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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counter] 바른 품성 내세운 고등학교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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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식·임호순의 '미래를 여는 교육'…충남삼성高, 입시위주 아닌데 서울대도 많이 가

[Encounter] 바른 품성 내세운 고등학교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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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고등학교 3년은 인생의 다음 시기를 위해서 하고 싶은 많은 것들을 꾹꾹 참아가며 견뎌내야 하는 시기가 아니다. 그 시간 자체가 의미 있고 보람 있고 아름다워야 한다."


JTBC 드라마 'SKY 캐슬'의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김서형 분)이 이 말을 들었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무슨 말도 안 되는 헛소리냐"고 하지 않았을까.


새 책 '미래를 여는 교육'은 김주영과 반대되는 교육 철학을 말한다. 박하식 충남삼성고등학교 교장과 임호순 충남삼성학원 상임이사가 2014년 개교한 충남삼성고등학교(충남삼성고)에 대해 함께 썼다. 저자들은 품성을 기르는 일이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충남삼성고의 첫 번째 건학이념이 '바른 품성'이다.


책의 부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 만들기'. 품성은 첨단 기술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어떤 가치가 있을까. 저자들은 인공지능시대, 사회가 고도화되면 될수록 품성이 더욱 중요하게 부각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품성으로 통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미래의 인류가 인공지능을 지배할 것이냐, 아니면 인공지능의 지배를 받을 것이냐가 인간의 품성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충남삼성고는 특별하다. 슬로건은 '대학을 넘어서'다. 눈앞의 입시가 아니라 인생을 준비하는 교육에 초점을 맞춘다. 학교가 있는 아산시 탕정면은 원래 포도 생산지로 유명한 농촌이었다. 삼성은 2003년부터 30조 원을 들여 디스플레이 산업단지를 조성한 다음 직원 자녀의 교육을 위해 1000억 원을 투자해 학교를 세웠다. 학교 문을 열기 전에 1박2일 합숙 심층 면접을 포함한 아홉 단계에 걸친 심사를 거쳐 학력이나 능력보다 열성이 강한 교사들을 선발했다. SKY 캐슬의 김주영은 선생님을 성적 트레이너로 보지만 충남삼성고는 진짜 선생님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충남삼성고교에는 '66일 기적의 용광로(MSMP)'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MSMP는 2월 마지막 주부터 5월 첫 주까지 66일간 진행되는데 이 기간 동안 기적의 용광로를 만든다는 뜻을 담았다. 학생들은 이 기간 동안 기숙사에서 합숙 생활을 하며 아홉 가지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시간 준수, 올바른 식사 예절, 규칙적인 운동 습관, 인사 잘하기, 바른말 쓰기, 규칙 지키기, 바른 수업 태도, 학습 계획 수립, 자기주도 학습이다. 아홉 가지 습관이 형성되지 않으면 학교 교육과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합숙 기간에는 핸드폰 사용, 외출이 금지된다. 학업 외의 시간에는 인터넷 사용도 금지된다. MSMP는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발을 씻겨주는 세족식으로 마무리된다.


교육과정은 무학년 무계열 선택형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한다. 국제인문, 사회과학, 경영경제, 예술, 자연과학, 공학, 정보기술(IT), 생명과학까지 여덟 개 과정이다. 학생은 원하는 진로에 맞는 과목을 선택해 공부할 수 있다. 음악은 전교생이 필수적으로 배워야 한다. 최소한 악보를 보고 피아노를 연주하고 코드를 화음으로 칠 수 있는 수준, 악보를 보고 함께 합창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배운다.


임호순 상임이사(56)는 1988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30년 넘는 세월 동안 인사 업무를 주로 맡았다. 그는 '스펙'이 좋은 사람, 능력이 탁월한 사람을 선택해 뽑았지만 바른 품성을 갖춘 사람이 조직에서 가장 시너지를 내고 리더십이 훌륭했으며 창의성을 발휘했다고 고백한다.


책에는 아이들을 가르칠 때 어른들이 어떤 철학을 지녀야 하는지 조언이 가득하다. '학생은 가르침의 대상이 아닌 배움의 주체이다', '고등학생은 덩치 큰 아동이 아니라 예비 성인이다. 어른 대접을 해야 어른이 된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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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삼성고는 매년 신입생 350명을 뽑는데, 입시를 위한 교육을 하지 않지만 진학 성과도 나쁘지 않았다. 2017년 1회 졸업생 중 아홉 명이 서울대에 입학했다. 2회 졸업생 중에는 열두 명, 3회 졸업생 중에는 아홉 명이 서울대에 갔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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