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고달픈 황혼③]황혼이혼에 쪼개진 자산…쪼그라드는 노후생활

시계아이콘01분 24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여성 재산분할 비율 늘어
미래에 받을 연금도 분할
"남은 삶 자유롭고 싶어"
30년차 부부 이혼 10년전보다 90%↑

[고달픈 황혼③]황혼이혼에 쪼개진 자산…쪼그라드는 노후생활
AD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환갑을 훌쩍 넘긴 A씨(65)는 지난해 10월 남편 B(68)씨에 이혼을 요구했다. 중견기업 임원을 지낸 남편과 나란히 유명 사립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해 결혼까지 한 아들ㆍ딸을 둔 A씨. 주변엔 번듯한 남편, 속 안썩인 자녀를 둔 '부러운 황혼'이지만 A씨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까탈스러웠던 시댁 생활과 둔한 남편 탓에 40여년간의 결혼생활이 녹록치 않았다"고 말했다. 맏며느리로서 각종 제사와 명절 음식 준비를 도맡아 했고 시어머니와 손아래 시누이의 등쌀에 눈치를 봐야했다. 남편에게 여러 차례 어려움을 토로했지만 남편은 애써 무시하거나 인내만 강요했다. A씨는 아흔을 바라보는 시부모를 모시며 여생을 보내고 싶진 않았다. 그는 "결혼 생활 동안 단 한 번도 내 의지대로 살아본 적이 없다"며 "남은 삶만큼은 자유롭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각종 모임과 여행, 등산 등을 즐기고 싶다고 했다.


황혼의 부부들이 갈라서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가 가속화되고 고령화 시대에 진입하면서 결혼생활 20년 이상, 60대 이상의 '황혼 이혼'이 꾸준히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이혼 건수는 10만6000건으로 전년보다 1.2% 줄었다.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를 보여주는 '조이혼율'은 2.1건으로 1997년 2.0건 이후 가장 낮았지만 황혼이혼은 외려 늘었다. 20년 이상 된 부부의 이혼은 3만3100건으로 2007년(2만5000건)보다 30% 이상 늘었고 30년차 이상 부부의 이혼은 1만1600건으로 10년 전(6100건)보다 90% 증가했다. 다만 황혼이혼이 늘면서 전체 이혼 부부의 평균 혼인 지속기간은 15.0년으로 10년 전보다 2.7년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는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의식이 사회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수명이 늘어나 은퇴 후 삶이 길어지면서 '노후라도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것이 황혼이혼의 이유였다. 베이비붐 세대는 1980~90년대 경제성장기에 20~30대를 보내고 '국제통화기금(IMF) 위기'와 함께 40대를 맞았다. 대부분 자녀들을 대학에 보냈고 '내 집 마련'이 평생 꿈이었다.


자신보단 직장이나 가족이 삶의 중심에 들어와 있던 이들은 은퇴 후 다른 삶을 꿈꾸고 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관계자는 "과거에는 가정불화가 있어도 '참고 살자'는 생각이 강했다면 이제는 자신의 행복을 중시하는 가치관이 퍼져 황혼이 되어서도 이혼을 결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업주부들이 이혼 시 재산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된 것도 황혼 이혼 증가의 원인이다. 1991년 재산분할 청구권이 도입되기 전까지 전업주부들은 이혼할 때 위자료만 받을 수 있었는데, 그 금액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여성에게 인정되는 재산분할 비율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미래에 받을 연금도 분할할 수 있다.


AD

국민연금의 분할연금 수급자도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해 6월 기준 분할연금 수급자는 2만7440명에 달했다. 4632명에 불과했던 2010년과 견줘서 8년 새 6배 가까이 늘었다. 분할 연금은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한 이혼 배우자가 노후소득 보장을 확보할 수 있게 하려는 취지로 1999년 도입된 제도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