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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야동문화와 국가의 속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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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야동문화와 국가의 속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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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버닝썬 승리게이트가 일파만파다. 불법 성 관계 영상물 촬영과 배포, 퍼 나르기, 공유에 이르러서는 주범, 종범, 단순가담자 가르기가 한창 불을 뿜고 있다. 흠씬 두들겨 패주기도 시작했는데 그 화풀이 표적은 연예인 집단에 그치질 못하고 이내 한국 남자 전체로 옮아가고 있다. 한 대요 두 대요 곤장 맞는 가장 큰 죄목은 다름아닌 야동문화.


한때 드라마 야동 순재로도 정평이 난 한국의 야동문화가 빅 이슈가 돼버렸다. 물론 많은 여성분들, 학자들이 지목한 대로 한국 남성의 비뚤어진 성 관념이 통제 불능에 이르게 한 이유가 야동문화라는 데 수긍이 간다. 남자 연예인들이 TV에 나와 야동 경험을 떠벌이고 이를 방영하고 시청하는 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게 됐다. 급기야 이번 정준영 황금폰처럼 1인 크리에이터로 변신해 야동 무단 촬영, 제작, 큐레이터, 사설 유통까지 횡행하게 됐다.


맞는 말이다. 야동문화가 본질이자 주범이고 숙주로서 지목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그 본질의 본질. 야동문화 그 안에 짙게 깔린 진짜 본질은 외면할 순 없다. 불편한 진실일지라도 이번 기회에 우리 사회 성의식, 성문화 병증을 한 번 꺼내보자.


한국 남자를 기준으로 치면 야동문화의 근본 원인은 압박, 핍박, 겁박을 통칭하는 속박에 있어 보인다. 그중에서도 국가의 속박 또는 시대와 체제의 속박이 가장 큰 요인이다. 생애주기로 봐서 제1속박은 병든 교육이다. 남자라면 12세에 성 의식이 생기고 이팔청춘 16세에 성 기능이 작동하는데 우리 공교육은 모든 걸 억누르고 초무한 출혈 경쟁 사교육은 아이들을 쥐 잡고 있다. 스카이 캐슬 피라미드가 버젓이 통용되는 사회에서 성춘향ㆍ이몽룡 같은 에너지 발산과 러브 라인은 소설일 뿐이다. 있어도 이성교제는 음지로, 학원은 양지로 나뉘고 만다.


피해갈 수 없는 제2속박은 군대 또는 군대 문화다. 병역의 의무를 진다는 것은 곧 외부 조직 억압과 내면 심리 억압을 함께 겪는 쌍 속박이다. 건강한 수컷을 죽이고 상명하복에 순치된 중성화된 밀리터리 캐릭터가 끼친 영향은 실로 막대하다. 평생을 따라다니며 자신과 주변을 왜곡시키곤 한다. 직장 위계질서, 가족 가치, 공동체 곳곳에서 남성성을 유린했던 그 군사문화가 한국인의 굴레로 들어서 버렸다.


제3속박은 더티 미디어다. 여성보다 훨씬 더 시각 효과에 민감한 남자가 한국과 같이 인터넷, 모바일이 매일 난장 카니발인 세상에 사는 것 자체가 엄청난 사건이다. 게다가 컴퓨팅 기계를 어릴 때부터 장난감 이상으로 끼고 살아온 삼성과 LG의 나라 한국의 남자들은 모두가 미디어 주역, 주류들이다. 인터넷 게임 종주국 한국이 선도한 PC방 문화는 말할 것도 없다. 미디어에 관한 한 누구나 요즘 유행어로 핵인싸(그 안에서 제일 잘 어울리고 적극적으로 분위기를 유도하는 사람)이다 보니 너무나 능수능란해졌다는 분석이다.


2가지 간판 소비 코드가 배틀과 섹스인데 핵인싸 한국 남자들은 그야말로 배틀을 섹스처럼 섹스를 배틀처럼 행하는 데 지구상에서 가장 익숙한 무리가 돼버렸다. 손흥민 축구며, 류현진 야구며, 온갖 게임을 흡사 섹스하듯 탐닉하는 경지에 오른 이가 한국 남자들이다. 야동과 같은 성인 정보 콘텐츠를 무슨 탁구, 족구 경기하듯이 패스하고 토스하며 배틀하듯이 임하는 자가 또한 한국 남자들이다.


병든 교육, 군대 문화, 더티 미디어라는 제1, 제2, 제3 속박이 결국 한국 남자들을 야동문화와 같은 하수도 문화로 내몰았다. 하수도 그곳에서는 성접대나 성관계 촬영, 유포가 풍기는 악취라도 정상적인 이성과 후각이 마비된 핵인싸들에게는 아무 느낌이 없었을 터이다.


이런 진단을 한국인에게 고하고 한국 남자들을 위한 변명을 지금 늘어놓기에는 상황이 너무 심각하다. 자칫 피해자 코스프레라며 돌이 날아올지 모른다. 그럼에도 문제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탐사를 포기할 수는 없다. 언론이 지적한 야동문화가 가까운 근인이라면 좀 더 멀고 깊숙한 원인으로서 한국 남자들 영혼을 송두리째 상하게 한 속박들을 꿰뚫어보고자 했다.


속박1 교육과, 속박2 군대문화를 해결하는 데는 10년도 더 모자란다. 그래도 속박3 더티 미디어는 작심만 하면 바로 1년 안에도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방송 대부분을 하수도 연예인 전유물로 전락시킨 데에는 정부 탓이 무척 크다는 것부터 인정해야 한다. KBS라면 고품격 굿 콘텐츠를 선도하고, 다른 공중파도 클린 콘텐츠 필터링하는 미디어 청정기를 돌려야 옳다. 카카오톡 네이버 TV도 그렇고 유튜브에 범람하는 하수도 문화는 기를 쓰고 솎아내야 한다.


이런 과업을 해내지 못하면 국가의 속박은 점입가경으로 극단화되고 한국 남자들은 더더욱 음침한 야동문화로 곤두박질하게 마련이다. 더티 미디어→군대문화→교육 순으로 대처해나가자는 교훈 하나는 건져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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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민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한국문화경제학회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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