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운봉산 화재, 소방 밤샘 진화작업…'방어선 구축 사력'

날 밝는 대로 헬기 투입해 집중진화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2일 부산 해운대구 운봉산에서 발생한 화재가 건조한 날씨 속 잦아들지 않고 있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소방당국도 진화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이날 오후 3시18분께 발생한 불은 운봉산 일대 5ha(소방 추산 1만5000여평)을 태운 뒤 바람을 타고 확산 중이다. 소방은 헬기 16대와 소방대원 200여명을 비롯해 공무원 등 1200여명을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였으나 건조주의보 속 강풍까지 불며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오후 6시50분께 해가 지면서 헬기를 동원한 진화작업은 중단됐다.

산불 피해는 밤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방당국은 밤샘 진화작업을 벌이고 불길이 추가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데 사력을 다할 방침이다. 헬기를 사용할 수 없는 만큼 가용할 수 인력을 모두 동원해 직접 물을 지고 불을 끄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우선 소방은 민가로 번지지 않도록 방어선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건조한 날씨에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강한 바람이 불어 많은 연기가 나고 있고 불이 빠르게 확산했다”며 “이로 인해 진화작업에 애를 먹었다”고 밝혔다. 소방은 대형 피해가 우려될 때 발동하는 대응 2단계를 내렸다.

이 화재로 인해 현장 인근 동부산대학교는 즉각 수업을 중단하고 학생들을 대피하도록 했다. 야간수업도 하지 않기로 했다. 근처 아파트 주민들도 소방의 안내에 따라 대피하는 한편, 산책로 출입구와 주변은 모두 통행이 통제됐다. 특히 화재현장 인근 요양원 환자 48명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날이 밝는 대로 헬기를 재차 투입해 집중진화에 나서 오전 중에는 불길을 잡는다는 계획이다. 현재로서 화재 원인은 담뱃불에 의한 실화 또는 방화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은 진화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목격자 조사와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화재 원인을 밝힐 방침이다.

한편 부산에는 1일 오전부터 이틀째 건조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