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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잡힌 저작권생태계①]일손놓은 음산협, 보상금단체 취소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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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산업協 , 해외 보상금 징수 사실상 없는 수준" 지적
보상금단체 지정취소 앞두고 부랴부랴 나선 회장 당선인
문체부, 수년째 보상금 징수·분배시스템 개선명령해도 모르쇠

"창작자의 의욕을 고취하려면 저작권 이용에 대한 정당하고 합리적인 보상체계를 마련해야 하고, 저작물 이용에 대한 미분배 보상금을 창작자를 지원하기 위해 사용하도록 공적관리를 강화해야 한다."('2017 저작권백서' 가운데 일부)


공정한 저작권 환경이 갖춰진다고 곧바로 문화산업이 활성화되진 않는다. 그러나 창작자의 권리를 존중하지 않거나 저작물 이용이 원활치 못한 환경에 있다면 문화산업 활성화는 이룰 수 없는 신기루에 불과하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핵심저작권산업 가운데 하나인 음악분야의 저작권 신탁관리단체를 둘러싸고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잡음은 우리 문화산업이 한발 더 나아가는 데 발목을 잡는 요소다. 창작자가 믿고 맡긴 권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 다시 불거진 주요 신탁단체의 현안을 짚어봤다.


[발목잡힌 저작권생태계①]일손놓은 음산협, 보상금단체 취소 눈앞 서희덕씨(사진 가운데)가 지난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음반산업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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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K팝을 주도하는 한국음반산업협회(음산협)는 해외에서 많은 저작권을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 기능을 하지 못해 국익상실 위기에 처했다."


지난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희덕씨가 주장한 내용이다. K팝이 인기를 얻는 데 누구 역할이 컸는지는 차치하더라도 음산협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 건 사실이다. 같은 날 음산협이 협회 홈페이지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해외에서 징수한 보상금은 420만원에 불과했다.


음산협은 해외 보상금의 경우 홍콩과 미국ㆍ네덜란드ㆍ영국에 있는 단체와 계약을 맺어 관리한다. 보상금이란 방송사 등이 음악을 쓰고난 후 음반제작자나 실연자(가수ㆍ연주자) 등 저작인접권자에게 지불하는 금액이다. 매번 음악을 쓸 때마다 지불할 수 없어 일정 기간을 정해 음산협이 음악을 쓰는 각 방송사 혹은 해당 기관과 미리 계약한 내용에 따라 징수한 후 다시 각 제작자에게 나눠주는 구조다. 음산협은 저작권법에 따라 정부로부터 보상금 징수ㆍ분배단체로 지정된 단체다.


국내에서 징수하는 보상금은 연간 133억원(2017년 기준) 수준인 반면 해외는 거의 없는 셈이다. 처음 징수에 나섰던 2014년 7980만원을 거둔 후 꾸준히 감소세다. 특히 네덜란드와 영국에 있는 단체와는 3~4년 전 계약을 맺고서도 징수실적이 전혀 없는 것으로 지난해 점검결과 드러났다. 최근 2~3년간 K팝 인기가 치솟으면서 전 세계 각지에서 방송이나 음원사용, 공연횟수가 상당히 늘었을 텐데 그에 따라 보상금을 더 걷기는커녕 되레 못 걷고 있다는 얘기다.


서씨는 앞서 2016년 음산협의 회장으로 당선됐지만 3년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도 '당선인'으로 있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임원취임을 승인해줘야 하는데 반려했기 때문이다. 피선거권이 없는 상태에서 회장선거에 나섰고 음산협을 이끌기 적절치 않은 인물이라는 게 문체부 판단이었다. 문화연대 등 시민단체에 따르면 서씨는 음산협의 전신인 음반제작자협회의 초대ㆍ2대 회장을 지냈는데 재직 당시 공금을 유용해 실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 이후 협회에서 제명됐다 복권되는 등 복잡한 과정을 거치다 결국 자격정지 2년 징계를 받았다.


[발목잡힌 저작권생태계①]일손놓은 음산협, 보상금단체 취소 눈앞


징계를 마친 후 2016년 제6대 회장선거에 나서기 위해 추천 대의원 자격을 가진 한 법인회원의 공동대표로 이름을 올린 후 후보로 등록했다. 서씨는 "문체부가 승인한 정관과 선거관리규정에 따라 선출됐다"고 주장하나 선거 당시에도 서씨가 나서는 것을 두고 적절한지 뒷말이 오갔다. 시민단체는 당시 선거 후 "정관에 따라 회원자격 승계는 상속이나 법인합병으로만 인정하고 있다"면서 서씨와 같이 '우회등록'하는 게 정관과 상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씨가 피선거권을 얻은 것을 두고 "허술한 정관을 우회한 편법적 행위"라며 문체부가 승인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선거 후 3년가량 지나 아직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서씨가 갑작스레 기자회견에 나선 건 음산협이 보상금 단체 지위를 뺏길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지난 연말께 문체부 업무점검 당시 50개 가까운 시정ㆍ권고사항을 받는 등 정상적인 단체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저작권 신탁단체로 창작자의 권리를 위임받아 행사하는 만큼, 공정하고 투명하게 협회를 운영해야 함에도 그렇지 못했다.


15일 열린 보상금 지정취소 청문에서도 협회 측은 이렇다 할 소명을 하지 못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회장 부재 등을 이유로 정상적인 조직운영이 어렵다는 이유 등을 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과거 당선 이후 서씨의 아들 명의로 된 업체를 언론홍보대행업체로 선정하거나 협회 이사진으로 선임하려고 하는 등 서씨나 그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들의 입김이 여전한 만큼, 협회 운영이 정상화되긴 여의치 않은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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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금 관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주수입원으로 하는 만큼 보상금 단체 지정취소는 앞으로 단체의 존폐와 직결된 사안이다. 14일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주장이나 합리적인 근거를 내놓기보다는, 이미 과거에 사실이 아닌 걸로 판명난 일이나 자극적인 표현을 써가며 문체부를 비난하는 데 할애한 것도 그런 절박함에서 비롯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저작권단체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중인 보상금단체 지정취소 절차에 영향을 끼치거나 청와대나 사법기구에 탄원을 넣기 위해 여론전을 펼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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