 그대로 둔 채 사건 발생 후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경향이 많다. 일시적으로는 해결책을 제시한 것처럼 보이지만 부담이 가중되는 측면이 있다. 규제 관련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 협회 차원에서는 규제의 글로벌 스탠드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전기차나 수소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의 중장기적 관점에서 본다면.

▲결국 연구개발(R&D) 싸움이다. 전 세계적으로 1억대 자동차시장을 놓고 15개 업체가 경쟁하고 있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대비는 R&D가 관건인데 우리는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2017년 통계로 현대기아차의 R&D 투자액은 4조1000억원으로 폭스바겐의 4분의 1, 도요타의 5분의 2 수준으로 규모가 미미하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도 현대기아차는 2.8%에 불과해 도요타(3.6%), 폭스바겐(5.7%), 제너럴모터스(5%)보다 크게 낮다. 우리나라 R&D 정책은 대기업 세제 지원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고 자동차 분야 R&D 예산도 턱없이 부족하다. 대기업 특혜 논란으로 세액공제율은 0~2%에 불과하다. 프랑스는 30%, 스페인은 25~42%에 달하며 일본조차도 6~14% 수준인데 우리나라는 너무 낮다. 이래서 미래차 대비가 가능할까 싶다.


-수소경제가 화두다. 문재인 정부가 수소 프레임에 갇히는 것 아닌가 지적도 있는데.

▲친환경차의 경우 전기차는 세계와 동등하게, 수소전기차는 세계를 우위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세계자동차산업연합회(OICA)는 친환경차 기술별 시장 전망이 불투명해 모든 기술에 대해 개방성과 중립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 정부도 지금처럼 전기차와 수소전기차에 대한 동등한 지원 정책을 이어가야 한다. 다만 수소전기차 생산 기술에 그치지 않고 저장, 이동, 충전 등 생태계 조정 경쟁력 싸움은 전 세계가 이제 출발선에 섰다.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수소경제 로드맵을 계획대로만 이행한다면 수소전기차 시대를 여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나 각종 규제 등에 막혀 늦어지면 얘기는 달라진다.


-'광주형 일자리'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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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형 일자리든 군산형 일자리든 부정적 시각이 상존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 광주형 일자리는 경차라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여지가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대당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어 경차를 만들지 않는데 광주형 일자리 모델이라면 가능하다. 경차도 경쟁력이 생기는 셈이다. 개방성이 있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본다. 군산형 일자리도 광주형과 비슷한 수준의 임금 체계라면 초소형 전기차 생산에 적합할 수 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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