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광화문 천막 다음 주 철거…영구 추모시설 놓고 市-유족 이견(종합)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광화문광장에 들어선 세월호 유가족들의 천막이 이르면 다음 주 철거된다. 지난 2014년 7월 천막이 광장에 처음 들어선 뒤 약 1700일 만이다. 서울시는 이곳에 추모시설인 '기억공간'을 새롭게 조성할 예정이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는 전날 열린 회의에서 세월호 추모공간 설치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시는 조만간 광화문광장을 관할하는 기초 자치단체인 종로구에 가설물 설치 인가를 신청하고, 오는 15일을 전후해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새롭게 들어설 기억공간은 목조건물 형태로 내부에는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전시물들이 놓인다. 서울시는 참사 5주년인 다음 달 16일 이전에 '기억공간'을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 시는 '기억공간'에 세월호 뿐만 아니라 삼풍백화점ㆍ성수대교 붕괴 등 앞선 대형참사를 기억하는 전시물을 추가하기로 하고, 유가족 측과 협의 중이다. '기억공간' 공사를 위해 유가족들은 곧 영정을 옮기는 '이운식'을 열고 직접 천막을 철거하기로 최근 시와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시와 유가족 측은 추모공간의 상설화를 놓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 '기억공간'을 임시 시설로 규정하고 운영 기간을 한정한다는 방침인 반면 유가족 측은 상설 시설로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가 목조건물 형태로 추모공간을 설계한 것도 이 같은 계획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시 관계자는 "다음 주 천막 철거는 확정된 사안"이라면서도 "추모시설을 영구공간으로 만드느냐에 대해선 유가족 측과 좀 더 협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4ㆍ16가족협의회 관계자도 "아직 유가족 측의 공식 입장은 없다"면서 "광장 천막 철거는 재정비(리모델링) 차원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