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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읽다] 잿빛 하늘 공포…심혈관·뇌까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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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질환으로 생기는 뇌졸중

아시아국가 유럽보다 9배 높아

대기오염과 밀접한 연관 확인


알레르기성결막염 환자도 3년새 11% 급증

눈 따가우면 인공눈물 써야

공기청정기 믿고 환기 안하면 안돼

[건강을 읽다] 잿빛 하늘 공포…심혈관·뇌까지 위험하다  닷새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5일 서울 성북구청 인근 도로에 설치된 미세먼지 신호등이 '매우 나쁨'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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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서울에 사는 37세 직장인 차지민씨는 이번 주말 제주도 여행을 위한 비행기표를 끊었다가 취소 여부를 두고 망설이고 있다. 5살 아이가 야외활동을 할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해 제주행을 결정했는데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청정지역 제주까지 강타한 것이다. 전날 제주지역은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 농도 모두 '매우나쁨'을 기록하면서 첫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졌다.


#최근 생일을 맞은 28세 직장인 김진수씨는 친구들로부터 받은 선물을 보며 미세먼지 위력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 공기정화식물, 차량용 공기청정기, 휴대용 텀블러, 캐릭터 분무기까지 모두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물품들이었다. 김씨는 봄을 맞아 간만에 친구들과 계획했던 등산도 미세먼지가 잠잠해질 때까지 무기한 연기했다.


◆미세먼지, 호흡기ㆍ정신질환까지 악영향= 미세먼지가 전국을 뒤덮으면서 '미세먼지 포비아(공포증)'가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총력 대응'을 강조하며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에 나서고 있지만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 만큼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미세먼지는 크기가 작을수록 호흡기를 통해 쉽게 들어가 몸 곳곳으로 빠른 시간 안에 퍼진다. 이는 각종 호흡기 질환, 심혈관 질환, 뇌 질환에 이어 정신 질환까지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방오영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배희준 교수 공동 연구팀에 따르면 2011년 1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뇌졸중으로 전국 12개 의료기관에서 치료받은 환자 1만3535명을 분석한 결과 심장탓 뇌졸중, 즉 심방세동과 같은 심장 질환으로 생긴 혈전이 뇌혈관을 막아 생기는 경우 대기오염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미세먼지의 경우 대기 중에서 10㎍/㎥이 증가할 때마다 5%씩, 이산화황의 농도는 10ppb 상승할 때마다 57%씩 각각 심장탓 뇌졸중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연구에서는 아시아 국가의 뇌졸중 발생 위험이 대기오염이 상대적으로 덜한 유럽이나 북미 국가들에 비해 최대 9배까지 높다고 보고됐다. 방 교수는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 물질은 심박수나 부정맥 등 심혈관계 전반에 걸쳐 유해요소로 작용한다"면서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미세먼지 등 환경적 요인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요즘처럼 황사나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봄철엔 눈 건강에도 유의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알레르기성결막염 환자는 2015년 181만3951명에서 2017년 202만619명으로 3년새 11.4% 급증했다. 최근에는 미세먼지가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면서 안구건조증이나 결막염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부족하거나 구성 성분의 불균형이 원인으로 우리나라 국민 70% 정도가 겪고 있다. 눈에 이물감과 뻑뻑함이 느껴지거나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자주 충혈되는 경우,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는 증상을 보인다. 결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결막염은 원인에 따라 알레르기성ㆍ자극성ㆍ감염성 결막염으로 구분한다. 가렵고 이물감이 심하게 느껴지며 끈끈한 분비물이 나오는 특징을 갖는다. 무엇보다 안구건조증이나 결막염은 노년층 환자들에게 시력저하 같은 심각한 퇴행성 안과질환을 초래할 수 있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김태임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는 "황사나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면 가급적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면서 "만약 바깥나들이를 한 후에 눈이 따갑거나 이물감이 느껴진다면 손으로 비비지 말고 인공눈물을 사용해 눈을 깨끗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강을 읽다] 잿빛 하늘 공포…심혈관·뇌까지 위험하다


◆물 하루에 2L 마시고 새벽 환기 피해야=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호흡기나 심혈관 질환자, 아이와 노인, 임산부는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흡입되는 미세먼지는 활동의 강도와 기간에 비례하기 때문에 건강한 성인은 과격한 실외 활동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실외 활동이 불가피할 때는 황사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 후에는 코와 손을 잘 씻는 것이 중요하다.


창문을 열어 두면 외부에서 유입된 미세먼지로 실내의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창문을 닫아야 한다. 에어필터나 공기청정기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집안 또한 미세먼지 발생원이 많은 장소이기 때문에 집안의 상태가 외부보다 더 나빠진 상황이라면 주의보나 경보라도 환기를 하는 것이 좋다. 청소를 할 때도 미세먼지 수치가 증가하므로 환기는 필수다. 실내에서 흡연을 하거나 촛불을 켜는 것은 미세먼지 농도를 높이므로 피해야 한다.


임영욱 연세대 의대 환경공해연구소 부소장은 "간혹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면 환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공기청정기는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어도 이산화탄소나 포름알데히드, 휘발성 유기 화합물질을 줄이는 효과는 거의 없다"면서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더라도 환기를 병행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환기 시기도 중요하다. 일반적으로는 낮 시간대가 가장 외부 공기 상태가 좋고 일출 전 새벽 시간대가 가장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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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조리를 할 때 집안의 미세먼지 환경이 급격히 나빠지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굽기, 튀기기 등 기름을 사용해 높은 열로 조리할 때 미세먼지가 크게 늘어난다. 인덕션을 사용해도 마찬가지다. 임 교수는 "평소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은 미세먼지에 따른 피해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물은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고 나쁜 물질이 정체하지 않고 순환ㆍ배설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 보통 하루에 2L 가량 마시는 것이 좋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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