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 콘 "美관세효과 없다…백악관은 카오스"

"관세효과 믿는 사람, 전 세계에서 피터 나바로 국장 단 한명"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게리 콘 전 미국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관세는 먹히지 않는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또 재임 시절 함께 일했던 백악관 동료들에 대해 "무역협상을 잘못 이끌고 기강을 어지럽힌다"며 비난했다.

콘 전 위원장은 13일(현지시간) 미국 프릭코노믹스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관세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형적인 미국인 노동자라면 수입과 지출에 한계가 있는 만큼, 관세가 효과를 보더라도 경제는 타격을 입게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세상에서 단 한 사람만 제외하고 모든 경제학자들이 여기에 동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경제방송 CNBC는 그 한 사람이 바로 피터 나바로 미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라고 해석했다.

콘 전 위원장은 골드만삭스 고위임원 출신으로,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가 결국 사퇴했다. 그의 사임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보호주의적 공세를 강화하며 중국, 유럽연합(EU) 등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했다.

그는 이날 "재임 시절 백악관을 떠나게 된 계기도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과 나바로 국장"이라며 "이들이 알루미늄 및 철강 산업의 수뇌부와 비밀리에 만난 자리에서 수입산 철강에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미리 귀띔했다"고 말했다.

또 "백악관 내에서 정상적인 절차나 논의가 무너지면서 혼돈(Chaos)이 발생했고, 나는 그 혼란스러운 조직에 몸담고 싶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콘 전 위원장은 재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정 파기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이 백악관의 실상을 폭로한 책에 따르면 콘 전 위원장은 한·미 FTA 탈퇴 서한을 몰래 빼내 파기했다.

한편 콘 전 위원장은 지난해 미국의 대외 무역적자 지표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패배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미국의 지난해 대중(對中) 무역적자는 전년 대비 11.6% 늘어난 4192억달러를 기록했다. 다른 교역국까지 포함하면 무역적자액은 전년 대비 12.5% 증가한 6210억달러로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